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던 날, 야외에서 진행된 록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극단 PEAK 대표 박계훈은 서브 출연자로 이 행사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빗줄기는 멈출 줄을 모르고 흐지부지 페스티벌은 마무리가 됐다. 출연자들은 허탈감을 감출 길이 없었다. 하나의 문장으로 기억된 이날의 사건은 이후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의 모티브가 된다.

스무살, 새내기 대학생 지아는 록밴드 ‘비온뒤비’의 공연을 본 후 기타리스트 지우에게 첫눈에 반한다. 드러머가 공석이었던 이 밴드에 오디션을 본 지아는 결국 밴드의 일원으로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비온뒤비’는 리더 후니의 강압적 리드로 제대로 섞이지 못한 채 어두운 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밴드였던 것. 그들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무명 밴드로 살아간다는 현실적 어려움 앞에 번번이 부딪히며 좌절하고 고민한다. 설상가상으로 밴드 내 멤버들 사이에도 이미 깊은 골이 쌓인 상태.

지아의 가입은 이런 밴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 이름도 ‘비온뒤비’가 아닌 ‘프리즘’으로 바뀌고 복잡하게 얽혀있던 삼각 로맨스도 지우와 지아의 커플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뿐만 아니다. 되는 것 하나 없어 세상을 비관했던 리더 후니가 조금씩 지아에 대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계이름 도와 시.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음이지만 이 사이에 미와 솔이 들어가면 환상의 Cmajor7 코드가 완성된다. 가장 멀리 있는 듯 보이는 도와 시는 하지만 거꾸로 보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음이기도 하다. 멜로디란 함께 있을 때 아름다운 법. 저마다의 소리로 시끄러웠던 밴드 ‘비온뒤비’에도 과연 꿈에 그리던 환상의 Cmajor7 코드를 찾을 수 있을까.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는 오는 4월 25일까지 대학로 아티스탄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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