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하는 엄이사의 2010 기획시리즈 연극 ‘이해할 수 없는 너와 나를, 묶다’가 공연된다. 이는 ‘단편영화, 연극과 눈 맞다!’라는 이름 아래 세계 거장 감독의 단편영화를 연극 무대화한 공연이다. 관계자는 “대중들이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단편영화들을 선정, 작품이 가진 독창적 기법과 감수성을 그대로 끌어내는 동시에 연극만의 미학으로 재창조해 선보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연될 작품은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단편영화 ‘커튼레이저(A Curtain raiser, 2006)’와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 ‘언두(Undo, 1994)’다. 공연관계자는 “괴물이 된 우리에게 ‘묶다’는 다르고도 같은 두 가지 이야기를 전한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사랑을 묶으려는 여자(언두), 꽁꽁 묶어 사랑을 풀어버리는 남자(커튼레이저)가 그것이다”라며 “묶고 풀기를 반복하는 사랑의 이중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강소희는 “단편영화는 제한적인 시간, 극소의 장면만으로 대중에게 주제를 전달하기 때문에 대규모 공연이나 장편영화에서 얻는 감동과는 차별된 매력을 갖고 있다. 절제된 무게감과 밀도감, 감독만의 독특한 미장센이야말로 단편영화가 주는 특별함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이라는 대중적 코드를 다양함과 특별함이 있는 단편영화와 만나게 해주겠다는 것이 이번 작업의 큰 목표다”라고 전했다.

사랑할 때 숨기고 싶은 인간의 두 얼굴을 무대 위로 끌어내는 ‘이해할 수 없는 너와 나를, 묶다’는 8월 6일부터 15일까지 씨어터제로에서 공연된다.

▶ 프랑소와 오종 (Francois Ozon), 커튼레이저
프랑스 영화계의 악동이자 천재감독으로 불리는 프랑소와 오종은 프랑스에서 작가의 전통을 잇고 있는 유일한 씨네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영화감독 티에리주스는 “오종의 영화는 치기어린 욕망, 오만, 유머, 밝음, 솔직함, 우아함, 시적감성 등의 조합이다. 그동안 프랑스 영화계에서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단편으로 영화계에 입문하자마자 그의 영화들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세계 유수 영화제들에서 주요 상들을 휩쓸었다.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해 깐느영화제, 로카르노영화제 등에 노미네이트되며 상을 받았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영화 ‘질실 혹은 대담’, ‘스위밍 풀’, ‘8명의 여인들’, ‘커튼레이저’, ‘엔젤’, ‘레퓨지’ 등이 있다.

이번에 공연될 ‘커튼레이저’는 ‘앙리 드 몽떼를랑’의 개막극인 ‘이해할 수 없는 남자(un incompris)’를 원작으로 만든 단편영화다.

▶ 이와이 슈운지(Shunji Iwai), 언두
‘이와이 월드’를 구축한 감독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 ‘언두’는 그의 첫 필름작품으로, 1995년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분에 출품돼 넷팩상을 수상했다. 이어 95년 두 번째 작품 ‘러브레터’로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기억과 사랑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완벽히 조합해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21세기를 이어갈 신세대 영화감독으로 입지를 굳혔다.

96년 영화 ‘피크닉’은 베를린신문 독자위원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이와이 월드’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를 발표, 스타감독으로 군림했다. 그의 주요작품으로는 ‘고스트 스프,’, ‘언두’, ‘러브레터’, ‘피크닉’,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4월 이야기’, ‘릴리슈슈의 모든 것’, ‘하나와 앨리스’ 등이 있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