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2.25 목 13:0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인터뷰
[인터뷰] “연기가 눈에 들어가면 눈물이 나지요” 배우 황창기“연극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삶을 소중히 생각하는 감동”

창단 15년을 맞이한 부산 시립극단이 특별기획공연을 연다.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는 연극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가 공연된다. 부산 시립극단은 우수 레퍼토리 첫 작품으로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를 선정했다. 1997년에 초연된 공연은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았고, 전문심사위원이 뽑은 우수작품선정작으로 선정됐다.

죽은 두 명의 아버지는 우연한 기회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가장 슬프고 엄숙하고 진지한 장소인 화장터에서 소소한 사건들이 얽히고설킨다. 죽은 아버지 기영식 역할을 맡은 황창기 배우는 “죽음이라는 현실에 맞닥뜨린 인물과 그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연극의 원작은 일본이지만 우리가 선보이는 연극은 유쾌하면서 가슴 한구석이 짠해지는 분위기가 강하다. ‘인간은 태어나 병들어 죽는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웃음을 재료로 관객에게 감동으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 죽음의 무거움을 가볍게 그려내다

공연은 비극의 순간이라 생각되는 지점에서도 관객에게 웃음을 제공한다. 황창기 배우 역시 “죽음을 다루는 연극이라고 해서 비장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연기하지 않았다. 무대가 시작하는 곳은 화장터다. 우리가 흔히 암울하고 슬픔이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장소에서 유머가 형성된다. 연극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는 죽음이 주는 칙칙함을 덜어내고 연극적 재미를 더한다. 우리 공연은 관객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움을 가볍고 밝은 각도로 담아낸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황창기가 맡은 기영식은 평범한 63세 아버지다.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인 그는 아내와 일찍 사별한다.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기영식은 우연히 인터넷 카페에서 취미가 같은 28세 여인을 만난다. 어린 연인과 사랑에 빠진 그는 여느 커플들과 똑같은 사랑을 한다. 그러다 그는 하나밖에 없는 딸과 오해를 풀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영혼이 된 기영식은 죽은 자신을 볼 줄 아는 치매 할머니를 통해 딸과 화해하고 오해를 푼다. 황창기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살아온 삶에 대해 돌아본 계기가 됐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애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다”고 느낀 점을 밝혔다.

 

- “연기가 눈에 들어가면 눈물이 나지요”  

작품은 ‘죽음을 맞이한 영혼’과 ‘죽음을 맞이한 가족들’ 사이의 소통과 사랑을 담는다. 동시에 죽은 두 영혼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진 삶의 욕구를 표현한다. 황창기는 “저승사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애착이 간다. 기영식은 저승사자에게 단 하루라도, 단 30분이라도 이승에 있을 시간을 달라고 애걸한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는 곳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이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인간의 속성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극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를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물음에 황창기는 “‘연기가 눈에 들어가면 눈물이 나지요’라는 극 중의 대사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서 말하는 눈물은 사람이 각자 살아가는 동안 자신에게 남겨진 슬픔의 몫을 의미한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고 외롭고 슬프다. 가족이 소중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인간의 원초적 죽음과 슬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공연을 보러 올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황창기 배우는 “이번 공연이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 가족에 대한 사랑, 자신의 삶을 소중히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특히 가족들이 와서 박수치고, 같이 슬퍼하는 ‘뜨거움이 넘치는 극장의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답했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