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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비평 Ⅱ] 문화비평가 문애령의 ‘테오필 고티에와 앙드레 레벵송의 비평관점 비교연구’

 

지난 5월 17일 오전 10시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춤과 비평 2’라는 주제로 ‘한국무용예술학회 제 12차 학술 발표회’가 열렸다. 경희대학교 안병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학술 발표회에서는 ‘춤과 비평’을 주제로 하여 김말복 교수를 비롯하여 프랑스 무용비평가 ‘제럴드 메이언’, 무용평론가 ‘문애령’, 서울종합예술학교의 ‘오선명’ 등 총 4명의 학술 논문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이 날 발표된 논문 중 ‘문애령’ 무용평론가의 논문 ‘테오필 고티에와 앙트레 레벵송의 비평관점 비교연구’의 내용을 요약한 내용이다.

Ⅰ. 서론
비평기준은 흔히 내재적과 외적으로 크게 분류된다. 내재적 비평법은 작품 자체를 비평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으로 무용에서는 구성 요소인 동작. 공간. 박자로 이뤄진 작품의 구조나 형태에 집중하는 방식을 말한다. 흔히 ‘객관적 비평가’로 불리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비평도 작품을 통해서 자신이 받은 감동이나 영감을 강조해 자신의 감상을 중시한다. 그 결과 간혹 비평 자체가 문학 예술적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외재적 비평법은 평가 기준을 작품 외적인 요소에서 찾는다.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역사적, 사회적 배경, 작가의 심리나 성장 환경 등 객관적 사실을 통해 작품을 해석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이 역시 ‘객관적 비평’에 속하지만 외재적 요소들과 작품을 연결시키는 과정에서의 객관성은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각 비평가의 특징을 밝히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들의 주요 평문을 두루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작품의 미적 성향에 따라 비평의 관점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 결과가 결코 단순 명료할 수 없다. 따라서 한 평론가의 관점을 고정화시켜 정의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제한점 아래 본 논고는 극히 한정된 범위에서 로저 코플랜드와 마르셀 코헨이 공동 편집한 ‘무용 평론’ 항목에 나오는 ‘테오필 고티에’와 ‘앙드레 레벵송’의 평문을 두 사람의 독특한 비평 관점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고 그 결과 한국 비평학계에 일조할 새로운 결실도 얼마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Ⅱ. 두 비평가에 대한 기존의 평가

‘테오필 고티에’의 비평 특징을 밝히는 핵심어로는 ‘무용의 시각적 유추 제공, 시각적으로 정확한 육체묘사가 빠짐, 공연보다는 무용가에게 관심을 가지고 글을 썼다는 사실, 곧장 파니 엘슬러를 보자고 솔직히 인정’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앙드레 레벵송’의 비평 특징을 밝히는 핵심어로는 ‘계통을 찾으려는 시도와 함께 이사도라 던컨의 궁극적인 의미를 평가’, ‘던컨에 대한 그의 태도는 더 복잡’, ‘모방적이고 형상적 본성’, ‘시각적 힘의 환영을 창조한다는 수잔 랭거의 이론’ 등을 들 수 있다.

Ⅲ. 테오필 고티에의 고답파적 비평

‘테오필 고티에’가 무용의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했으나 육체묘사, 즉 움직임의 묘사를 간과했다는 점, 작품보다는 무용가에에 관심을 보였다는 주장은 결론적으로 틀리지 않다. 그러나 그가 낭만발레 취향과 카를로타 그리지 등 발레리나에 대한 연정으로 인해 그러한 비평을 썼다고 결론짓는 것은 그의 고답파적 철학에 비추어 지나치게 단순화된 기준이다.

‘테오필 고티에’는 외계의 사물에 대한 시각이 비상하게 예민해서, 사람의 심정이나 영혼의 움직임은 도외시하고, 눈에 보이는 사물과 현상의 회화미를 시로써 표현했다. (초기작 ‘죽음의 희극’(1838)은 작품을 보지 않고 쓰기도 하였다)

고답파란 속세에 초연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것을 고상하게 여기는 것이다. 고티에는 그리스 파르내서스(parnassus)산에 살았다는 아폴로와 뮤즈의 세계를 동경하였다. 그 결과 그리스적 가치관이 고티에를 지배하게 되었고, 이교주의 찬미, 자웅동체적 아름다움의 찬미가 무용비평에 반영되었다.

