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호, 그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안무가다. 국수호 안무가의 작품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의 새로운 도전과 방대한 스케일에 놀란다. 국수호의 대표적인 작품 ‘명성황후’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춤극으로 만든 것이다. “16년 전 ‘명성황후’를 만들었어요. ‘명성황후’를 만든 1994년이 명성황후 시해사건 100주기가 되는 해였어요. 춤 작가로서 그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18세기 국가적인 죽음,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담은 그의 작품 ‘명성황후’가 지난 11월 30일 ‘2010대한민국무용대상’에서 경연부문 대상을 받았다.

명성황후를 기리다

“상을 받을 거라 예상치 못했어요. 상에 연연해 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완성도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자했지 상에 욕심내지는 않았어요. 또 공로상이 아니라 작품으로 상을 받아 더 의미 있고 무엇보다 무용가들이 뽑아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는 시상식 당시 고 송범 선생님께서 자신에게 들려주신 “100번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라!”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전했다. 송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국수호 안무가는 작품을 올릴 때마다 늘 새로운 시도와 도전정신을 가지고 작품을 창작하고 있었다.

국수호 안무가는 창작을 할 때 그때의 느낌이나 감정보다는 좀 더 거시적이고 넓은 관점에서 안무를 창작했다. “작품을 만들 때 국가관, 사회관, 인간 삶의 기본적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것을 작품에 녹여내죠. ‘명성황후’의 경우 왕과 왕비로서의 국가관, 그 당시 국민적 정서를 담았어요. 격변하는 세계사 속에서 당시 한국을 그리며 한국근대사의 비극을 작품으로 만들었죠.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민족적으로 단합하게 된 계기이자 민족의 혼이 되살아나게 한 가슴 아픈 사건이에요.”

도전은 창작정신의 기본

그는 ‘명성황후’에서는 레퀴엠과 종묘제례악의 만남을, 사도에서는 2대의 피아노만 가지고 작품을 이끌어 간 것 등 새로운 작품을 많이 해왔다. “전 초현실적인 작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음악을 보고, 춤을 듣는 등 새로운 시도의 작품을 하고 싶어요. 뮤지컬처럼 춤과 노래가 있는 공연, 춤을 추는 주인공과 노래하는 주인공 등 따로 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도전은 창작정신의 기본이에요. 새로운 영역을 열고 분야를 이끌어 가는 중심이 되어야죠.”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는 단순히 안무를 창작하는 것을 너머 사회 그리고 문화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사회는 급변하고 있어요. 예술의 형식 역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죠. 급변하는 사회일수록 춤, 음악, 문학 등 기초 문화가 단단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고 사회적인 시선도 중요해요. ‘무용 그까짓 거’ 이런 사회적인 냉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의 문화를 사장하는 오류를 범하는 행위에요. 문화를 보존하는 차원에서 순수 예술 등 기초가 되는 학문을 철저히 가르쳐야 혼란스러운 사회를 잘 버틸 수 있어요.”

그 역시 무용을 이끌어가고자 국수호 디딤무용단을 꾸려가고 있다. “디딤무용단을 잘 꾸려 나가고 싶어요. 문화는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올곧은 작가를 발굴해 키워나가는 사회적 제도가 필요해요. 무용인 자체로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역시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보다는 무용의 앞날을 더 염려하는 국수호 안무가는 자신의 노력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길 바랐다. 그의 바람처럼 영혼을 실어 춤을 추는 안무가들이 더욱 늘어났으면 하고 바래본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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