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떨어지는 롤러코스터에 심장이 뛴다. 오르락내리락 찌릿하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는다. 공포스럽지만 흥분됨, 스릴. 롤러코스터만의 모순적인 매력이 발산된다. 그 매력은 긴 줄의 지루함도 참아낸다. 여기, 그 롤러코스터의 흥분됨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겠다는 배우 전아민이 있다. 그는 뮤지컬 ‘그리스’에서 6년 동안 ‘소니’로, 뮤지컬 ‘젊음의 행진’에서는 5년째 퀸카 상남 역으로 뮤지컬 팬들을 사로잡더니,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드라마 ‘드림하이’에 까지 진출해 대중들에게까지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주연 역할을 다시 제안 받아도 “내가 만들고”, “숨 쉬었던 배역”이기에 내놓을 수 없다는 배우 전아민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무대에서 봤던 전아민이 아니다. 큰 키, 건강한 체격의 남자임에도 뮤지컬 ‘젊음의 행진’에서 ‘퀸카’ 역을 제대로 해내던 그가 아니던가. 조용조용 말하며 내성적인 성격은 의외다. 거기다 작품이 없을 때는 “집에서 가만히”있고, 한가할 때 하는 일은 “시집 읽기”란다. 그가 어디 아픈건 아닐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또 무대에서 봤던 그는 어디로 갔을까.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저 처음 보면 이미지가 많이 다르신가 봐요. 시집은 똑같은 글이지만 매일매일 기분에 따라 달라요. 지은이와 다른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감성을 키우는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이런 그의 모습에 놀라는 이유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이상남’ 역할이 크다. 무대에서 그는 대단한 끼로 주연보다 많은 주목을 받는다. 시크하면서도 도도한 여고 퀸카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관객들의 모든 시선을 사로잡는다. 초연부터 지금까지 ‘이상남’하면 ‘전아민’외에는 아무도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 전아민은 내성적이지만 ‘배우’ 전아민은 꽤 적극적이다. 초연 당시 ‘효성여고 퀸카’라는 설명 밖에 없던 상남이를 끊임없이 철저하게 공부해 매력적인 마스코트로 만들어냈다. 

“작품에 있어서는 욕심을 좀 내는 편이에요. 작품에 이런 건 어떨까, 연출가님께 적극적으로 제안도 하는 편이고요. 이상남 역할이 주변에서 여고를 다니지 않았다면 이해하지 못할 캐릭터라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여고생활 하던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연구도 했어요. 책상에 앉아있을 때조차 어떻게 하면 여자라인으로 보일까, 고민도 하고요.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많은 생각을 해요.”

앵콜 공연부터 시작된 핑계걸 역할 역시 그의 아이디어로 진행돼 소위 ‘대박’을 친 경우다. 그는 어렸을 때 핑계걸을 정말 좋아해 핑계가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넘버로 구성되자마자 연출가에게 제안했다. 그리고 당시 핑계걸이었던 “김송 선배님의 연락처도 구해서 여러 조언을 받아”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 이후 핑계걸은 배우 전아민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줬다. “송이 누나랑은 그 인연으로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공연도 정말 많이 보러와 주시고요. 한 번은 송이누나가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공연 보면서 잊고 살았던 삶이 생각나서 참 고맙다고 하시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그 문자를 보자마자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감사해서요.” 이야기를 하던 전아민의 눈이 다시 한 번 촉촉해졌다. “이럴 때 배우하는 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요. 관객 분들이 공연보시면서 ‘깔깔’대고 웃으실 때가 있어요. 웃을 일 없고 힘든 일이 많은 세상이잖아요. 그런데 내가 2시간동안 누군가 웃길 수 있고,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참 감사하고 행복하죠.” 관객이 ‘웃어줘서’ 감사하다는 배우 전아민의 그 ‘진심’이 참 고맙다.

사람을 향으로 기억하는 버릇이 있다는 전아민에게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개운한 향, 빨래를 하고 나면 맡을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추억의 가요들이 넘버로 많이 삽입됐어요. 노래들었을 때,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따라부르시는 관객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좋은 향을 맡을 수 있고, 정말 즐겁게 2시간 보내실 수 있을거예요. 기대해주시고 많이 보러 와주세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오는 6월 26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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