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역 5분 거리에 위치한 남뮤지컬아카데미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열정 있는 지망생들의 집합소다. 21세기 한국 뮤지컬계를 이끌어갈 이들이 바로 이곳에 있다. 현재 다수의 학생들이 남뮤지컬아카데미를 거쳐 갔다. 또한 그간 조승우, 오만석, 황정민, 소유진 등의 제자들을 양성하며 뮤지컬계의 역사로 자리매김한 남경읍 원장의 남다른 소신과 가르침으로 더욱 관심이 조명된다. 남뮤지컬아카데미는 기초부터 강도 높은 훈련까지 여러 장르를 모두 소화하며 인성을 고루 갖춘 조화로운 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창은 처음 보는 가락악보를 보고 음을 소리 내는 것을 말한다. 기초가 없이는 탄탄한 성을 쌓을 수 없듯 시창은 음악에 있어 초석으로 통한다. 시창을 지도하는 남뮤지컬아카데미 강사 김은혜를 만나 시창에 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남뮤지컬 아카데미의 오디션 보컬(시창)을 맡게 되신 계기는?

전 보컬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남경읍 선생님께서 시창의 중요성을 먼저 아시고 제게 먼저 의뢰해 주셨죠. 대학 때부터 시창 교육을 해왔어요. 시창과 악보를 볼 줄 아는 것은 오디션에서, 또 배우로써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시창 수업은 학생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해줄 수 있는 시간입니다.

Q. 수업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기초 음악의 전반적인 것들을 공부해요. 악보를 볼 수 있는 능력, 계명창(階名唱), 음 분석 후 가창 등 학생들의 능력에 따라 단계별로 가르치죠. 요즘 가장 기초적인 부분들은 모르고 가창 능력만 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AR 그대로를 따라하면 된다고 믿죠. 음악계에서 악보 볼 줄 모르는 것은 문맹자와도 같아요. 저는 농담으로 학생들에게 야생들이라고 부르기도 해요(웃음). 제 수업은 이런 것들을 바로 깨우치죠.

Q. 오디션 보컬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자신이 잘 이해하고 자신있게 마음으로 불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 ‘내 자신을 위한 노래를 하고 있느냐’, ‘내가 감동했느냐’가 먼저라는 얘기죠. 그러면 긴장감은 절반으로 줄어들어요. 이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는가’와도 상통해요. 실제로 오디션을 본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어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녹음이에요. 거울처럼 자신의 능력을 비춰보고, 채찍질 할 수 있죠.

Q. 레슨 분위기는 어떤가요?

레슨 분위기는 재밌어요. 한 명씩 아는 것을 칠판에 쓰는 형식으로 진행해요. 시험 보는 느낌은 아니고요. 학생들끼리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아는 것을 서로 공유, 습득하는 거죠. 이것이 머릿속에 오래 남아요.

Q. 시창의 중요성은?

시창과 이론에 거부감 느끼는 이들이 있어요. 이론적이고 정형화된 것들을 강조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 역시 그랬거든요. 학생 시절에 클래식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어요. 학생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죠. 그래서 제 수업도 경직성에 많이 벗어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저는 16분 음표를 표현할 때, 이모티콘 ㅋ로 학생들에게 설명해주거든요. 그럼 훨씬 쉽게 기억하죠. 또, 계란이나 화살, 랩을 예를 들어 얘기하기도 해요.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빗대어 설명하면 효과가 좋아요. 실제로 학생들이 그렇게 몸에 익혀진 감각들이 현장에서 기억난다고 하죠.

Q. 가장 보람됐을 때는 언제인가요?

저는 사소한 것에 보람을 느껴요. 제가 설명한 것들을 학생들이 터득하고 깨달았다며 고백할 때 최고로 뿌듯하죠. 이것들이 자양분이 되면 그게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Q. 좋아하는 뮤지컬은 무언가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가장 좋아해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넘버들은 제 수업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시창 할 수 있는 표현성 짙은 부분들이 많아요. 저는 학생들에게 “우리를 위한 작품”이라고 말해요.

Q.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저는 학생들에게 절대 음이 틀렸거나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 않아요.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로 인정해주려 하죠. 뮤지컬은 감정이나 캐릭터에 몰입 할 수 있어야 하는 장르에요. 경험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죠. 그래서 조금 부족하더라도 능력 자체를 부정하지 않아요. 오히려 왕관을 품은 자 같이 대하죠. 하지만 목표달성에 따르는 무게 역시 버텨내야 한다고 늘 충고하고 있어요. 여기에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죠.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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