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뮤지컬이나 연극 관람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스타가 등장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 이외에도 공연 관람은 우리에게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연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놓고 뮤지컬이나 연극을 관람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A씨는 “공연은 좋아하지만 가격이 부담돼 자주 보지 못한다”며 “대중예술인 뮤지컬 공연에서 VIP를 운운하며 10만원이 넘는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모순인 것 같다”고 밝혔다.

공연 티켓값이 치솟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해외 작품의 경우 국내 업체의 과열 경쟁으로 인한 로열티 상승, 장기 공연을 할 수 있는 전용관 부족, 스타캐스팅 등이 그것이다.

- 만만치 않은 로열티
최근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히트한 뮤지컬을 수입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달려드는 게 현실이다. 영화계 불황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뮤지컬 제작사들의 과잉 경쟁은 결국 비싼 로열티 지불이라는 악조건을 낳았다. 결국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티켓 가격은 올라간 셈. 지난해 공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은 로열티가 한 때 100만 달러까지 치솟았고 ‘빌리 엘리엇’은 추가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 인지도 높은 스타 모시기
뮤지컬 업계에서 아이돌 스타를 중심으로 펼치는 스타마케팅은 이제 흔한 일이다. 보통 ‘뮤지컬 배우 n명에 인지도 높은 대중 스타 1명’이 기본 패키지다.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스타를 기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작품을 알리는데 효과적인 마케팅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스타의 몸값이 공개돼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한 회 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그의 출연료는 자연스럽게 제작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일각에서는 스타들의 뮤지컬 진출이 배우들의 몸값을 상승시켰다, 제작비가 올라가는 만큼 티켓가격도 비싸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장기 공연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 극장의 부재
흔히 뮤지컬 개막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을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이라 하고 개막 이후에 들어가는 비용을 가리켜 프로덕션(production) 비용이라고 한다. 프리 프로덕션 비용에는 작곡․작사가 인건비, 세트 제작비 등이 포함되고 프로덕션 비용에는 대관료, 스탭 인건비 등 기본적인 유지비용이 들어간다. 뮤지컬은 영화와 달라서 막이 오른 후에도 ‘프로덕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티켓 판매로 인한 자금 순환이 용이하다. 공연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금운용은 더욱 탄력적으로 변하기 쉽다. 간단히 얘기해 공연 기간이 짧아지면 그 안에 프로덕션 비용을 뽑기 위해 티켓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것. 문제는 이렇게 장기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이 국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있다 해도 그 대관료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

미국, 일본, 영국 등 전세계적으로 티켓가격은 5만원에서 12만 원 선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득수준을 비교해본다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다소 비싼 가격에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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