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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만이 할 수 있는 공연으로 지역민과 소통” 강릉 ‘작은공연장 단’[인터뷰] 공연장 천개 시대, 지역 공연장이 가야할 길을 묻다

 

우리나라 전국 지자체에 등록된 공연장은 700개다. 등록돼 있지 않은 공연장까지 합하면 총 1,000개가 넘는다. 하지만 많은 공연장들이 시설과 예산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는다. 공연장 자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강릉시 ‘작은공연장 단(端)’은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단(端)’은 최초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여느 공연장과 다른 풍경이다. 1950년대 세워진 작은 교회를 리모델링한 건물(150석)에 직원은 두 명이 전부다.

‘작은공연장 단’은 재즈·클래식 등 순수예술 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공연마다 유료 객석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백현태 기획 담당자는 작곡을 전공했다. 지방 소도시에도 순수예술에 대한 수요는 있다는 생각으로 지역민에 맞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백현태 기획 담당자와 공연장 천개 시대를 맞아 지역 공연장의 역할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작은공연장 단’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인가.

‘작은공연장 단’은 음악,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강릉 창조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공연장이 위치한 명주동이라는 곳은 예전 강릉시청 앞이다. 큰 상권이 있었지만 상권이 옮겨가며 쇠퇴했다. 그러나 여전히 역사적으로 중요한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공연장 건물도 1950년대에 지어진 교회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목조 구조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리모델링했다. 공연장 앞 ‘임영관’은 고려에서 조선 시대까지도 지역 관리들이 내려오면 머물던 장소다. 일반 가옥들도 중세 영향을 받아 특이한 양식들이 많다. 곳곳에 문화적 흔적들이 남아있는 의미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다시 지역을 살리고자 명주동에 위치하게 됐다. 강릉 지역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공연장의 목적과 위치가 통한다.

- 기획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이유를 꼽아보자면.

강릉에 필요했던 문화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지방이다 보니 시민들이 공연을 보려면 대관령 넘어서 서울까지 갔고, ‘제대로 된 공연은 여기서 안 하겠지’라는 인식도 있었다. 소극장 문화가 생소한 지역이었다. 극장이 지역 내에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지역민들에게 있던 편견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노력했다.

소극장만이 할 수 있는 공연을 많이 했다. 매 공연마다 좌석이나 무대가 바뀐다. 공연 특색에 맞게 공연장을 재배치하면 관객이 앉는 위치도 바뀐다. 나도 여러 공연장을 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틈틈이 메모 해놓고 실행하고자 했다. 공연이 끝나고 그냥 돌아가는 허무감을 해소하기 위해 연주자 사인회도 개최하고, 공연장 마당을 활용해서 파티도 열었다. 이러한 노력에 시민들이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공연, 전시 기획에 기준이 있는지.

강릉에 맞는 공연인지 중점적으로 본다. 최근 음악에 관심을 가지며 기타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많아졌다. 기타 명인 ‘함춘호’콘서트는 그런 맥락에서 기획했다. 강릉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을 중심으로 지역 밀착형 공연도 선보인다. 강릉 단오와 관련한 공연, 7개국이 참여한 세계 문화콘서트도 반응이 좋았다. 강릉 시민들이 다양한 공연을 통해 문화적 자극과 영감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 평소 강릉 시민들과 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대표적으로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교류한다. 시민들이 처음에는 소극장 자체를 많이 낯설어했다. 공연장이 골목에 있다 보니 주차장이 없고, 방석을 깔고 앉아 공연을 보기도 한다. 생소하다는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 여는 사인회나 파티에 가면 시민들이 ‘어떤 공연을 보고 싶은데 기획해달라’, ‘이 공연은 이런 점이 정말 좋았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대관을 할 때에도 단순히 장소만 빌려드리는 것이 아니라 운영과 공연 방법에 대해 길라잡이 역할도 해드리기 때문에 친숙해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도 기획자로서  ‘이곳에 이런 것이 더 필요하겠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

- 각 지자체 공연장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지역 공연장이 가야 할 길은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공연을 하더라도 지역적 특성에 맞추는 연구가 필요하다. 각 공연에 맞는 무대 전환, 시민들과 아티스트가 교감 나눌 수 있는 창구 도입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강릉, 단오를 바라보다’ 같은 경우도 지역 이슈에 접목시킨 공연이었다. 공연장에 단순히 공연들이 왔다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특별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 내년도 계획?

올해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강릉에 초대해 도시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내년에는 현재의 목표를 확장하면서도 하우스 콘서트, 청소년 오픈 스테이지 무대 등 정기공연을 좀 더 안정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남가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작은공연장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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