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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의상,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루이자 스피나텔리4월 9일(화)부터 4월 14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라 바야데르’는 올해 국립발레단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약 120명의 무용수가 펼치는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무대와 아름다운 안무는 ‘대작’의 위용을 실감케 한다. 이번 공연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국립발레단만을 위해 약간의 수정을 거쳐 무대에 올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13년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의상’이다. 이번 공연은 2011년 국립발레단과 ‘지젤’을 함께 작업했던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무대’와 ‘의상’을 도맡았다. ‘지젤’에서 프랑스 낭만 발레의 정수를 선사했던 그녀는 ‘라 바야데르’에서 인도의 정취가 묻어나는 ‘무대’와 ‘의상’으로 다시 한 번 한국 관객을 찾는다. ‘라 바야데르’의 무대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루이자 스피나텔리’를 만났다.

 

“‘라 바야데르’ 함께하자 해서 좋았다”

이번 공연은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지젤’ 이후 국립발레단과 두 번째 함께하는 작업이다. 첫 번째 작품 ‘지젤’은 2011년 공연 당시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우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흥행에는 아름다운 안무와 세계적으로 도약한 국립발레단의 실력, 이탈리아 지휘자 ‘마르지오 콘티’의 참여도 크게 작용했지만, 작품의 ‘아름다움’ 자체를 돋보이게 해준 ‘루이자 스피나텔리’의 ‘무대’와 ‘의상’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처음 마주한 ‘루이자 스피나텔리’는 선뜻 먼저 악수를 건네며 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그녀에게선 ‘인자함’과 ‘따뜻함’, ‘밝은 에너지’가 공존하는 ‘인간미’ 넘치는 대가의 면모가 풍겼다. 의상을 체크하기 위한 일정이 빠듯해 피곤할 만한데도 성실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2년 전 ‘지젤’을 할 때 굉장히 좋았다. 국립발레단이 ‘라 바야데르’를 함께하자고 했을 때 기분이 참 좋더라”며 “국립발레단은 무용수들이 모두 아름답고, 훈련이 굉장히 잘 돼 있다. 구성원들도 잘 이뤄져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무대와 의상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의 무대와 의상은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것들이다. 한국에서는 무대의 구조물과 무대에 사용될 소품들만 제작된 정도다.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디자인한 작화막은 ‘작화막의 장인’이라 불리는 ‘파올리노 리브라라토’가 작업했고, 의상은 1961년부터 시작된 무대의상 전문제작소 ‘브란카토 의상 제작소’에서 제작됐다.

 

그녀에게 ‘라 바야데르’의 의상 특징을 설명해 줄 수 있냐고 묻자 그녀는 “직접 스케치한 것들을 보고 싶냐”고 되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통역사가 전해준 무대디자인과 의상디자인 스케치를 하나하나 넘기며 활기 넘치는 열정을 담아 친절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루이자 스피나텔리’는 “인도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동양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다. ‘라 바야데르’에는 다른 발레 의상과 다른 점이 있다. 다른 발레 의상의 경우, 모두 배 부분이 덮여 있는데 ‘라 바야데르’는 인도 무희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배가 드러난다. 튜튜 의상도 배가 다 드러나게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만든 ‘무대’와 ‘의상’은 세심함이 곳곳에 엿보이는 디테일들이 넘쳐났다. ‘무대’와 ‘의상’의 조화와 상호작용도 그녀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루이자 스피나텔리’는 “작품의 무대에 사용되는 색은 의상에도 모두 포함돼 있다. 무대와 의상이 모두 연결돼 있는데 바로 이런 작업이 ‘작업을 하는 맛’이고 ‘아름다움’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의상은 고난이도의 움직임을 소화해야 하는 무용수들을 위해 ‘실크’와 같은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졌다. 보기만 해도 탄성이 나오는 의상의 원단들은 모두 직접 손으로 염색한 것이다. 조명을 받으면 더욱 빛을 내는 원단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도’의 신비로운 느낌을 전달한다. 특히, 그녀의 의상들은 무용수들 사이에서도 ‘가볍다’, ‘움직임이 편하다’ 등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여기에 의상의 치마 끝, 원단 문양, 장신구 하나도 허투루 다룬 것이 없다. 그야말로 ‘정성’스럽다. 그녀가 만들어낸 섬세한 디테일들은 회화적인 무대 배경과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인 무대를 그려낸다.

 

 

이번 작품을 위해 ‘루이자 스피나텔리’와 그녀의 보조 디자이너이자 조력자인 ‘모니아 토르키아’의 노력도 크다. 두 사람은 ‘인도’의 느낌을 충분히 살려낼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찾고 함께 공부했다. 그녀는 “인도를 그려내는 작품인 만큼 인도에 관한 자료를 많이 모았고, 그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뿐만 아니라 발레에 대한 자료도 모아서 살펴봤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 영감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발레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

그녀가 만든 의상을 들여다보면 가장 먼저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어우러짐’이다. ‘루이자 스피나텔리’의 의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같이해 잘 만들어진 ‘뮤지컬 음악’처럼 전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맥락을 함께하는 일련의 ‘흐름’들이 있다.

‘루이자 스피나텔리’는 모든 의상 제작에 있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조화’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선택하는 의상이나 무대는 모두 각각의 이유가 있다. 우연히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의도를 갖고 선택했다는 의미다. 그녀는 “어떤 점에서 조금씩 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전체 틀 안에서 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이다”고 말했다.

 

“의상이나 무대를 만들거나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대 전체’다. 공연은 ‘전체’를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특정한 것을 중요하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작은 역부터 큰 역까지 조화롭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의상을 제작할 때 무용수와 움직임 등을 모두 고려한다. 발레는 오페라보다 안무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안무를 따라서 디자인을 풀어나간다.

 

 

‘무대’에도 그녀가 생각하는 ‘조화’의 개념이 잘 담겨있다. 그녀는 32명의 발레리나가 등장하며 사선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오는 ‘쉐이드 장면’을 설명하며 “이 장면은 갈라쇼에서 선보이기도 하는 유명한 장면이다. 32명의 발레리나가 등장하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이 무대를 자세히 보면 특정 장소를 그려내기보다 모호하고 동양적인 이미지의 하늘로 표현했다. 이 작품의 안무와 배경막을 함께 보게 되면 훨씬 더 아름다움이 잘 전달될 것이다”고 전했다.

‘루이자 스피나텔리’에게 이번 공연의 의상에 대해 많은 관객이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자 그녀는 따뜻한 미소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라 바야데르’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이번 작품은 ‘색’, ‘움직임’, ‘분위기’ 등을 ‘인도’라는 주제에 맞춰 풀어냈다”며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는 현실이 아닌 환상적인 무대를 그려내기 때문에 관객이 그런 면에서 감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는 4월 9일(화)부터 4월 14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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