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는 빈틈없이 가득 차 있다. 극에 대한 소개를 꾹꾹 놀러 담았다. 어딜 봐야 할지 선뜻 눈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 보잉보잉 1탄이다. 밑에 달린 태그 안에 ‘국가대표 장수코믹극!’이라고 쓰여있다. 포스터를 알차게 꽉꽉 채운 포스터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60만 관객을 기절시킨 웃음 핵폭탄!! 8년째 장기 흥행 대기록’라는 문구를 내세워 관객 검증을 마친 볼만한 연극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넘치는 콘텐츠로 발 디딜 틈 없는 포스터에는 조그마한 비행기 그림까지 떠돈다. 이 비행기는 극 속 세 명의 스튜어디스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슬쩍 흘린다. 극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오직 공연이 재밌으며 많은 관객으로부터 사랑받은 연극이라는 것만 강조한다. 이미 8년째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느니 의심 없이 그냥 보라는 거다. 포스터에는 공연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쳐난다.

연극 ‘보잉보잉’은 세 명의 스튜어디스를 만나고 있는 바람둥이 성기와 순박한 시골청년 순성의 각기 다른 사랑법을 보여준다. 시간대별로 세 명의 여자를 관리하는 성기,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성기의 시간표가 엉키게 되고 급기야 세 연인이 모두 성기의 집에 오게 된다. 과연 성기는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할까?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 성기와 순수 매력남 순성의 모습이 관객으로 하여금 긴장감과 웃음을 유발한다.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를 거부하는 이 연극은 바람둥이 성기와 순정남 순성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더불어 연인의 바람기를 잠재우고 싶다면 연극 ‘보잉보잉’을 보면 좋을 터이다. 남 일 같지 않은 이야기에 등줄기에서 땀이 날 것이다. 하나의 사랑만 하기도 벅찬 순성과 하나의 사랑만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성기의 모습이 관객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연극 ‘보잉보잉’은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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