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은 아이돌 스타의 사생활을 알고 싶어 하면서도 보고 싶지 않아한다. 숨겨줬으면 좋겠다. 팬들을 위해서 혹은 인기를 유지하고 싶어서 등의 핑계라도 괜찮다. 특히 그들의 여자친구, 남자친구가 공개되는 일이라면 절대로! 그것이 정말 고귀하고 빛나는 사랑이라 할지라도 가져서는 안 될 감정 따위로 치부되기 쉽다. 뮤지컬 ‘온에어Live’의 아이돌 스타 시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랑을 했을 뿐이다. 연인을 지켜주고 싶었고 달달한 사랑을 주고받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시현은 술 취한 아저씨를 만나 기획사의 음모에 휩싸이고 대중들에게 버려진다.

뮤지컬 ‘온에어Live’는 사랑 때문에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던 아이돌 스타를 소재로 그의 새로운 사랑 이야기를 발랄하게 담아낸다. 극의 초점은 아이돌 스타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상큼한’ 사랑에 맞춰진다. 아이돌 스타의 이별과 아픔은 단순하게 극의 소재와 새로운 사랑의 시발점 역할에만 그치면서 극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상큼하고 가볍게 유지된다. 관람객들은 극을 보면서 깊이 있는 의미를 생각하거나 이별의 슬픔이나 갈등 때문에 진지해질 필요가 전혀 없다. 단순하게 그들이 펼쳐내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따라 웃고 박수치다 보면 러닝 타임이 지나간다.

작품은 소극장 뮤지컬의 기본공식처럼 돼버린 멀티맨과 멀티걸을 활용해 관객과의 소통도 효과적으로 해내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한껏 뽐낸다.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소극장 뮤지컬에서 뮤지컬 ‘온에어Live’는 ‘라디오 방송’을 콘셉트로 많은 시간을 관객의 사연과 생각을 듣는데 할애한다. 특히 공연 시작 전 으레 나오는 핸드폰을 꺼달라는 안내 방송도 공연 중 문자를 보내달라는 메시지로 대신한다. 작품은 관객과의 소통을 작정한 듯하다. 이 소통은 생각지도 못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신나게도 하지만 반면에 참을 수 없는 어색함도 낳을 수 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말자. 일 초가 한 시간 같은 그 어색한 기류가 공연장을 덮을 때 마다 멀티맨과 멀티걸이 풍성하게 책임진다. 이러한 구성 때문에 작품은 주인공 보다 멀티맨과 멀티걸이 훨씬 돋보인다.

뮤지컬 ‘온에어Live’는 모든 작품의 넘버를 가요로 구성하고 밴드 전체를 무대 위에 올렸다. 극 내내 뮤지컬이라는 느낌보다는 콘서트 혹은 공개방송의 느낌을 준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부분 배역에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연예인을 캐스팅한 것과 손을 많이 쓰는 안무에서 극대화된다. 뮤지컬을 노래와 연기로 감정을 전달하는 낯선 장르로 느끼는 관객들에게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작품은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고 했던가! 극, 연기, 노래가 모두 너무 가벼워 작품에 몰입할 수 없던 점이 아쉽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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