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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들의 소소한 삶, 얼마나 행복한지” 이재준 연출연장공연 돌입, 연극 ‘유도소년’ 흥행을 묻다

 

연극 ‘유도소년’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작품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최근 2주간의 연장공연을 확정 지었다. 연극 ‘유도소년’의 매력은 무엇일까.

 

연극 ‘유도소년’은 1997년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슬럼프를 겪고 있는 유도소년 ‘경찬’이 고교체전에 나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경찬’ 외에도 복싱선수 ‘민욱’과 배드민턴 선수 ‘화영’ 등 피 끓는 청춘들의 뜨거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스포츠는 무대 위에 올려져 관객에게 생생한 땀의 현장을 선사한다.

 

이재준 연출은 연극 ‘유도소년’으로 6년 만에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에 복귀했다. 그는 뮤지컬 ‘머더발라드’, ‘번지점프를 하다’ 등 전작을 통해 섬세한 연출을 인정받았다. 그에게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연극 ‘유도소년’의 매력을 물었다.

 

 

 

- 연극 ‘유도소년’이 연장공연에 돌입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작품이 연장공연에 돌입해 기분이 좋다. 많은 분이 공연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잘 받아 준 것 같다. 연극 ‘유도소년’이 이렇게까지 잘 되고 사랑받을 줄 몰랐다. 기적 같은 일이다. ‘공연만 올려도 다행이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랑을 받으니 놀랍고 기쁘다.

 

- 작품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

 

연출하면서 크게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다. 연출을 시작할 때부터 어떤 식으로 연출을 할지 이미지가 나와 있었다. 연극 ‘유도소년’을 만들 때 복고·로맨스·학원물로 콘셉트를 단순하게 잡았다.

 

무대에서 배우들이 직접 유도와 복싱 등을 하면 그 에너지가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될 거라 생각했다. 이런 스포츠를 실제로 보는 경우는 드물다. TV가 아닌 눈앞에서 직접 보면 관객에게도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 될 거다. 실제로 경기를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연출을 시작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음악도 ‘복고’라는 콘셉트가 나와 있어 선곡하는 것도 쉬웠다. 연출을 시작하기 전부터 복고 느낌이 나는 곡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연출보다 텍스트 작업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 좋은 텍스트를 만드는 것은 모든 공연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작업이다. 탄탄한 텍스트는 배우들이 연기를 확장 시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텍스트가 부실하면 아무리 배우가 연기를 잘하고 연출이 연출을 잘해도 소용없다.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텍스트에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다. 연극 ‘유도소년’도 텍스트를 퇴고하는 과정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 후반부까지 모든 신경이 탄탄한 텍스트를 만드는 데 쏠렸다.

 

 

- 연극 ‘유도소년’에서 명장면은? 또는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나.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면 마지막 4강전 장면이 제일 멋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만들 때부터 ‘관객들이 이 장면에서 감동 받겠지?’ 기대했다. 커튼콜 장면도 좋다. 공연이 끝나면 모든 배우가 둥글게 모여 서로를 위로한다. 연극 ‘유도소년’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작품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오히려 욕심이 생겨 더 열심히 훈련에 참여했다. 초반에는 배우들이 몸 쓰는 장면이 없다고 투정도 부렸다. 솔직히 말하면 심하게 몸 쓰는 장면도 있었는데 위험해서 뺐다. 힘든 장면을 빼고 모든 장면을 연결해 놓으니 그제야 배우들도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장면이 감동적이지만 힘든 만큼 마지막 커튼콜 장면이 가장 뭉클하다.

 

- UP의 ‘뿌요뿌요’, HOT의 ‘캔디’ 등 공연 중간에 흘러나오는 90년대 가요가 향수를 자극한다.

 

작품은 199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함께 작업한 작가는 당시에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나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그때를 중심으로 작품의 배경을 잡았다. 1997년도 노래를 쓰는 게 복고 콘셉트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가요는 앞 장면과 다음 장면을 이어줄 수 있는 노래로 선곡했다. 의미적으로 앞 장면을 함축할 수 있거나 장면과 맞는 분위기의 노래를 선택했다. 1997년에 발표된 가요를 다 듣고 최종적으로 지금의 곡을 뽑았다.

 

- 이 공연은 이렇게 봐야 ‘제맛이다!’ 하는 관전 포인트가 있나.

 

연극 ‘유도소년’을 볼 때 ‘어떤 장면을 잘 봐라’ 이런 건 없다. 이 공연은 열린 마음으로 편하게 보면 자연스럽게 웃게 되는 공연이다. 바람이 있다면, 작품 속 인물들이 힘든 시간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유심히 지켜봤으면 좋겠다. 이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세상을 버텨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즐거웠던 순간, 함께했던 친구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캐릭터를 만들고 대본을 작성할 때, ‘경찬’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게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본도 ‘경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경찬’이 보여준 모습은 사실 별거 아니어도 우리들의 소소한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한다.

 

 

 

- ‘연일 매진 행렬!’, ‘연장공연 돌입!’ 이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요즘에 많은 분이 연극 ‘유도소년’이 성공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우리도 공연을 준비하면서 작품이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 몰랐다. 첫 공연을 하기 하루 전에도 예상 못 했다. 오히려 공연을 보고 ‘유치하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더 많이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배우들과 함께 열심히 했다. 공연의 흥행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열심히 재미있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 믿고 작업했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니 감사하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연극 ‘유도소년’은 재미있고 즐거운 이야기 안에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작품은 무거울 수 있는 메시지를 위트 있게 풀어내며 공감을 더한다. 요즘 세상이 많이 힘든데 그럴수록 관객에게 뒤를 돌아보라고 말한다. 이 작품은 너무 심각하지도, 유치하지도 않게 그 선을 잘 타면서 관객과 마주한다. 그게 바로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이유라고 믿는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 Stor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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