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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극단 ‘연우무대’ 김희태 PD30여 년간 한국 창작연극을 이끌어온 극단

극단 ‘연우무대’는 창단 당시 ‘창작극만 공연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시작됐다. 공연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한씨연대기’, ‘칠수와 만수’, ‘이’부터 ‘해무’, ‘극적인 하룻밤’, ‘인디아 블로그’까지 그동안 시대, 사람들과 소통하는 연극을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으로 뮤지컬 제작에도 뛰어들며 한국 공연예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춘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국 연극계에 크게 자리한 극단 ‘연우무대’에 대해 기획팀 김희태 PD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 극단 ‘연우무대’는 어떻게 시작됐나?

극단 ‘연우무대’는 약 30년 전 서울대 문리대생들의 소모임으로부터 출발했다. 대부분 번역극이 올려지던 시대라, 우리의 이야기를 직접 해보자는 신념으로 ‘연극하는 친구’라는 뜻을 가진 ‘연우’라는 이름을 만들어 1977년 2월 5일 연우무대를 창립하게 됐다.

- 극단 ‘연우무대’의 색을 엿볼 수 있는 대표작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뮤지컬 ‘오!당신이 잠든 사이(이하 오당신)’는 소극장 뮤지컬이지만 36.5도 이상의 따뜻한 온기로 관객석까지 열기를 꽉 채우는 공연이다. 7명 등장인물이 모두 주인공이다. 캐릭터마다 각자의 사연을 풀어내며 누군가 하나쯤 마음속에 가지고 있을 상처받았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렇기 때문에 극의 배경은 크리스마스이지만 오픈런 공연을 할 수 있고, 많은 관객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실제로 여행을 다녀와서 만든 작품이다. 무대를 블로그 삼아 여행기를 올린 로드씨어터라고 할 수 있다. 수동적인 관객을 능동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장치들로 소극장 연극의 묘미를 살렸다. 요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여행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면서 관객들과 더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극단 ‘연우무대’ 작품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극단 ‘연우무대’가 만드니 뻔한 사랑이야기도 다르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단순하게 어떤 남녀가 만나 하룻밤 사랑하고 헤어지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재미가 아닌, 인물들의 심리를 밀도 있게 좇아가 여느 로맨틱 코미디 연극과는 또 다른 감정을 관객과 함께 교감하고 있다.

- 사실 최근 공연 예술계가 팽창하고 있음에도 연극이라는 장르를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관객이 많은 것 같다. 극단 ‘연우무대’는 그런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고자 하는지?

아무리 좋은 작품도 관객과 소통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럴듯한 포장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미’나 ‘오락’만을 좇지 않으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있어서 극단 ‘연우무대’만의 공연이 완성되는 것 같다.

극단 ‘연우무대’는 작품별로 특성에 맞도록 관객참여형 이벤트를 기획했다. 경계를 덜어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뮤지컬 ‘오당신’은 공연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매번 찾아주시는 팬분들이 많이 생겼다. 그분들과 함께 ‘오당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프로슈머 회의를 진행한 적도 있다. 연극 ‘인디아 블로그’는 조금 더 관객과 밀착력을 갖기 위해 로비 페인팅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공연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벗어나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극단 ‘연우무대’라는 곳을 믿고 작품을 선택해주는 관객분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 같다.

- 극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재정 부분인 것 같다. 사재로 공연제작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제작비 대비했을 때 수익이 높지는 않다. 그래서 수익을 내기보다는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예산을 뽑아서 제작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항상 우리가 하고 싶은 작업을 하기 때문에 적자가 날 것 같아도 계속 진행하는 편이다.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을 받아서 제작비를 마련한다. 공연시장은 불과 5년 전과 비교해 봐도 많은 성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과도기인 것 같다. 안정적인 공연제작환경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앞으로 극단 ‘연우무대’가 발전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이나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몇 년 전 극단 ‘연우무대’는 단원 체제에서 ‘기획 프로듀싱 형태’로 전환했다. 30년 동안 이끌어온 단원 체제를 변화하려고 할 때 반발도 많았다. 하지만 이 체제가 앞으로 극단의 30년을 문제없이 이끌어 갈 수 있는 꼭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했고, 2007년 체제를 전환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배우와 협업하고 있는 중이다. 배우와 프로듀서가 함께 상생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 극단 ‘연우무대’가 30년이라는 시간을 괜히 이어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계속 추구하고자 하는 이 극단의 방향성이 있을 것 같다.

극단 ‘연우무대’는 30여 년간 지속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민간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고, 개인이 작품 개발에 투자하다 보니 대형 공연보다는 우리의 이야기를 관객들과 쉽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현재 오픈런 공연 중인 연극 ‘인디아 블로그’나 ‘극적인 하룻밤’도 그렇고, 공연 준비 중인 ‘유럽 블로그’ 나 ‘터키 블로그’도 그런 일환과 맞닿아 있다.

- 극단 ‘연우무대’의 경우, 신작 연극이나 뮤지컬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작을 선보일 때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

작품의 완성도에 중점을 둔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작하는 편이다. 신작을 발표할 때는 소극장부터 출발해 관객과의 만남으로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친 뒤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그래서 신작 발표 기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그만큼 무대화됐을 때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앞으로도 이 방법은 계속 고수해나갈 예정이다.

-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서 극단 ‘연우무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극단 ‘연우무대’는 꾸준히 창작하고 실험할 예정이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창작극만을 만들기 시작했던 ‘연우무대’지 않나. 요즘은 시대가 빠르게 변하니까 그보다 더 빠르게 시대를 읽어내고 흐름에 따라 틀을 달리하며 또 다른 무대양식들을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다.

- 공연 제작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예전에 비해 공연을 향유하는 층이 넓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공연을 일 년에 특별한 날 한 두 편 보는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공연계가 발전하면서 공연의 장르와 편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공급에 비해 수요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해 늘 재정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많은 관객분들이 많은 작품을 봐주시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그분들이 공연의 마력에 빠질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웃음)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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