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이연경에게 무대는 꿈의 공간이다. 그녀는 “노래하는 것 말고는 단 한 번도 다른 인생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연경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녀가 말하는 좋은 뮤지컬 배우란, 노래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배우다. 전 경기도 하남시장 김황식이 뮤지컬 배우로서 살아가는 이연경의 꿈과 행복에 대해 물었다.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무대’를 인생의 축소판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대는 꿈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상상만 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3면이 둘러쌓여 있고 한 면이 뚫려있는 그 공간에서 그리는 대로 탄생되는 곳이 바로 ‘무대’죠.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상관없어요. 연습실에서 연습을 할 때도 연출가와 배우들이 대화하면서 무대를 더할 수도 있고 뺄 수도 있어요.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곳이 ‘무대’에요.

무대란 곳은 이룰 수 없던 것을 이룰 수도 있고, 이룰 수 있던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게 아닙니까
좋은 말씀이에요. ‘무대’는 곧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무대를 아끼지 않으면 배우로서는 생명력이 없어요.

무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뮤지컬 배우로서의 노력에는 테크닉적인 것보다 저만의 방법이 있어요. 악보를 보기 전에 가사를 따로 많이 읽어요. 가사를 두고 이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때까지 가사를 읽어요. 그 후에 노래를 부르면 멜로디의 흐름도 이해가 돼요. 가사를 알고 불러야 관객도 공감을 해요. 외국말은 한 단어 한 단어 번역을 해서 왜 이 노래를 왜 부르는지, 작곡가가 무슨 마음으로 이곡을 썼을 지를 생각하며 불러요.

뮤지컬 배우로서,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꿈꾸는 것은 무엇인가?
꿈이 계속 바뀌어요.

꿈이 유효하다는 증거입니다.

노래 말고 다른 길을 생각한 적 있나?
없어요. 단 한 번도요. 언어를 배우는 걸 좋아하는데 언어도 결국 소리로 내니까 노래와 연관돼요. 다른 나라 언어를 잘 하면 소화할 수 있는 음악과 장르도 늘어나고요. 원래는 아버지가 동시통역사가 되길 바라셨는데요. 제가 언어를 좋아한 것도 결국은 노래였어요. 팝송을 좋아했거든요(웃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얼마 전 누군가 뮤지컬 배우로 계속 서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노래를 계속 하고 싶다고 했어요. 뮤지컬 배우이자, 음악인으로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요즘 아이돌가수들은 퍼포먼스가 중심이잖아요.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를 보면서 생각해요. ‘저게 정말 가수구나’하고요. 진짜 음악을 보여주는 가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그런 진짜 음악을 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재즈분야든 뮤지컬 분야든 자기 색깔이 분명한 음악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뮤지컬을 시작하는 배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뮤지컬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면 방법론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말을 할 거에요. 노래도 잘 해야 하고, 춤도 잘 춰야 하고, 연기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요. 그런데 저는 ‘즐길 수 있으면 해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건 어떤 분야이든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저는 노래하는 게 좋아서 뮤지컬을 시작한 거예요. 어린 친구들에게 정말 좋아하면 몸 던져서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좋아해야 잘 할 수 있는 거고 계속 끈질기게 매달릴 수 있는 거예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아야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것은 안 하는 성격이에요.

좌우명이나 철학이 있는지?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너무 행복을 갈망하는 것도 불행해진다’. 불행이 있기 때문에 행복이 돋보인다는 거죠. 현재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에요.

저도 이 상태로 죽을 때까지 살 수 있다면 가장 좋겠습니다.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하루가 24시간인데 8시간을 자는 때 쓴다고 하고, 남은 16시간 중에서 3분의 1을 어디에 쓰는 줄 아십니까? 먹는 걸로 씁니다. 뭐먹을까 하면서 만들고, 또 먹고. 먹는 것 빼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남습니다. 때가 돼서 밥을 먹는 것만큼 소박한 행복이 없습니다. 산해진미가 필요없습니다. 사흘만 굶어보면 압니다. 빵조각 하나 먹고 싶고, 밥 한술이 간절해지는 겁니다. 행복은 자기 자신의 작은 만족을 스스로 느낄 때 옵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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