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무용수가 아닌 일반인만이 출연하는 무용공연이 열려 화제다. ‘똥자루 무용단’이 9월 4일 문래예술공장에 올리는 공연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이 바로 그것이다. ‘똥자루 무용단’은 움직임에 모티브를 둔 창작공연단체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무용공연이 일반인들만의 무대로 탄생한 과정이 관객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 표현이나 행동에 ‘우물쭈물’했던 경험이 있다. 망설임을 떨치고 싶다면 이번 공연에서 그 망설임을 대담한 ‘꿈’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일반인들이 춤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무대”

‘똥자루 무용단’이 서울시(서울문화재단/서교예술실험센터)의 후원으로 진행하는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교예술실험센터의 2011년 정기 공모에 선정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도전 정신과 다양한 예술창작 욕구를 가진 일반인들이 창작 현대무용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이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번 공연의 관계자는 공연 기획의 취지에 대해 “무용이란 장르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장르다. 무용이 일반인들에게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는 장르가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무용은 바라보는 것보다 직접 참여할 때 그 매력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오디션부터 연습, 캐스팅, 의상 등 공연의 전반을 일반인 참여자와 함께한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6월 18일부터 9월 4일까지 11주 동안 ‘무용’의 전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공연에서 관객이라는 수동적 위치였던 일반인들이 전문 무용수들처럼 ‘연습-오디션-연습’의 과정을 거쳐 공연을 만드는 적극적 주체가 된다. 또한, 이들의 공연 준비 과정은 모두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돼 공연이 열리는 9월 4일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에서 상영 및 전시된다.

“한국판 ‘댄싱 드림즈’, 무용이 일반인에게 친근한 장르 되기를”

독일에 전설적인 무용수 ‘피나 바우쉬’의 다큐멘터리 영화 ‘댄싱 드림즈’가 있다면 한국에는 ‘똥자루 무용단’의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이 있다.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안네 린젤 감독, 독일, 2009)는 무용을 배워 본 적 없는 평범한 10대 청소년들의 공연을 위한 열 달 동안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다. 영화는 스토리의 감동은 물론 무용공연 체험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 줬다.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의 관계자는 공연 진행 상황에 대해 “현재 1차 오디션이 끝난 상태다. 8월 말쯤 2차 오디션이 있을 예정이다. 2차 오디션은 이 사람의 기량이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점검하는 최종단계가 될 것이다. 1차 오디션을 거친 현재는 작품준비 중이다. 공연까지 반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똥자루 무용단’의 ‘우물쭈물 꿈꾸는 움직임’ 역시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 못지않은 무용공연 체험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똥자루 무용단’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무용이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무용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참가자들 또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무용을 통한 감정 표출, 무대의 긴장감, 벅찬 감동을 체험할 수 있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참가자들, 열의가 대단하다”

참가자 모집 당시, 모집 인원 20명을 넘겨 30명의 참가자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참가자의 연령과 직업도 다양하다. 참가자 연령의 폭은 20대에서 50대에 이른다. 그들의 직업 또한, 회사원, 1인 출판인, 교사, 연극배우, 기자, 가정주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북 디자이너, 대학생 등 다채롭다. 이번 공연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가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의 참가 동기 역시 다양하며 저마다 각자의 삶에서 이번 체험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들은 제각각 ‘수줍음이 너무 많아서 극복하고 싶다’, ‘단 한 번도 사람들 앞에서 리듬을 타 본 적이 없지만 이제는 리듬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물쭈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춤을 출 수 있는 기회가 비전공자에겐 이번뿐이라서 참가하게 됐다’ 등의 참여 동기와 소감을 밝혔다.

공연 관계자는 “어려운 동작을 하는 것에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었다. 동작구성하는 것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1차 오디션 때 테크닉이나 감성 면에서 각자가 끌어올린 수준이 대단했다. 일반인이라서 힘들다기보다는 참여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뿌듯하게 생각한다. 참여자들도 공고를 통해 모집한 지원자들이라 매우 열성적이다”고 밝혔다.

일반인이 주체가 되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이 중점적으로 봐줬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공연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연습부터 공연 당일까지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제작해 작품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결과만이 아닌 그 과정을 함께 봐 주셨으면 한다. 얼마나 테크닉이 뛰어난지 보다 얼마나 열정적인지를 중점적으로 봐 주시길 바란다. 일반인들이나 전문무용수나 감정표현은 같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현재의 관건이다. 감정표현을 잘 이끌어내려고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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