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선은 현재 가장 바쁜 뮤지컬 연출가로 꼽히는 젊은 연출가다. 최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와 음악극 ‘오픈 유어 아이즈’를 무대에 올렸다. 7월 6일에는 뮤지컬 ‘스페셜 레터’를 무대에 올린다. 그는 뮤지컬 ‘스페셜 레터’의 막이 내리기도 전에 오는 9월 뮤지컬 ‘햄릿’의 연출을 맡게 됐다. 그는 요즘 뮤지컬 '햄릿'의 음악 중 ‘Let's rise above this world'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율도 너무 좋지만, 가사가 정말 예쁘다”고 생기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 젊은 연출가다운 패기와 열정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더해가는 연출가 박인선을 만났다.

그는 최근에 하고 있는 뮤지컬 ‘스페셜 레터’에 대해 각별함을 드러냈다. 박인선은 “내가 맡은 작품 중 아끼지 않는 작품이 없다. 정말 다 아낀다. 그래도 한 가지를 꼽는다면 ‘스페셜 레터’다. 뮤지컬 ‘스페셜 레터’는 내가 처음으로 대학로에서 극작부터 연출까지 직접 하게 된 뮤지컬 작품이었다. 동료들과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도 정말 좋았다. 그렇게 시작한 작품이 지금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어서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박인선은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작품을 아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을 이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 대해 말하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1막 마지막에 나오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넘버를 좋아한다. 모든 곡이 다 좋지만 이 곡을 들으면 속이 후련해지면서 뒤의 2막도 기대하게 된다”고 답했다. 지금 공연 중인 음악극 ‘오픈 유어 아이즈’에 대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음악극 형태의 ‘오픈 유어 아이즈’는 연극에 주크박스 형식의 가요 몇 개가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나는 문제 없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원곡은 신나는 음악이다. 우리 공연에서는 반어적으로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하며 쓸쓸하게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뮤지컬 ‘스페셜 레터’를 비롯해 대학로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을 해 나가고 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현실을 겪어본 연출가 박인선이 생각한 한국 창작뮤지컬의 활성 방안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박인선은 “먼저 창작자들이 작업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겨야 한다. 현재는 능력 있는 사람은 많은데 기회를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나 ‘CJ 지원 사업’ 같은 것들이 많아져야 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공연을 만들 수 있는 인적 기반은 충분하다. 실질적 지원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에게 한국 창작뮤지컬의 밑거름이 돼야할 대학로의 공연 흐름의 문제점에 대해 묻자 “원래 연극을 먼저 했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계속 뮤지컬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대학로에서 연극이 80%고, 뮤지컬이 20%였다. 지금은 뒤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전보다 정극이 많이 줄었다. 관객들이 정극을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요즘엔 ‘로맨틱 코미디’는 ‘장사가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뮤지컬을 하는 이유도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금 공연계는 조급하게 작품을 기획하는 경향이 있다.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공연을 올린다. 작품을 좀 더 많이 준비해서 보여주고 싶다. 준비가 덜 된 작품을 본 관객들이 대학로 소극장을 보면 ‘대학로 공연은 그냥 그렇다’고 할 수도 있다. 창작자들이 소재나 스타일을 고민해야 한다. 관객들도 작품의 ‘워크샵’ 단계부터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소재의 공연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선은 “뮤지컬 연출자는 조정자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종합예술이다. 많은 스텝들이 있고, 배우들이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장르다. 그는 “연출가는 모든 스텝들과 배우들의 매력을 알고 있어야 한다. 각자의 매력과 능력을 잘 배치해서 가장 최적의 무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박인선은 지금도 몇 작품의 가사작업과 동시에 내년 봄에 발표할 신작을 쓰고 있다.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로 관객을 찾을 그의 작품들을 기다려본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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