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아트센터’는 지난 4월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부평아트센터’는 개관 당시 복합문화공간을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조경환 관장은 “공공극장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공공성과 합리성을 지켜 비용이 낭비되지 않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극장의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공공극장은 지역민과 소통하는 극장이 돼야 한다. 주어진 예산 내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욕구를 잘 판단해 기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영으로 지역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부평아트센터’의 조경환 관장을 인터뷰했다.

- "부평아트센터, 다채로운 공연으로 시민과의 거리감 줄였다"

‘부평아트센터’의 개관 1주년이 지났다. ‘부평아트센터’의 비전은 ‘모두 함께 나누는 예술 Art for everyone’이다. 소수의 특정한 1%의 관객이 아니라 지역민이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부평아트센터’는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 극장 내 공연도 중요하지만 야외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공극장은 모든 지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예술을 보여줘야 한다. ‘부평아트센터’는 무료로 ‘로비콘서트’와 ‘피크닉 콘서트’를 진행한다. 지역민이 소풍처럼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무료 공연을 하는 이유는 공공극장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 “자체 기획공연 6회 연속 매진 사례도 있다”

‘부평아트센터’ 홈페이지 회원만 해도 1만 명에 육박한다. 그만큼 시민들의 문화 욕구가 크다. 지난해 12월 13일부터 26일까지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만족하는지 묻는 질문에 6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프로그램 만족도에서도 70%가 만족을 느꼈다. 만족한 프로그램으로는 공연 54%, 축제 25%, 교육 11%, 전시 1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6월에 했던 '거리야 놀자!'와 6월부터 7월까지 5회에 걸쳐 진행한 '꿈꾸는 거리예술가'가 큰 호응을 얻었다. ‘부평아트센터’ 자체 기획공연이 6회 연속 매진된 사례도 있었다.
공공극장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세금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공공성’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두가 함께 나누는 예술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합리성’이다. 지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행사를 열어야 한다. 세 번째 불필요한 경비가 없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해서 경영성과를 거둬야 한다.

- “극장 규모가 아닌 감동으로 승부 걸었다”

‘부평아트센터’는 극장 자체가 깨끗하다. 직원들과 합의해서 극장이 문을 열 때부터 닫을 때 까지 정장을 입기로 했다. 공공극장으로서 깔끔함과 잃지 않는 미소로 관객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부평아트센터’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네 개 언어로 관내 방송을 한다. 소수의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것이다. 뮤지컬배우 김소현 씨가 출연했던 ‘스위트 세레나데’ 프로그램은 ‘부평아트센터’가 단독으로 진행했다. 특히 반응이 좋았던 공연은 금난새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지용의 협연이었다. 관객들이 즐겁게 보고 감동받을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 ‘부평아트센터’의 특징이다. 이것이 ‘부평아트센터’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 “문화 예술을 주민이 함께 소비한다는 것,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줘”

주민을 위해 ‘로비콘서트’, ‘거리야 놀자’, ‘피크닉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최근엔 ‘모래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거대한 돔을 만들어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번 여름은 ‘무아지경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부평아트센터에 있는 여러 공간을 활용해 사람들이 찾고 싶게 만들었다. 문화 예술을 지역민이 함께 소비한다는 것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준다.

‘부평아트센터’ 기획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대단하다. ‘조그만 불씨가 광야를 불태운다’는 말이 있다. 운영진으로서 관객이 늘어나는 걸 점점 느낀다. 부평아트센터의 모든 것을 개방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내 눈 앞의 무대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은 공연을 보고 부평아트센터를 돌아본다. 지금까지 1600명 정도가 다녀갔다. 수시로 개방중이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공연장의 무대 뒤에선 뭘 하는지 볼 수 있게 했다. 주민들에게 세금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 “주어진 예산 내에서 주민이 원하는 욕구를 반영”

공공극장은 지역민과 소통하는 극장이다. 지역민은 유명한 음악가나 연예인들의 공연을 원한다. 물론 예산적인 한계가 있다. 관객과 극장사이의 간극을 메우려면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예술은 감동이 없으면 존재가 없어진다. 돈을 많이 주고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지만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감동은 적다. 주어진 예산 내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욕구를 잘 판단해 기획해야 한다. 금난새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지용의 협연 그런 면에서 성공한 경우다. 차별화된 기획을 통해 지역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지금은 공공극장들이 자신들의 위치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스스로 한번 고민해 볼 때다.

- “처음 먹는 사과가 맛있는 법이다”

사람들은 공공극장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고 있다. 공공극장은 운영철학보다 운영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처음 먹는 사과가 맛있는 법이다. 사람들이 공연장에서 처음 먹는 사과를 개발하는 것이 극장운영주다. 신선한 공연을 제공해야 한다. 지금 당장 대중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를 볼 줄도 알아야 한다. 백년 앞을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에게 존재감 있는 극장은 무엇을 해도 인정받는다. 진정성 있게 접근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이미 알아챈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제는 좀 알겠다. 개인적인 욕심을 떨쳐야 한다.

극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이 다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인망과 도량’이다. 넓은 생각과 도덕적 양식을 가져야 한다. 두 번째는 ‘개인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남들 쉴 때 일하는 직업이다. 공정성을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용을 지키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체력’이다. 지속되는 업무량 때문에 지치기 마련이다. 체력과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창조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인 만큼 ‘탐구력과 아이템 개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성실함’이다. 성실함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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