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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토록 ‘진실’한 배우들,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신의정, 최미소②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에 출연 중인 신의정과 최미소는 지독히도 ‘노력’하는 배우들이다. 최미소는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에서 무너진 연기와 노래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혹사시킬 정도로 “징그럽게 연습”했고, 신의정은 “어떻게 하면 노래를 말처럼 할 수 있을지”와 같은 ‘뮤지컬의 기본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작품 내내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두 배우의 고민과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본 공연을 맞이한 7월, 한창 공연이 진행 중인 충무아트홀에서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의 두 여주인공 신의정과 최미소를 만났다.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은 그동안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들의 동성애, 경성시대 등을 다루고 있어요. 작품 속 인물을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신의정(이하 신) : 저는 ‘죽음으로 가는 것’이요. 사랑 때문에 아파본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있잖아요. 이 작품에서 느끼는 감정들도 대부분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인데, 죽음을 선택하고부터 죽음 직전의 느낌은 제가 상상으로 표현해야 해서 어려웠어요. 사실 그 장면을 매일매일 온몸으로 해야 한다는 게 버거운 일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진심으로 연기하면서 힘들어하고, 울컥하면 마음이 우울해질 때도 있어요. 그런 부분들 외에 힘든 건 사실 없어요.

공연을 보면서 사실 저런 감정을 매일매일 100% 던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신 : 어제 100%를 했으면 오늘은 110%를 해야 채워져요. 만약 어제 100% 했는데 오늘 98% 했다고 하면 미치는 거죠.(웃음) 매 공연마다 ‘더 해야지 더 해야지’ 그런 마음이 있어요. 사실 전 작품인 뮤지컬 ‘페임’ 때 춤을 정말 많이 춰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이번에는 등장을 생각보다 많이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감정적으로 정말 어렵고 힘들어요.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에서는 웃는 장면은 딱 한 장면이고, 계속 우는 것 같아요.(웃음)

최미소(이하 최) : 저도 마지막 부분은 똑같이 힘들고요. 제가 요즘 고민하는 부분은 옥임이 용주에게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는 장면이에요. 용주는 처음부터 옥임이를 사랑했지만, 옥임이가 용주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조금 애매하거든요. 무대에서 정확하게 짚어주는 부분이 명확하게 없어서요. 그 과정이 저에게는 가장 힘들어요. 옥임이는 용주에 대한 마음이 처음부터 ‘사랑’은 아니었어요. 어떤 떨림을 느끼긴 하지만요. 옥임이 자체가 자신의 마음이나 감정을 잘 모르는 아이라서 그런 감정들은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옥임이는 ‘이 감정이 뭔지 잘 모르겠어’ 하다가 용주가 사라지고 난 뒤에 사랑을 깨닫는 거 같아요. 용주를 찾으러 다니면서 ‘이 아이가 없으니까 안 되겠구나’ 하는 거죠.

무대에서 감정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부분이 없다고 하셨는데, 창작 초연이니만큼 앞으로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점이 있을 것 같아요. 공연하시면서 아쉬운 점 있으세요?

최 : 저는 무대가 작다는 점이요. 이 작품의 스케일 자체가 조금 더 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해요.

신 :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은 음악, 무대 모두가 중극장 이상을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소극장 버전으로 바꾼 거죠. 그러다 보니 튀는 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무대가 조금 더 넓고, 출연배우들이 많았다면 사람들이 저희를 두고 ‘콩칠팔새삼륙’(남의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떠든다)하는 점들을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인원이 많아지면 저희가 사라진 후 쫓기는 장면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요.

최 : 맞아요. 음악도 소극장 버전에 맞게 수정한 걸로 알고 있어요.

신 :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용주가 처음으로 옥임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에요. 용주가 퇴학을 당하고, 절망스러운 마음에 예전부터 옥임이를 사랑했다는 걸 말하고 함께 떠나자고 하는 고백 장면인데요. 그 장면들이 조금 희화화되면서 안 집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장면하니까 떠오르는 데 연기하시면서 혹시 가장 와 닿는 장면 있으세요?

최 : 저는 ‘너와 나의 둥지 찾아’ 장면이요. 사진관에서 두 사람이 사진을 찍는 장면부터 죽음까지 다다르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은 한 번도 가슴 안에 뭐 없이 해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연습 때는 어떻게 연기할지 막연했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까 ‘아, 이렇게 되는구나’가 되더라고요. 호흡이 가빠졌다가 풀어지기도 하고, 울컥했다가 정말 행복해지기도 하고요. 그게 제가 계산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돼요. 그 장면이 정말 와요. 관객들이 울거나 집중을 하는 게 느껴지고요. 정말 그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신 : 저는 그렇게 커튼콜이 와요.(웃음) 그때는 무엇보다 진실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드려요. 제가 작품에서 용주로 옥임이와 소통했다면, 커튼콜 때는 조금 빠져나와서 관객분들에게 진심으로 ‘알아주세요’하는 느낌으로 노래해요.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신 : 마지막 장면에 ‘사랑하라’라는 노래를 해요. 제가 커튼콜 때 정말 진심으로 관객분들을 한 명 한 명 보면서 ‘사랑하라’고 말하거든요. 그 메시지를 정말 받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비록 이 작품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건 너무 막다른 길이지만, 이왕 살다가는 거 숨기지 않고, 정말 뜨겁게 사랑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웃음) 요즘은 재고 따지는 것도 많고, 조건부 사랑도 많잖아요. 저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실된 사랑을 갖고 가시길 바라고 있어요.

