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인기작 ‘최종 면접’을 제작한 극단 주변인들이 연극 ‘미친 거래’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증권맨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현대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전작 ‘최종 면접’은 면접을 통과하며 서로 속이고 물어뜯는 모습을 나타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작품 역시 대기업의 생리와 직장인들의 경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최종 면접’의 연장선상에 있다.
연극 ‘미친 거래’의 무대는 커다란 큐브처럼 보이는 사무실에 무수히 많은 컴퓨터와 주식 차트로 꾸며진다. 이는 단조롭고 틀에 박힌, 그리고 숨 막히는 현대 사회의 풍경을 압축적으로 관객에게 제시한다. 연극의 흐름은 영화적 구성을 사용해 18개의 장면으로 나뉜다. 이 장면들은 암전과 조명을 번갈아 이용함으로써 시간을 건너뛰며 사건을 보여준다.
이로써 스피디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 속 사람들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또한 베테랑 배우들의 힘 있는 연기와 신선한 무대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가벼운 로맨스와 코미디가 난무하는 대학로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연극 ‘미친 거래’는 지난해 영국 초연작인 ‘Roaring Trade’의 한국 초연 작품이다. 원제를 직역하면 ‘미친 듯이 울부짖는 거래’ 정도로 해석된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은 무한 경쟁에 돌입한 현재 사회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증권맨들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가장 가까이 있는 동료를 서슴없이 속이고 이용한다.
경쟁 사회 속에서 죽어가는 인간성을 보여주는데 주력할 연극 ‘미친 거래’는 이 시대에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하는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 돈에 팔려 다니는 현대인의 영혼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 작품은 오는 9월 9일부터 10월 3일까지 아리랑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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