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를 잊게 해줄 그림들이 압구정동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 갤러리를 가득 메웠다. 이는 이름 모를 꽃들을 모아놓은 꽃다발을 자주 드린다는 김경희 작가의 작품들이다. 오는 7월 10일까지 열리는 ‘김경희 초대전’에는 구체적인 대상을 그대로 그려놓은 작품들 보단 일부는 사라지게하고 일부는 남겨, 전체를 상상하게 만드는 작품이 전시 돼 눈길을 끈다.

밝은 색채, 강한 콘크리트는 넓은 면 사이에 얼핏얼핏 보이는 꽃이나 작은 열매와 함께 작가의 내면을 잘 드러낸다. 김경희 작가의 추상은 비어있는 공간처럼 단색 면과 작은 면으로 구성, 가운데에는 작은 물감들이 엉켜 꽃의 형상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작은 색상들은 꽃다발처럼 무리지어 흐른다. 또 배경을 세로로 분할하여 가운데 작은 색들을 구성한 그녀의 작품들은 의도적인 공간을 이루며, 그림 안에 또 다른 그림을 놓은 것 같은 깊은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김경희 작가는 외향적인 성격에서 점차 내면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물이나 정물을 그리고 있지만 형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대상에 작가의 감정을 이입하는 방식에서 표현적인 방식으로 전향하는 과정이다. 인물이나 정물을 계속 그리다 보면 거의 양식적으로 패턴화 되기 마련.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러한 정체를 벗어나고자 하는 김경희 작가의 노력을 볼 수 있다.

윤당아트홀 갤러리는 김경희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면서부터 전체적으로 밝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녀의 작품에는 무언가를 만들려는 강력한 의도보다 순수한 감성이 생생하게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김경희 초대전’은 윤당아트홀에서 전시된다.

글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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