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6월 15일(금) 오후 3시 예술의전당 4층 컨퍼런스홀에서 ‘국립발레아카데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는 국립발레단 단원을 비롯해 발레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 학부모 등이 참여했다.
포럼은 경향신문 논설위원이자 한국춤평론가회 회장인 유인화 논설위원이 사회를 맡았다. 포럼 1부에서는 개회사와 간단한 참석자 소개 이후 먼저 김경애 국립발레아카데미설립 추진위원장의 추진배경과 추진과정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추계예술대학 박은실 교수와 한국발레연구학회 명예이사장인 조윤라 충남대학교 교수, 박민경 춤 평론가가 문제를 발제했다.
국립발레아카데미 추진과정
발제자가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에 관한 문제를 발제하기 전, 김경애 추진위원장이 먼저 설립의 추진과정에 대해 참석자들에게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경애 추진위원장은 “2010년 2월 27일 최태지 단장을 비롯한 문병남, 김경애 등이 만나 예비 모임을 사전에 가진 후 자문위원회를 열었다. 2010년 3월 5일에는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추진위원회가 내부적으로 발족됐다. 이후 국회에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이 가능한지 물었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2011년 2월 연구 영역을 정식으로 정부 측에 제안했다. 2012년 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3년부터 국립발레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1.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박은실 교수 발제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을 위한 기초조사와 설립방향
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포럼의 첫 발제는 추계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박은실 교수가 맡았다. 박은실 교수는 “객관적 입장에서 국립발레아카데미가 필요한가를 알아봤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박은실 교수는 국내, 해외 발레학교 사례 검토와 통계를 통해 국립발레아카데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 예술학교는 국립발레아카데미가 추구하는 아카데미 모델과는 다르다. 가장 목적과 근접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본 바로는 대부분의 발레단들이 발레아카데미와 관련이 있었다. 또한, 초, 중, 고등학교 연계 시스템을 통해 전임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있었다. 조사를 통해 국내에 전문무용수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발제에 사용된 통계는 전문가, 자문위원회, 발레 관계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의견 조사는 자문회의, 심층인터뷰, 설문조사 3단계를 거쳤다. 이번 연구 조사에서 국립발레아카데미에 대한 찬성 의견은 83%를 차지했다. 박은실 교수는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설문자가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에 찬성했다. 설립 반대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학교와의 중복 문제, 현 문화예술의 동향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박은실 교수는 설립을 가정했을 시 학생들의 나이에 대해서는 “8세부터 19세까지 연령의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답했다. 설문 된 바에 따르면, 교육 과정은 프리스쿨(pre-school) 형태의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 과정이 더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국립발레아카데미의 기대효과는 국제적인 인재 양성, 해외 발레단 무용수 수출, 국립발레단 경쟁력 향상, 국가적 교육시스템으로 예술 영재 발굴과 지원, 고용 창출 측면 등을 꼽았다. 발제 마지막에는 “이제는 발레계에서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고 추진을 해야 하는 단계에 온 것 같다”고 전했다.
2. 한국발레연구학회 조윤라 명예이사장 발제(충남대 무용학과 교수)
국립발레아카데미 무용교과과정 연구
조윤라 교수는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의 시사점을 설명했다. “전문무용수를 위해서는 조기교육과 체계적인 시스템은 필수다. 국내 무용수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늦은 나이에 발레단에 입단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조윤라 교수는 해외의 아메리칸 발레스쿨, 로열 발레스쿨, 바가노바 발레스쿨 등의 사례를 들어 설립 시 필요한 교과목에 대해 발제했다.
조사 결과 세계적인 발레학교에서 공통으로 수업하는 과목은 발레 테크닉이었다. 로열 발레스쿨과 바가노바 발레스쿨 등은 무용 외에도 외국어, 사회학, 생물, 역사, 철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또한, 만 10세 정도의 조기교육과 함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해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는 공통으로 초, 중, 고등학교 학제 시스템을 통해 무용수들이 19세~20세에 발레단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었다.
해외 사례를 발표한 후 조윤라 교수는 국내 발레 교육에 대해 말을 이었다. 그는 “국내 교육은 전문무용수를 키우지 않고 대학 입학을 목적으로 해 일반과목이 많이 들어가다. 이는 발레 전문무용수를 성장시키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한국 발레 교육은 조기 교육기간이 부재한 상태고 국내 실정에 맞는 교육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조윤라 교수는 이번 발제의 결론에 대해 “이번 연구에서는 준비 과정, 초급과정, 중급과정, 고급 전문 과정으로 나누고, 신체발달과 연령에 맞춰 단계별 발레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과목은 무용 실기수업과 이론수업으로 나누고, 인체 근육에 대한 이해와 발레 관련된 예술학 계통의 과목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계별로 실기수업의 빈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3. 박민경 춤 평론가
왜 지금 발레아카데미인가?
박민경 평론가는 발레학교 설립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서 발제했다. 그는 “여기서 주장하고 싶은 것은 발레단과 학교는 연계된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발레와 학교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클래식 작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세대가 필요하고, 시대에 맞는 발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남겨진 클래식 발레 작품의 보전은 발레학교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발레는 기본기와 밀접하기 때문에 연습을 통해 학교 측에서 지켜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립발레단도 큰 발전을 했지만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민경 평론가는 “기존의 교육 시스템만으로 국내 발레단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예술학교들은 발레 무용수 양성에 기여하고 있지만, ‘예술로서의 발레’ 특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발레학교는 테크닉의 습득만이 아닌 전반적인 환경 속에서 예술임을 깨달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 1부는 박민경 평론가의 발제로 끝을 맺었다. 이후 2부에서는 우혜영 영남대학교 교수, 최지연 한국발레연구학회 이사, 박경숙 광주여자대학교 교수, 박희태 우석대학교 교수, 이동우 춤 평론가, 김지연 한국체육대학교 강사 등이 참여해 발제자들과 함께 국립발레아카데미 설립에 대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6월 24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1회보다 더 탄탄해진 구성으로 관객을 찾는다. 지난해 4개 단체가 공연했던 오페라극장에서는 ‘스타 갈라’를 제외하고 10개 단체의 11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드라마 발레, 컨템포러리 발레 등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작품들이 공연된다. 자유소극장에는 개성 있는 8명의 신진 안무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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