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쌔신’이 지난 11월 20일 두산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배우 황정민이 연출가로 나선 이번 공연은 3년 만에 다시 오르는 무대다. 작품은 세계적인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어워즈 5관왕, 드라마데스트 4관왕을 차지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뮤지컬 ‘어쌔신’은 18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여러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다.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통령 암살자’라는 소재는 국가 단위의 큰 문제를 떠오르게 만들지만, 그 안에는 ‘기억되고 싶었던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사회에 대한 풍자도 담겨있다.

작품에 ‘발라디어/오스왈드’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최재림은 “우리가 흔히 ‘이상한 사람’이라 말하는 집단의 사람들이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친한 친구들, 가족, 혹은 본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다.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걸 원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는 것, 사랑해주는 것, 나를 생각하고 한번 웃어주는 것을 말이다”고 말했다. 개성강한 캐릭터와 음악적 예술성이 가미된 음악,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유머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뮤지컬 ‘어쌔신’의 인물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 축제의 한 사격장. 사격장 주인의 룰렛에 의해 대통령을 쏠 기회가 주어진다. 저마다의 이유로 대통령을 암살하고자 모인 사람들.

- 암살자들을 냉소적으로 비웃는 ‘발라디어’. 그는 암살자들이 있는 곳에 나타나 그들의 행적에 대해 의문과 조롱을 일삼는다.

- 암살자 무리의 리더 격인 ‘존 윌크스 부스’. 그는 1865년 ‘존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을 암살한 인물이다. 미국의 남북전쟁의 책임을 묻기 위해 ‘링컨’에게 총을 겨눈다. 암살자들 무리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

- 1881년 ‘볼티미어 앤 포토맥’ 기차역에서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을 암살한 ‘찰리 귀토’. 다소 무모하고 엉뚱한 인물이다. 대통령에게 한 프랑스 대사 청탁이 거절되자 그를 암살하려 한다.

- 1901년 9월 6일 ‘윌리엄 맥킨리’ 대통령을 암살한 ‘레온 촐고츠’. 유리 공장에 다니는 인물로 가난한 현실에 서글퍼 하는 급진주의자다. 사랑하는 여자의 따뜻한 손길에 감동한 그는 관심을 끌기 위해 대통령을 암살한다.

- ‘쥬세피 장가라’는 복통 때문에 고통을 호소한다. 이 복통을 없앨 수 있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그에게 ‘대통령을 암살해 보라’는 유혹이 전해진다. 1933년 2월 15일 그는 마이애미 베이프론트 공원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던 루즈벨트 대통령을 암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전기 사형대 위에 오른 ‘장가라’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

- ‘세뮤얼 비크’는 산타클로즈 차림에 거리의 부랑자로 살아간다. 조울증이 있으며 유명인사들에게 자신의 말이 녹취된 테이프를 보낸다. 자신의 불행이 정부탓이라고 생각한 그는 1974년 ‘리차드 닉슨 대통령’을 암살하려 비행기 안에서 자폭을 시도한다. 민간 항공기를 납치하기 위해 떠나는 ‘비크’.

- ‘레니트 스쿼키 프롬’은 연쇄 살인마 ‘찰리 맨슨’의 추종자다. 그녀는 ‘찰리 맨슨’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다.

- ‘사라제인 무어’는 신경질적인 주부다. 아무데나 총을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 ‘레니트 스쿼키 프롬’과 함께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게 총구를 겨누려 한다.  ‘귀토’가 총을 가르쳐 주고 있는 장면.

- 덥수룩한 머리에 수줍음이 많은 대학생 ‘존 힝클리’는 1981년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을 암살하려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는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를 열성팬으로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암살을 하려 한다.

- 총에 대해 찬양하는 네 명의 암살자들. 왼쪽부터 ‘부스’, ‘귀토’, ‘촐고츠’, ‘무어’다.

- 이들의 행보를 말도 안된다며 비웃는 ‘발라디어’. 그에게 암살자 무리들이 찾아온다.

- 가정 불화로 혼자 남겨진 ‘리 하비 오스왈드’. 자살을 결심한 그에게 ‘부스’가 찾아온다. 그는 ‘오스왈드’에게 가족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면 ‘존.F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해 보는 것은 어떠냐며 제안한다. “손가락 하나만 당기면 돼!”

-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고 싶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

정지혜 기자 사진_홍아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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