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부부들의 잇따른 가입으로 화제가된 제대혈. 하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제대혈’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해 태어나는 아기들은 약 40만 명. 그들 중 단 5~6%만이 제대혈에 가입돼있다. ‘제대혈’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제대혈 은행인 셀트리의 오원일 연구소장을 만났다. 그는 “최근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가 보고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들의 제대혈 보관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대혈이란 분만 시 태반과 탯줄에 포함돼있는 혈액을 뜻한다. 이 혈액 속에는 골수와 마찬가지로 혈액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를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녹여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제대혈의 치료적 가능성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도, 제대혈 은행이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한 건 2000년 즈음이다. 셀트리 역시 그 때 설립됐다. 셀트리는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회사이자 동시에 가장 많은 제대혈 이식 건수를 자랑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오원일 연구소장은 “셀트리는 제대혈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갖고 있는 회사다. 국내 제대혈 이식 건수는 총 600여 건. 그 중 80%인 400여 건을 셀트리에서 진행했다. 이는 보관했던 제대혈을 실제 녹이고 얼리는 과정을 포함하는 우리의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는 뜻이다”라고 전했다. 셀트리는 이외에도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제대혈 치료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치료에 쓰여 졌다. 재생불량성 빈혈, 각종 암 등 골수 이식을 사용하는 모든 치료는 제대혈로 치료가 가능하다. 골수는 조직적합성항원(HLA) 6개가 모두 일치해야 이식이 가능하지만 제대혈은 3개 이상만 일치해도 이식이 가능하다. 부모형제 등 가족에의 활용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 이 같은 제대혈 관련 가시적 성과들이 늘어나면서 제대혈의 유용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원일 연구소장은 “앞으로 5년 내에 제대혈 보관이 전체 출산율의 10~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식에 사용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보관 욕구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제대혈 가격은 15~20년 보관 시기에 100만원에서 200만 원선이다. 오원일 연구소장은 “가격이 10년 전과 거의 비슷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1만 5천불 선에서 가격이 책정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의 10분의 1수준. 오원일 연구소장은 “가격에 물가상승률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 제대혈 시장이 이제야 정리되는 분위기다. 추가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기존 업체와 업체 간의 경쟁이 심해진 부분들이 있다. 출혈 경쟁이라고 할까. 무리한 가격 덤핑으로 인해 제대혈 가격이 현실화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가장 많이 찾는 상품 역시 15년 보관이다. 소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병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난치병이나 만성질환 등에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노블레스라는 평생보관 상품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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