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도 경제 불황의 그늘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에 연극, 뮤지컬 등 공연계는 예년에 비해 대형 신작보다 중소형 작품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는 상태다. 그 중에서도 단 2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2인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극장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의 호흡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공연 밀도가 극대화되는 2인극이 만나며 공연계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올해도 성공한 2인극, ‘웃음의 대학’과 ‘쓰릴미’

요즘 대학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극 중 하나는 ‘웃음의 대학’이다. 연극 ‘웃음의 대학’은 웃음을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과 웃음을 사수해야하는 작가, 두 남자의 웃음을 건 한판승부를 다룬다. 검열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두 캐릭터의 교감만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넘치는 위트와 유머가 이 작품의 매력. 서로 다른 두 인물들의 충돌과 재치는 100분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올 3월부터는 대학로 오픈런 공연과 동시에 강남에서도 공연 중이다.

뮤지컬 2인극의 히트작은 단연 ‘쓰릴미’다. 많은 제작사들이 불황의 고충을 털어놓는 가운데 2인극은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형식이다. 동성애와 유괴살인이라는 자극적 소재를 다룬 이 작품은 ‘그’와 ‘나’라는 두 인물로만 이뤄진다. 이들에 대한 묘사가 90분의 공연시간 내내 이어지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캐릭터의 매력과 탄탄한 구성력, 관객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품의 흥행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스타 배우들을 줄줄이 배출, 국내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다양한 캐스팅으로 구성돼 있어 여러 팀의 호흡을 비교해보는 것은 뮤지컬 ‘쓰릴미’만의 또 다른 재미다.

▶ 2인극의 새로운 활기,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2인극은 모 아니면 도다. 탄탄하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 두 배우들의 호연과 호흡이 어우러지지 않으면 좀처럼 인정받기가 어렵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2인극의 또 다른 활기를 불어넣을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가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해 공연관계자는 “관객을 흡입하기에 좋은 코믹이나 스릴러가 아닌, 서정적 드라마 2인극이다”며 “우정과 성공을 위해 각자가 치러야 하는 대가들, 그리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 내리게 되는 선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객들의 마음속에 짙은 여운을 남기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티켓 오픈 첫날 절반가량의 판매량을 보이며 공연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또한 최고의 배우 류정한, 이석준, 신성록, 이창용 캐스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계자는 “최근 작품의 질을 외면한 채 대형화와 하이-테크놀로지만을 쫒는 일부 공연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중극장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7월 13일부터 9월 1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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