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6.8.27 목 10:3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춤과 비평 Ⅱ] 김말복 교수의 ‘에드윈 덴비 (Edwin Denby)와 데보라 조윗 (Deborah Jowitt)의 평문 비교 연구’

 

지난 5월 17일 오전 10시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춤과 비평 2’라는 주제로 ‘한국무용예술학회 제 12차 학술 발표회’가 열렸다. 경희대학교 ‘안병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학술 발표회에서는 ‘춤과 비평’을 주제로 하여 ‘김말복’ 교수를 비롯하여 프랑스 무용비평가 ‘제럴드 메이언’, 무용평론가 ‘문애령’, 서울종합예술학교의 ‘오선명’ 등 총 4명의 학술 논문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이 날 발표된 논문 중 ‘김말복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의 논문 ‘에드윈 덴비 (Edwin Denby)와 데보라 조윗 (Deborah Jowitt)의 평문 비교 연구’를 요약한 내용이다.

Ⅰ.들어가는 말
본 연구는 미국의 무용비평사에서 전문적인 무용비평의 기준과 방법론을 확립하고 무용비평을 독립적인 전문 예술비평으로 확립시키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한 두 명의 무용평론가 ‘에드윈 덴비(Edwin Denby, 1903~1983)’와 ‘데보라 조윗(Deborah Jowitt, 1934-)’의 평문을 비교분석하여 효과적인 무용비평방법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에드윈 덴비’는 무용비평의 역사에서 무용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전문적인 무용비평을 한 최초의 직업비평가이다. 그 자신 춤에 매료되어 열정적으로 춤을 사랑하여 무용공연과 창작의 경험을 지녔을 뿐 아니라 풍부한 문학적 감성과 예술적 기질을 지녔다.

‘데보라 조윗’은 덴비의 활동시기를 이어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게 되는 ‘미국 뉴욕파’의 여상 사인방 중에서도 가장 ‘덴비’의 정신을 잘 잇는 수제자라 할 수 있다. ‘조윗’은 ‘덴비’의 예술적 정신적 계보에 가장 근접해있을 뿐 아니라 역시 무용창작 경험을 비평 활동 이전에 먼저 시작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조건과 위상이 매우 비슷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Ⅱ. ‘에드윈 덴비’와 ‘데보라 조윗’의 비평활동
‘덴비’는 무용비평가 뿐 아니라 시인이자 오페라와 발레 그리고 라디오를 위한 대본 작가이기도 하였다. 그는 여러 권의 시집과 소설 그리고 대본집들을 출판하기도 하였다. 그는 1930년대 초 ‘메이엔버그 무용단’, ‘담스타드 주립극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였으며 ‘쿠르트요스’, ‘애크스테인’, ‘로이 풀러’의 현대무용 작품에도 출연하였다.

그는 복잡한 발레 테크닉의 연결 프레이즈를 정확하고도 섬세하게 포착하고 기술하는데 뛰어나다. 또한 이를 언어적으로 기술하는 과정에서는 특유의 시적인 어휘로 압축하여 명료하고도 아름다운 동작과 아울러 춤추는 무용수의 정신도 함께 포착해내어 그림처럼 눈앞에 묘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조윗’은 ‘덴비’의 비평적 계보를 가장 잘 계승하고 있다는 점 외에 무용 창작 경험을 지닌 전공자 출신이며 지적이고 인간적 매력을 가진 비평가다. 또한 무용 비평가가 되기 이전에 이미 무용수로 안무자로서의 활동을 먼저 시작하였다.

그녀는 1967년 비교적 지적이고 예술적인 독자를 지녔던 ‘village voice’에 ‘폴 테일러’의 작품 ‘Agathes Tale’에 대한 평문을 처음으로 실었으며 이후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 잡지의 고정 평론가로 활동 중 이다.

