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히로시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파파 타라후마라는 폭넓은 국제활동, 극적인 요소와 춤의 움직임, 그리고 무대장치와의 독특한 접목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단체명은 멕시코 산간 타라후마라 인디언 족의 거주지, 즉 ‘타라후마라의 땅’이란 뜻으로 현대사회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타라후마라 문화에 대한 경외심에서 비롯됐다. 2008부터 2010년까지 3년간에 걸쳐 진행된 국제 합작 ‘스위프트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인 ‘조너선 스위프트의 여인들’은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인간의 실존적 문제에 회의적이면서도 위트 넘치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의 삶에 환상이라는 요소를 더한 댄스코미디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한국무용수들과 빛나는 감수성의 현대음악 작곡가 최우정이 제작에 참여했다. 다음은 안무를 맡은 코이케 히로시의 인터뷰 내용이다.

Q 2005년 관객의 큰 호응을 받은 작품 ‘배를 보다’ 이후 5년 만에 다시 시댄스를 방문하는데 감회가 어떤가?
 
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다시 찾게 되어 정말 기쁘다. 한국은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양국의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종종 간과하고는 한다.  나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협력을 더 장려해야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Q ‘스위프트 프로젝트’는 2008년 파파 타라후라마 단원을 중심으로 작업한 ‘걸리버와 스위프트 (Gulliver & Swift)’, 2009년 인도네시아 예술가를 중심으로 작업한 ‘가리바바의 이상한 나라 (Garibaba’s Strange World)’, 올해는 한국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한 마지막 작품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전 작품들과 올해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이번 작업은 스위프트와 그의 엄마와 유모를 포함한 그를 둘러싼 여인들에 초점을 두었으며, 그들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묘사해냈다. ‘걸리버와 스위프트’에서 나는 J.스위프트의 일생을 이야기했고, ‘가리바바의 이상한 나라’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인생에서 에피소드와 그의 문학작품 ‘걸리버 여행기’의 이야기를 결합한 것이었다. 그 두 작품은 모두 매우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이었으나 이번에는 단순한 무대와 작은 규모의 소품들로 구성했고 일본인 무용수 2명과 한국인 무용수 3명만 출연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물들 각각의 특성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Q ‘스위프트 프로젝트’는 3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다국적 합작 프로젝트인데 처음 이 작업을 계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다국적 예술가들과 작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조너선 스위프트. 그는 세상을 역설적으로 인지하고 또 그것을 그러한 역설로 증명해내는 아주 기이한 사람이다. 내가 처음 내 작품의 모티브로서 그에게 끌렸던 것이 벌써 30년이나 되었다. 4년 전, 내 아이디어를 무대에서 구현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난 그의 캐릭터가 매우 다각적인 것이어서 그것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그의 작품들, 특히 ‘걸리버와 스위프트’를 통해서 ‘문화적 차이’ 가 스위프트에게 굉장히 큰 화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파 타라후마라에게도 ‘문화적 차이’가 큰 화두이듯.. 그것이 내가 다국적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이다.

Q 한일 간 거리상으로도 쉽지 않은 작업인데 한국 예술가들과의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연습, 의상, 무대 등등) 또 한국 예술가들과는 어떻게 접촉 했나? 또 그들을 선택한 이유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제대로 된 카운터파트를 찾는 일이었다. 파트너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프로젝트는 명백하게 실패로 돌아간다. 물론 서로의 문화적, 신체적 차이를 마주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지만, 또한 우리에겐 서로의 관계와 작업을 지지할 수 있는 카운터파트가 필요하다.  LIG아트홀의 조성주 예술감독이 우리와의 합작에 흥미를 표현했을 때 난 LIG가 나와 맞는 파트너라는 것을 알았고, 이것이 내가 한국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중 하나였다. 8년 전 CID 한국본부와 함께 ‘갑판 위의 새들(Birds on Board)’을 만들었을 때 난 고난도의 기술과 강한 정신력을 가진 한국 아티스트들을 만났었다. 그 이후로 난 그런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을 바라왔고, 결국 나의 오랜 염원이 이번 기회에 실현되어 정말 기쁘다.
 
Q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작업활동에 영향을 받은 인물이 있는지?  (예술장르 및 사상 안무적 테크닉 등 다방면에서)
 
영감은 어느 순간 갑자기 다가오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로부터 왔다고 정확히 이야기하긴 어렵다. 특정한 어떤 인물로부터가 아니라, 내가 만나 온 모든 사람들로부터 난 영향을 받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특히 나는 피카소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삶의 방식과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매우 좋아한다. 
 
Q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는데 어떻게 안무가가 되었나?
처음 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건 나에게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특별히 안무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내가 춤을 시작하게 된 시점은 아마 무도를 했을 때였을 것이다. 내 움직임은 무술의 움직임에서 기인한 것이다.
 
Q 앞으로 다뤄보거나 시도하고픈 작품이 있나?
 
나에겐 앞으로의 작품들에 대한 많은 이미지들이 있다. 특히 내년에는 파파 타라후마라를 설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고 난 “몸” 에 초점을 둔 작품 창작을 계획하고 있다. 작품명은 피와 뼈를 의미하는 ‘B&B’ 이다.
 
Q 시댄스에서 작품을 만날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놓치지 마세요!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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