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라고 묻는 이 질문은 맹랑하기 보다는 다소 진지하다. 한국 비보이 1세대라고 불리는 힙합전도사 이우재는 이러한 물음에 ‘힙합, 새로운 예술의 탄생’이라는 책으로 대답한다. 이 책은 힙합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힙합을 예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고찰한 국내 최초의 힙합 이론서다. 힙합의 생생한 역사와 힙합의 뿌리, 공연예술로서 발전하기 위한 방향뿐 아니라 실제 춤을 추는 사람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 이우재는 한국 비보이 1세대이자 현대무용가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힙합은 삶 그 자체”이며 “힙합을 추는 이유는 살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그는 힙합이 다른 무용예술과 마찬≠値�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현대무용을 배우게 된 것도 힙합의 예술적 진화를 위해 좀 더 많은 것을 접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힙합의 발달 과정과 미국 힙합의 역사, 그리고 한국 힙합의 역사와 현재 모습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2장과 3장에서는 춤의 역사 속에서 힙합의 뿌리를 찾고, 힙합의 예술적 가치와 공연예술로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해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고대 그리스 문화와 이사도라 덩컨, 바슬라프 니진스키에게서 힙합의 뿌리를 찾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마지막 ‘넋두리’는 한 사람의 춤꾼으로서 또 다른 춤꾼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저자는 힙합댄서뿐 아니라 춤을 추는 사람들이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해 지녀야 할 태도와 벗어던져야 할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기본기에 얽매여 있는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며 댄서와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춤,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 이우재는 “힙합이라는 장르가 단순한 기술이나 놀이문화뿐 아니라 공연예술로서의 문화적 가치로도 인정받기를 바란다. 앞으로 무용과 같이 제도권 교육으로도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며 “한국이나 세계적으로 힙합에 관한 이런 이론서가 없다. 힙합이 불량하거나 저급한 문화가 아니라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장르라는 것을 알리고자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