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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1위 수상자 조은비 “한국무용의 美 널리 알릴 것”‘이매방류 승무’로 민족무용 전통부문 주니어 1위 수상

지난 5월 해외예선과 6월 국내예선을 거쳐 7월 1일부터 화려하게 개막한 제9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조은비(광주여고 3년)가 민족무용 전통부문 1위를 수상했다. 그는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 전승자인 김자연의 제자로 호남지역 전통무용인 호남검무를 사사받았으며, 이번 대회에서 화려한 ‘이매방류 승무’(이대조에 의해 발전된 호남 지방 승무로 이매방에게 전승됨)를 펼쳐 주목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보다 가야금을, 발레보다는 전통무용이 좋았다”고 말하는 그에게 이번 수상의 소감과 전통무용수로서의 마음가짐, 미래의 꿈에 대해 물었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 1위, 무용수로서의 새로운 전환점”

이번 대회의 1위 수상 소감을 묻자, 수상자 조은비는 “1위 수상은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아무 욕심 없이 그저 열심히 준비했다. 수상을 바라지도 않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올 시간에도 다른 사람한테 ‘결과 나온 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며 밝게 웃었다. 또한, “이번 대회 참가 직전까지 매우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전환점을 맞은 것 같다”며 수상에 대한 기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 수상 이전에도 많은 수상경력을 가진 유망한 전통무용수다. 2010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17세의 나이로 최연소 동상을 수상한 조은비는 당시 유명 평론가로부터 “한국을 이끌어갈 최고의 승무 무용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뒤이어 참가한 2011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도 은상을 수상하면서 무용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른 나이부터 눈에 띄는 경력을 쌓게 되면서 주변의 기대도 높아졌다. 연이은 수상의 화려한 시기 직후 그에게는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수상을 2번이나 연이어 하고 나니 몸이 나른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선과 기대도 부담스러웠고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빈둥빈둥 놀다가 이후에 참가한 콩쿠르에 몇 번 떨어지고 나니, 점점 대회에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졌어요. 그러던 중에 서울국제무용콩쿠르를 준비하게 됐어요. 준비는 힘들었지만 뜻밖의 1위 수상을 하면서 전환점을 맞은 것 같아요. 지금은 그때 왜 그렇게 힘들고 부담스러워했을까 싶어요”

“국제무대 첫 경험, 해외 무용수 무대 보면서 마음 다잡았다”

지난 7월 8일 막을 내린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발레, 컨템포러리무용, 민족무용을 아우르는 유일한 국제콩쿠르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이번 대회의 참가국만 해도 총 10개국이다. 그는 첫 국제대회의 참가에서 어떤 것을 경험하고 돌아왔을까.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그렇게 큰 대회인지 참가 전에는 몰랐어요. 아직 고등학생일 때 학생부로서 다양한 무대에 서 보자는 생각에서 참가했죠. 예선 거쳐 파이널 직전까지 너무 떨었는데요. 해외 무용수들은 다른 나라까지 와서 무대를 여유롭게 즐기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나는 응원해주는 분들도 많은데 해외 참가자들보다 떨어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을 다졌어요. 덕분에 파이널과 갈라 무대에서는 떨지 않고 해낼 수 있었죠”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무용을 시작했다. 창작무용으로 처음 무용을 접했다는 그는 다양한 무용을 경험한 후 전통무용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어릴 때 발레도 현대무용도 해봤어요. 그런데 저는 한국무용이 그냥 재미있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신기하게도 고전적인 것, 전통적인 것을 좋아했어요. 피아노보다 가야금이, 발레보다 전통무용이 좋았죠. 제 성격이 좀 급한 편인데요. 지금도 전통무용을 하고 있을 때는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요”

그는 어릴 때부터 전통을 사랑해 온 타고난 전통무용수다. 하지만 그의 무용은 단순히 선천적인 재능과 열정만으로 닦여진 것은 아니다. 그를 초등학교 때부터 지도한 스승이자,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 전승자인 김자연은 조은비에 대해 “신체적 조건이 남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은 아니다”며 그의 숨은 노력을 강조했다. “은비는 야무진 노력파에요.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정말 많이 노력해 왔어요.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난 학생은 많습니다. 하지만 민족의 춤인 전통무용은 어설프게 해서는 안 되는 무용이에요. 그는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면서 새벽까지 연습을 해 왔어요. 그 꾸준한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겁니다”

“스승 김자연과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의 명맥 이을 것”

수상자 조은비는 신갑도, 이장선, 이대조로부터 사사한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를 잇고 있는 호남검무 전승자 김자연의 제자 중 한 명이다.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는 그 당시 임금에게 옥관자를 받을 정도로 명무였던 춤이다. 스승 김자연으로부터 호남검무를 사사받은 조은비는 호남검무의 매력에 대해 “검무는 아름답지만 힘든 무용”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호남검무를 이어가는 무용수로서 “아름답게만 보이지만 보기와 다르게 고충이 큰 춤이에요. 하다 보면 멍도 많이 들고 피도 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칼의 소리가 참 좋았어요. 선생님들이 호남검무를 추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고 멋있는 춤사위에 이끌렸어요. 선생님의 뒤를 이어서 열심히 호남검무의 전통을 이어가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밝혔다.

수상자 조은비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무용수다. 한국 전통무용의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무용수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또 다른 꿈을 품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면 스승이신 이자연 원장님처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어느 한 무용단에 소속되기보다는 많이 배우고 가르치면서 제자들을 많이 키워내고 싶어요. 아버지와도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재능이 있지만 가난해서 무용을 계속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가르쳐주고 싶다는 꿈을요. 그리고 저만의 무용단도 만들고 싶어요. 무용단으로 해외 무대에 서서 한국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수상에 감사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자신을 가르쳐주신 모든 선생님들이 제자 한 명의 출전을 위해 모두 보러 와 주셨다”며 특히 스승 김자연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또한, “자주 뵐 수 없어 죄송스럽지만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부모님께 무엇보다 큰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주변에 무조건 딸이 최고라고 말하고 다니시는 부모님께 더욱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어요”라며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앞으로 한국의 전통무용을 든든히 지켜나갈 재능 있는 전통무용수 조은비의 화려한 도약을 기대해본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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