최 : 이 뮤지컬 제목이 ‘콩칠팔새삼륙’이잖아요. 결국에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은 사람들의 ‘콩칠팔새삼륙’이지 않나 해요. 그런 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더 심한 것도 있고요. 저는 사람들이 ‘콩칠팔새삼륙’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갖고 계속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가 뭐라 할지언정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최미소 배우는 이번이 첫 소극장 작품이라고 들었어요. 소극장 작품을 해보니까 어떠세요?

최 : 저는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을 하면서 걱정했던 게 제 몸에 배어있는 대극장 연기였어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자연스럽게 빠지더라고요. 그리고 이제는 이게 훨씬 더 편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실 부담스러운 점도 있죠. 관객후기에도 제가 무릎에 소리가 난다는 게 올라왔어요. 제가 워낙에 무릎 소리가 많이 나요.(웃음) 그런 것들조차도 관객에게 다 보이고 들리는 거예요. 연습에서 제가 잠깐만 딴 생각을 해도 연출님이 바로 아세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면서는 늘 드라마를 잡고 가는 것 같아요. 어렵지만 ‘이래서 소극장을 하면 연기가 느는구나’를 알게 됐죠.

신 : 저는 소극장과 대극장을 비슷하게 했어요. 사실 저는 소극장을 더 좋아해요. 제가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섬세한 감정이 전달되는 걸 스스로 느끼거든요. 제 손끝 하나하나를 봐주신다는 게 정말 좋아요. 대극장 작품과 소극장 작품이 서브텍스트가 다른 건 없어요. 대극장은 거리가 멀어서 관객의 상상으로 채워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하지만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같은 소극장 공연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시니까. 제 작은 표정 하나로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노래와 연기 중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나요?

신 : 자꾸 바뀌어요. 노래에 몰입했다가도 어느 순간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을 때도 있고요.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은 연기적으로 욕심이 나요. 사실 요즘은 괴물처럼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이왕 그렇게 태어나지 못한 거 드라마틱하게 하자는 마음이죠.(웃음) 요즘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노래를 말처럼 할 수 있을지’, ‘작품 속에서 딴 생각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그건 평생 안고가야 하는 점이겠지만 그런 것들이 제가 예전과 달라진 점 같아요. 저는 욕심을 부리면 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것들, 상대방의 말을 듣고 하는 대사들, 상황에 집중하는 것, 매일매일 하다보면 기계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 등 그런 것들을 잘 하는 게 목표가 됐어요.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잊기 쉬운 것들이요.

최 : 저는 노래와 연기 모두 잘하고 싶어요. 이 작품을 시작할 때는 연기 걱정을 더 많이 하고 들어왔는데, 들어와서 속을 많이 썩였던 건 노래였어요. 연습 초창기 때 어느 순간 음정 문제부터 노래에 드라마를 넣는 것까지 생각이 복잡해지면서 노래가 무너졌어요. 저는 저를 혹사시키는 타입인데 음정이 안 맞으니까 정말 죽고 싶더라고요. 그 때 정말 징그럽게 연습했어요. 가족들이 저 연습하는 걸 보고 혀를 둘렀을 정도예요.(웃음) 예전엔 소리로만 노래했었다면 지금은 가사나 톤을 생각해요. 지금도 그 고민은 계속하고 있어요.

작품을 선택하실 때는 어떤 점을 많이 보세요?

최 : 저는 제가 발전을 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많이 봐요. 이제까지 그것만 생각했어요. 이 작품도 그래서 하게 됐고요.

신 : 예전에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안 해 본 것들에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어요. 제가 약한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거든요. 제 개인적인 성향이나 보이스 컬러는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에 가까운데, 지금까지 발랄한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블링블링’한 역이요.(웃음) 그 장르가 참 힘들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좀 더 유연해져서 사랑스러운 역할도 잘하고 싶어요. 약한 장르를 정말 잘하는 게 제 진짜 목표예요.

꼭 하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이 있으실 것 같은데.

신 : 저는 미소 나이 때는 하고 싶은 작품이 정말 많았어요. 뮤지컬 ‘아이다’, ‘시카고’ 같은 작품도 정말 하고 싶지만, 지금 가장 잘하고 싶은 건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의 용주예요. 지금 맡은 역할을 잘하고 싶은 게 지금 제 진심이에요.

: 뮤지컬하게 된 계기가 ‘디즈니’ 때문이에요. 지금도 자신 있는 노래가 디즈니 노래고요. 디즈니 작품들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정말 하고 싶어요. 뮤지컬 ‘아이다’의 ‘암네리스’나 ‘시카고’의 ‘록시’ 같은 역도 정말 하고 싶고요. 그렇지만 저도 우선은 옥임이를 정말 잘하고 싶어요.(웃음)

신 : 이걸 잘해내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일동 웃음)

이 작품을 통해 두 배우가 정말 많이 성장하고 나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배우의 현재와 미래, 고민과 노력, 결실이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최 : 저는 어떤 작품을 해도 믿고 보러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정말 제 소원이에요.

혹시 믿고 보러가는 배우가 있으세요?

: 배해선, 정선아, 윤공주 언니요. 그리고 의정 언니 공연도 정말 믿고 보러가요. 저는 언니들 작품 볼 때 마다 ‘왜 이 역할도 이렇게 잘하지? 왜 저 역할도 이렇게 잘하지?’ 그래요.(웃음) 보고 나오면 ‘나도 저렇게 돼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신: 저는 인성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오래오래 스며드는 배우요. 꾸밈없고 가식 없는데, 편안하면서 늘 좀 더 크게 보고 품는 배우. 그런 ‘배우’도 좋지만 우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연기에도 묻어나지 않을까요?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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