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폴란드 콘탁 국제 연극제에서 최고 여배우상을 수상한 이자람이 더욱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예술의전당으로 돌아온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0’을 통해서다.

콘탁국제연극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축제로 전세계 예술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적인 행사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단체로 참여한 판소리만들기 ‘자’는 ‘사천가 2010’을 통해 한국 판소리에 대한 현지 관심을 고조시켰다.

‘사천가 2010’은 소리꾼 혼자 극을 끌고 가기 때문에 모노드라마 같지만, 주요 대목마다 등장인물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며 능숙한 연기로 관객의 눈을 압도한다. 주요 대목마다 해설자로 소리꾼의 촌철살인의 평이 들어가는 부분은 관객이 극에 몰입해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도록 한 브레히트 서사극 양식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이번 무대는 이자람, 이승희, 김소진의 3인3색의 ‘사천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자람의 순덕이 능청맞은 연기가 일품이라면 이승희의 순덕은 여성스러움이 돋보이고, 김소진의 순덕은 귀여운 외모와 중저음의 목청이 빚어내는 불균형이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공연은 작품의 배경을 2010년 대한민국으로 끌어와 오늘날의 우스꽝스럽고 한심한 세태를 해학적으로 펼쳐놓는다.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한 뚱뚱한 여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 속에는 외모지상주의, ‘유학’지상주의, 무한경쟁, ‘선’을 강요하면서도 ‘위선’을 자행하는 종교의 모습 등 오늘날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신화’들에 대한 현실 비판적 시각이 담겨 있다.

일반적인 판소리가 고수 한 사람의 장단에 맞추어 공연되는 것에 비해 ‘사천가’에는 악단이 등장한다. 북을 기본으로 하는 전통적인 판소리의 선율과 장단은 물론이거니와, 베이스와 퍼커션, 아프리카 젬베와 한국 장구가 쓰여 동양과 서양, 판소리와 뮤지컬의 조화로운 만남을 성사시켰다. 다양한 악기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음악은 작품의 정서를 풍부하게 해줌과 동시에 현대적 판소리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었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0’은 오는 7월 3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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