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일’은 최근 가장 바쁜 안무가 중 하나다. 그는 11월 20일 막을 내린 ‘제32회 서울무용제’에서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했다. 자유참가부문의 최우수단체상은 내년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에 자동 출전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정형일은 이번 수상에 대해 “올해 활동을 많이 했어요. 공연을 많이 올렸는데 마지막을 마무리 잘해서 기쁘고 홀가분해요. 상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활동을 열심히 할 거예요. 상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데 관중이 있으니까 은근히 긴장되더라고요.(웃음) 다행히 마무리가 잘돼서 기쁩니다”고 말했다.

살짝 미소를 머금고 수상 소감을 말하던 그는 이번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용수들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정형일 ballet creative’라는 독립단체 컴퍼니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제32회 서울무용제’에서 ‘거울 속의 거울’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거울에 비친 내면을 그리며 관객과 심사위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작품은 멋진 성공을 거뒀지만 무대가 완성되기 전까지 그의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무용수를 구해야 했던 것”을 꼽았다. 이번 작품에는 공익요원부터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까지 참여했다. 그는 이번 수상의 영광을 작품에 함께한 무용수들에게 돌렸다. “무용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줘서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용수 중에는 공익요원도 있거든요. 작품 활동을 하는 여건이 굉장히 어려워요. 무용수 품귀현상도 있고요. 이 작품을 할 때도 무용수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었어요. 각자 다른 일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스케줄 짜기도 어려웠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모두들 협조적이었고, 최선을 다해 무대를 올리자는 마음이 있어서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아요”

‘정형일’에게 ‘서울무용제’ 자유참가부문 최우수단체상을 안겨준 ‘거울 속의 거울’은 인간에 내재된 내면의 여러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은회색 커튼을 활용한 무대 공간 활용과 어디서 무용수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무대 구성으로 관객의 흥미를 자극했다. 그는 이번 작품의 특징에 대해 “‘거울 속의 거울’은 인간 내면의 여러 가지 모습을 담았어요. 거울을 형상화하는 은회색 커튼을 활용해 무대 배경을 공간으로 사용했죠. 제가 늘 추구하는 것이 구성이에요. 여타 작품들이 옆으로만 동선이 이뤄져 있다면 ‘거울 속의 거울’은 옆과 뒤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끊이지 않는 움직임과 무용수들이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무대의 긴장감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아요”고 말했다.

‘정형일’은 다음 해에 창작무용 작품을 ‘서울무용제’에 출품해야 한다. 수상의 기쁨도 크지만 2012년도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에게 내년 ‘서울무용제’에서 선보일 작품은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안무는 늘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어요. 다른 안무가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중에서 어느 작품이 ‘서울무용제’의 무대와 상황에 잘 맞을지를 고민하고 분석해야 할 것 같아요. 작품은 그 이후에 결정될 것 같아요”

바빴던 올해를 기분 좋은 상으로 마무리한 그는 오는 2012년에 더 활발할 활동으로 무용팬들을 찾는다. ‘정형일’은 내년도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에 선정됐다. 이번 수상으로는 ‘제33회 서울무용제’의 자동 출전권을 얻었다. 그는 두 무대에서 모두 신작을 선보인다. 그는 “제가 얼마 전에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전’에 선정이 됐어요. 저를 좋게 봐주신 평론가 선생님이 추천해 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두 가지 무대를 준비해야 하고 모두 신작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이 왔어요. 부담은 있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고 전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기대되는 안무가 ‘정형일’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