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 공연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와 연극 ‘국화꽃향기’는 요즘 보기 드문 지고지순하고 애절한 사랑을 그렸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과 인물을 중심으로 두 개의 작품이 역경 속의 사랑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
-조선 시대 서출과 양반댁 규수의 가슴 아픈 사랑
조선 시대 한양 운종가 뒷골목인 ‘피맛골’에 사는 김생은 뛰어난 학식과 글재주를 지녔지만 서출신분이다. 그 때문에 제 뜻을 펴지 못하고 골목 안 사람들의 대소사를 돌봐주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친구를 돕기 위해 안국방 홍생의 거벽(대리시험꾼) 노릇을 하게 된다. 홍생은 과거에 장원 급제를 하고 유가행렬 도중 길을 막는 ‘피맛골’의 살구나무를 베려고 한다. 김생은 이에 분을 참지 못하고 그의 거벽을 폭로하며 비웃는다. 격노한 홍생은 김생을 미치광이로 몰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한강물에 던지려 한다.
홍생의 아리따운 여동생인 홍랑은 살구나무 아래에서 만났던 김생을 광에서 몰래 꺼내 자신의 별채로 데려와 돌본다. 도망친 김생을 잡기 위해 도성 안을 이 잡듯 뒤지는 홍생은 자신의 동생이 그를 숨겨두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별채에서 김생과 홍랑이 함께 지내는 동안 서로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오빠의 뜻에 따라 권문세가에 시집을 가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둘은 함께 도망을 결심한다.
‘피맛골 연가’는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콘텐츠의 양산을 위해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만든 첫 번째 서울대표 창작 뮤지컬이다. 지명공모를 통해 총 8명의 실력 있는 극작가와 작곡가 중 배삼식 작가와 장소영 작곡가를 선발해 2008년부터 대본과 음악을 ‘맞춤제작’ 했다.
‘피맛골 연가’의 제작팀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기초로 스펙터클한 무대와 화려한 의상, 풍부한 사운드를 전달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2011년 현대에서 조선 시대로, 그리고 경성으로 시대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공간을 무대에 펼치기 위해 턴테이블을 이용한 빠른 전환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의 의상은 기존 한복의 색감과 형태를 기본으로 현대복의 모던함을 더해 한복의 새로운 미를 표현했다. 조선 시대 유가행렬에 등장하는 의상을 비롯해 매 장면 각 시대에 맞는 독창적인 의상을 재현한다. 또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웅장하게 표현될 음악은 해금, 피리, 태평소, 가야금 등 국악이 가미된 퓨전 오케스트라로 독창적인 우리의 정서를 살릴 예정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오는 8월 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연극 ‘국화꽃향기’
-위암판정을 받은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
대학 신입생 승우는 지하철에서 미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녀가 떨어뜨린 동아리 전단지를 따라 무작정 그녀가 속한 음악동아리에 들어간다. 승우는 늘 미주 곁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사랑을 키워간다. 어렵게 사랑을 고백해 보지만 그저 후배일 뿐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미주의 절친한 친구 의대생 정란이 그런 그들을 지켜본다.
승우의 입대와 미주의 졸업으로 두 사람은 7년 동안 인연이 끊긴다. 그러나 승우는 단 한 순간도 미주를 잊지 못한다. 승우는 잘 나가는 음악방송의 PD가 되고, 정란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된다. 반면 미주는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지만 높은 세상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게 된다.
우연과 운명의 만남을 거듭해 미주가 승우의 굳건한 사랑에 마음을 열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결혼 후 4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던 미주는 드디어 임신사실을 알게 되지만 같은 날 정란의 권유로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된다.
원작인 소설 ‘국화꽃향기’는 2000년 출판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오른 김하인 작가의 작품이다. 사랑의 의미와 생명의 소중함이 퇴색된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두 주인공의 삶과 죽음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영화로 제작된 ‘국화꽃향기’ 역시 故 장진영, 박해일 주연의 작품으로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공연 중 음악은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율이 라이브로 연주된다. 이번 공연은 가슴을 울리는 슬픔만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KT&G 상상아트홀에서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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