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혜화동 1번지 페스티벌 ‘1번지 혈전’의 두 번째 연극 ‘타인의 고통’이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용산 4지구, 불타는 남일당 자리에 세워진 2020년의 스카이팰리스를 배경으로 한다. 연극 ‘타인의 고통’은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바라며 기획됐다.

이 작품의 작가이자 연출가 김재엽은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이가’ 등 사회적 이슈들이 내포된 작품들로 주목을 받아왔다.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데 거침없는 이 젊은 연출가가 용산참사라는 도발적 소재의 신작을 내놓은 것. 연출가 김재엽은 “내 이웃의 고통과 죽음이 어느 순간 잊힘이 안타까워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극 ‘타인의 고통’은 스카이팰리스로 이사 온 부부가 이유 없이 죽은 둘째 딸의 사인을 찾는 과정에서 20년 전 용산참사와의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 연출을 맡은 김재엽은 “창작극 ‘타인의 고통’은 지금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20년 뒤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그 불타던 남일당 건물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를 묻는다”며 “자신의 땅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근원적 고통을 찾아내고 해결해야 마땅함에도 불구, 집단적 연민 이상의 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우리 현실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관계자는 “극중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주인공의 연구 주제 ‘인디언’은, 과거 보호라는 미명하에 벌어진 강제이주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터전을 빼앗기고 떠돌았다. 이는 뉴타운 개발이라는 허울 좋은 정책 앞에 힘없이 스러져간 안타까운 죽음과 오버랩된다”며 “12세기에 깨어나 ‘대한민국 원주민’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 ‘타인의 고통’은 6월 6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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