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영은 창작뮤지컬 ‘남한산성’, ‘형제는 용감했다’, ‘피맛골연가’ 등의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다. 자신이 맡은 뮤지컬 작품의 전체 음악을 총괄하는 음악감독이기도 하다. 뮤지컬음악전문팀 TMM의 대표로도 활동한다. 최근엔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자문위원으로 참여중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김종욱찾기‘의 음악을 맡은 이력도 있다. 뮤지컬 ’피맛골연가‘로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작사작곡상을 수상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된 ’투란도트‘와 한류뮤지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늑대의유혹‘ 준비로 바쁜 장소영 음악감독을 만났다.
- 뮤지컬 ‘늑대의 유혹’ 음악은 기존에 있던 아이돌 음악을 사용한다. 힘들었던 점이 있었을 텐데?
뮤지컬 ‘늑대의유혹’에는 트렌디한 음악이 많이 나온다. 내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대중음악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 힘들었다. 오히려 객관적인 파악이 가능해서 장점이 된 면도 있다. 이 음악들을 낯설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음악을 어떻게 뮤지컬에 어색하지 않게 녹일 것인가였다.
- 오재익 연출가와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안무가와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의 호흡은 어떤가?
오재익 연출가는 작품의 그림을 잘 만드는 분이다. 배우들이 가장 멋있어 보이는 부분과 장면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너무 잘 표현해주신다.
- 오재익 연출가가 음악적으로 부탁한 부분이 있었나?
뮤지컬 ‘늑대의유혹’은 해외 시장을 겨낭한 작품이다. 뮤지컬 넘버도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던 곡들을 선정했다. 송승환 대표님이 아시아의 한류 팬들이 보면서 ‘이 곡이 이렇게 사용 되는구나’를 즐길 수 있게끔 해달라고 하셨다.
- 뮤지컬 ‘늑대의 유혹’의 음악적 색깔이 있다면?
뮤지컬 ‘늑대의유혹’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다양한 음악적 색깔이 들어간다. 관객들은 유행가를 그냥 그대로 듣기를 원할 때도 있고 드라마속에 녹아들어서 변형이 생기는 걸 원할 때도 있다. 기존의 곡들이 뮤지컬 장르 안에서 어색하지 않도록 만드는 기술이 필요했다. 나만의 노하우로 잘 버무리려고 했다.
- 장소영 음악감독만의 노하우가 무엇인가?
나만의 노하우보다 뮤지컬이란 장르의 독특한 구성을 말한 것이다. 뮤지컬 음악은 곡 하나하나에 드라마가 있다. 기존의 가사를 많이 바꾸지 않으면서 잘 어울리도록 만들려고 한다.
- 뮤지컬 음악 작업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주크박스는 이미 곡이 나와 있다. 그 상황에 딱 맞는 곡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뮤지컬 내의 상황과 맞는 가사나 리듬을 찾기가 어렵다. 창작은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멜로디이기 때문에 낯설어 한다. 이 낯설음을 어떻게 소화해 낼 지가 힘들다.
- ‘형제는 용감했다’, ‘피맛골연가’, ‘남한산성’ 등의 창작 작품을 했었다. 이번에 하는 ‘투란도트’와 ‘늑대의 유혹’도 창작 작품이다. 유독 창작 작품을 많이 하는데 이유가 있는지?
우리는 우리의 정서가 있다. 우리의 얘기를 우리 식으로 풀고 싶다. 가장 중요한건 언어 전달이다. 곡을 만든 다음에 내용을 붙이면 잘 안 된다. 곡을 쓰는 단계부터 우리말과 음악이 합쳐져야 한다. 라이선스는 작품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작곡가로도 활동하다보니 창작이 좋다. 앞으로 한국뮤지컬이 나가야 하는 방향도 창작이다. 예전의 한국영화가 별로 인기 없었을 때에도 좋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 덕분에 관객들이 지금은 한국 영화와 외국영화를 잘 구분하지 않고 보게 됐다. 뮤지컬도 그렇게 가야한다. 나도 한국 영화 붐 이전의 그들처럼 계속 창작을 하고자 한다.
- 창작 작품을 할 때 어떻게 영감을 얻나?
곡을 쓸 때는 그 캐릭터가 돼야 한다. 배우는 작품 속에서 딱 한 사람만 될 수 있다. 작곡가는 여러 사람의 입장에 빙의해 곡을 쓴다. 캐릭터의 상황에 완벽히 빠져들었을 때 음악이 나온다.
- 창작뮤지컬 활성화의 방안이 있다면?
많은 작가와 작곡가를 길러내는 수밖에 없다. 창작뮤지컬에 대한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들이 합쳐져야 창작뮤지컬이 클 수 있다. 지금은 배우에 따라 흥행코드가 달라진다. 앞으로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 해왔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다 애착이 간다. 굳이 꼽자면 가장 최근에 한 작품들이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최근에 하는 작품이 이전 작품보다 더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 자신의 곡 중 기억에 남는 곡은 무엇인가?
뮤지컬 ‘피맛골연가’의 ‘푸른 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를 좋아한다. 많은 분들이 ‘아침은 오지 않으리’를 알고 있고 좋아하신다. ‘푸른 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는 곡과 가사가 잘 어우러졌다. 주인공의 쓸쓸함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다. 곡과 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음악감독은 연출, 작가, 배우, 스텝 등 전체와 소통해야 한다. 음악감독으로서 좀 더 친화적이었으면 한다. 많은 의견들을 수렴하면서도 객관성과 확신을 갖고 일하고 싶다. 대중보다 너무 앞서지도 않고 너무 따라가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작품만 생각하고 잘 조율해 갈 수 있는 음악감독이 되고 싶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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