Ⅲ. 평문 구조 분석
1.‘덴비’의 평문구조
‘덴비’의 평문구조는 모두 동일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평문의 구조는 ‘공연소개 및 작품의 평가- 작품의 내용이나 특질에 관한 서술- 움직임 서술- 음악과 의상 등의 작품 외적인 내용’ 등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덴비’의 평문 구조에 대해서 분석의 대상이 되었던 평문 들 중 ‘니진스카의 결혼’을 대상으로 살펴본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의해서 올해 봄에 재연된 니진스카의 결혼은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더 격찬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처럼 평문의 도입부는 두 문장으로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나 인상을 담고 있으며, 그의 평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조윗’의 평문구조
‘조윗’의 비평집에 게재된 평문의 구조를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어느 정도 공식과도 같은 일정한 형식이 반복됨을 찾아 볼 수 있다. 평문 구조상에는 발레 작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나 현대작품을 대상으로 한 것 간의 특별한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조윗’의 평문의 전반적 전개구조를 내용별로 정리해 보면 ‘제목을 지지해주는 자신의 주장- 해당 단체성향, 안무가 스타일 규정- 창작배경이나 버전에 대한 소개- 시간에 따른 장면전개 묘사- 특정 장면에 대한 주목 및 움직임 서술, 의미해석- 캐스팅 및 각 무용수들에 대한 장단점 지적- 음악과 의상, 장치 등에 대한 언급- 전체적인 작품에 대한 평가나 자신의 견해’ 등의 순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Ⅳ. 비평어휘 비교
1. ‘덴비’의 비평어휘

1)움직임 묘사 어휘
‘덴비’의 움직임 묘사의 특징은 사실적인 움직임 형태의 묘사를 잘 하지 않고 움직임이나 움직임 프레이즈의 특질을 매우 시적이며 비유적인 방식으로 포착하여 표현하는데 뛰어난 데 있다.

그는 움직임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닌 형용어구의 시적인 결합을 통해 움직임의 느낌이나 인상을 포착하여 감각적으로 눈앞에 그린다. 예를 들자면 ‘jetlike extensions’, ‘delicate strength’, ‘extreme elegance in isolation’ 등의 시적인 어휘들의 조합이 바로 움직임의 형태보다는 동작의 느낌을 비유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는 방식이다.

2)가치 평가적 어휘
‘덴비’의 평문에서 돋보이는 것은 평문의 구조에 있어서 서두부분에 작품에 대한 가치평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의 평문 중 ‘지난 6주 동안 뉴욕은 발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즐거운 곳이었다. 나는 절대적으로 뛰어난 작품, 니진스카의 목신을 보았다.’ 이러한 서두 부분의 가치평가는 평문을 읽는 첫머리부터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독자에게 심어줄 수 있게 되며 무용예술의 감상과 평가를 긍정적으로 유도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2. ‘조윗’의 비평어휘

1)움직임 묘사 어휘
장르별로 본다면 현대무용 작품 쪽에서의 움직임 묘사어휘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안무자가 현대무용가 이자 안무가로써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좀더 움직임에 대한 공감적 이해가 깊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장르의 특성상 정형적 움직임과 드라마의 전개에 비중을 두고 있는 발레 보다 유동적 움직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장르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조윗’은 매우 뛰어난 기억력과 보는 능력, 특히 운동감각적 포착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움직임의 세부적이고 집요한 묘사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하나의 단어로 움직임의 생동감을 포착해낸다.

2)가치평가적 어휘
가치평가에 관련된 어휘는 ‘훌륭한, 매혹적인, 놀라운’ 등과 같은 주로 긍정적인 가치의 어휘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 단점보다는 장점을 지적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조하였다시피 어휘의 사용이 긍정적인 가치에 치우쳐 있는 것은 그녀의 무용에 대한 내부자적 관점과 가치판단이나 작품의 순위를 매기는 비평가의 권위적 지위를 제한하고자 하는 그녀의 비평철학에서 기인한다.

Ⅴ. 비교논의
발레와 현대무용의 장르별 차이점을 주목해 보자면 ‘덴비’의 경우 발레에서는 움직임의 특질과 심상을 잘 포착해내는 시적인 단어들의 조합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현대무용의 경우는 작품을 설명하거나 안무가나 무용수에 대한 견해나 표현의 내용을 설명해주고자 했다는 차이점을 지닌다.

‘조윗’의 경우는 발레와 현대무용 작품에 따라 길이나 구조면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진 않지만 발레의 경우 무용수나 안무자 중심의 미시적인 요소에 대한 묘사와 중립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반면 현대무용의 경우는 좀 더 이해의 폭이 깊고 치밀한 장면 묘사와 움직임의 이해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좀 더 구체적이고 명료한 방식으로 덧붙여지고 있다.

‘덴비’와 ‘조윗’은 무엇보다도 무대 위에서 순간에 이루어지는 움직임 프레이즈를 마치 레이저로 갈라내듯이 예리하게 보고 그 움직임이 내포한 운동감에 대해 공감적으로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느낌을 시적으로, 역동성을 살리는 표현으로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살려내는 매우 어려운 능력을 동시에 지닌 행운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능력을 갖게 된 원인은 앞서 지적했듯이 춤에 대한 사랑과 이해하고자하는 노력 그리고 성실한 글쓰기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김말복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