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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미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 김동규 안무가 인터뷰제34회 ‘서울무용제’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상 수상해

김동규의 춤은 재미있다. 유쾌하기도 하고,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까지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경쾌한 움직임으로 안무를 풀어내는 재주를 가진 춤꾼이다. 기존의 무용작들이 정적이고 표현적인 움직임을 만들어왔던 것에 비해 조금 다른 궤도지만 흥미롭다. 그의 작품이 늘 궁금증과 기대를 모으는 것도 바로 춤이 주는 ‘재미’ 때문이다.

그는 지난 11월 17일 막을 내린 제34회 ‘서울무용제’의 자유참가부문에서 ‘The Important Thing’으로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했다. 자유참가부문은 내년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의 자동 출전권이 걸려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린 분야였다. 그는 수상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이었다”고 쾌활하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고 토로했다. 현재 R.se댄스프로젝트의 대표이자 LDP무용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와 함께 이번 수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제34회 ‘서울무용제’의 자유참가부문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상을 받는다는 기대를 전혀 안 했다. ‘The Important Thing’이란 작품 자체가 무거운 작품이 아니었다. 큰 메시지를 담고자 한 것도 아니었다. 공연을 즐기는 입장으로 참가했었는데 상을 받아서 놀랐다. 오히려 기대를 안 했기에 더 많은 축하를 받았던 것 같다.

- 내년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의 자동출전권을 얻게 됐다.

제27회 때 ‘서울무용제’의 연기상을 받았다. 그 때 군 면제 혜택도 받았었다. 당시 ‘서울무용제’에 참가했을 때 정말 오래 준비했고, 그만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큰 것 같다.

- 무용수로서 한 번, 안무가로서 한 번 상을 받았다. 김동규 안무가에게 ‘서울무용제’의 의미도 남다를 것 같다.

LDP무용단을 하면서 국내외의 수많은 페스티벌에 많이 참가했었다. ‘서울무용제’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축제 중 하나다. 무용계의 실력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 관심도 많이 가지는 축제다. 그래서 내게는 늘 무거운 축제 중에 하나였다. 자유참가부문에 참가하려 했을 때도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래서 내년 경연대상부문 출전이 무겁게 다가온다.

-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The Important Thing’을 소개해 준다면?

소통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소통이 잘 됐을 경우엔 인지를 잘 못한다. 말은 전달하는 과정에서 제삼자를 통하게 되면 오해나 갈등이 생긴다. ‘The Important Thing’은 그 갈등을 춤으로 만든 작품이다. 음악도 다양한 반응을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아기 울음소리에 춤을 추기도 하고, 무용수 한 명 한 명의 웃음소리를 녹음해 거기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그래서 나의 이야기가 더욱 많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 춤이 익살스럽기도 하고,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끔은 무용하는 사람도 다른 무용 작품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저 움직임이 어떤 의미고, 저 장면이 어떤 의미인지를 풀기보다는 조금 더 1차원적으로 풀어내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다. ‘The Important Thing’의 주제는 부정적이고 무거운 주제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가볍게 하려 노력했다.

- 가벼운 춤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지 않나?

종종 듣는다.(웃음) 가끔 직접 출연하지 않고 연출을 도와주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 때는 움직임을 정적이고 표현 위주로 하기도 한다. 그때 주변에서 ‘작품을 이렇게 하지, 왜 자꾸 가볍게 하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게 나에게는 재미가 없다. 누군가에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재미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 무용수로서 무대에 출연할 수 있는 한은 그렇게 할 것 같다.

- 이 작품에서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콘셉트가 있는 움직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군무를 할 때 통일성 있는 움직임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나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는 팔꿈치를 잡은 상태에서 5분 동안 군무를 이끌어 나간다. 이는 단결의 의미를 표현한다. 이러한 움직임의 특성이 아직까지는 안무작에 묻어나오고 있는 것 같다.

- ‘The Important Thing’의 영감은 어디서 얻었나?

어릴 때부터 힙합을 했다. 동작을 짤 때도 음악의 리듬에 맞춰서 동작을 만들어 내는 편이다. 무용을 하다보면 박자에 상관없이 어떤 느낌을 표현하려고 할 때가 있다. 그 사이를 오가다 보니 나에게 맞는 군무의 움직임을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간의 방법이 통일성이다.

- 내년 경연대상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같다.

기대는 있지만 상에 대한 것은 아니다.(웃음) 나의 작품을 어서 올리고 싶은 기대는 분명히 있다. 남다른 각오도 있다. 제27회 ‘서울무용제’를 하면서 힘들었던 과정과 작품을 준비했던 책임감을 우리 무용수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댄서들은 거의 다 제자다.

- 댄서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연습 때 마다 하는 말이지만, 요즘 들어 무용을 너무 일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공연은 별개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충고 아닌 충고와 격려를 한다. 그래서 ‘놀자’라는 느낌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제35회 ‘서울무용제’도 경연이지만 가볍게 놀자는 느낌으로 준비하면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 안무가로서 목표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단계별로 계획을 세워나가고 싶다. 아직까지는 주제를 무겁게 잡거나,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는 철학적인 작품 보다는 내가 잘 움직이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끝까지 만들어보고 싶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LDP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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