*양성동체의 아름다움을 선호했다.
->“그녀의 골반은 미성숙했고, 그녀의 가슴은 고대의 자웅동체보다 덜 충만하다. 그저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고 또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일 수 있을 것이다.”(‘아름다운 여배우 전시관’에서 ‘엘슬러’를 통해 양성체적 미를 언급한 구절)
->“그의 탄력성을 보며, 완벽한 박자감각과 마임의 유연한 동작을 보며 공중의 페로, 요정 페로, 남자 탈리오니를 연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징가로’에서 여성에게 적용했던 고대 그리스의 표준을 남자 무용가의 아름다움에도 적용한 구절)

*기독교적 이교적이라는 구분은 천상적, 지상적 이미지로 연결되므로 현대인들에게는 언뜻 고티에의 호감이 탈리오니 쪽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티에의 고답파적 시각으로 보면 그가 선호하는 무용 스타일은 이교적인 엘슬러 쪽임을 알 수 있다.
->“이교적 무용가-고대에 매우 유명했던, 아름다운 이오니아인, 밀레투스의 딸과 같은 방식으로 춤춘다. 그러므로 엘슬러 양은 탈리오니 작품과 분위기가 맞지는 않았지만 아무런 모험이나 위험 없이 모든 방식을 재현할 수 있었다. 그녀는 충분히 다재다능했고, 그녀가 채택한 기교를 작품에 특별한 방식으로 사용했다.”(탈리오니와 엘슬러를 비교한 후, 두 사람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엘슬러 역시 훌륭한 실피드<발레 ‘라 실피드’공연중> 임을 강조한다)

Ⅳ. 앙드레 레벵송의 학자적 비평

‘앙드레 레벵송’은 저널리즘과 무용역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는 평을 듣는다. 그의 비평 ‘이사도라 던컨의 기교와 의미’에서 코플랜드와 코헨이 찾아낸 주요 관점은 ‘계통을 찾으려는 시도’, ‘궁극적인 의미 평가’, ‘시각적 힘의 환영을 창조한다는 수잔 랭거의 이론’ 등이다.

*던컨 춤이 고대 예술과 발생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 나체를 옹호하기 위해 희랍적 구호를 접목시켰다는 악의적이나 신빙성있는 결론을 유도한다. 그는 이미 1902년 이사도라 던컨을 “신비한 이교도”라며 퓨리탄적인 조상들과 대조적인 반나체를 지적했다.

*라파엘 전파와의 유사성을 부여받는다. 실재로 그 그림과 던컨의 이미지가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레벵송의 미술사적 시각과 그 전환 능력이 놀랍다.
->“그녀(던컨) 무용의 미적 특성은 전형적으로 앵글로 색슨의 인상를 담았다. 이런 특성은 이미 영국 미술 문화의 또 다른 양상에서-라파엘 전파로 잘 묘사되었다”
->라파엘 전파(pre-raphaelitism)는 고전과 후기 고전 형태를 원시적 예술 개념의 단계로 되돌아가 지나치게 세심하게 수용한 반작용적 운동이다. ...아카데믹한 전통을 파괴하고 초기의 미술 발전 무대로 되돌아오지 않으며, 소극적으로 짧게 멈춘다. 영국 라파엘 전파 화가들은 16세기 보티첼리와 베로치오 덕에 이룬 강력한 완성도를 파괴했다

*‘앙드레 레벵송’은 던컨이 음악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던컨의 기교적 특징을 서술한다. 음악적 인상이 비이성적인 힘에 의해 상상을 자극한다는 설명은 던컨의 무용이 음악에 의한 즉흥 스타일임을 설명해 준다.

*‘앙드레 레벵송’은 이사도라 던컨의 즉각적 감정전이와 모방 능력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내지만 주제의 개성에 비해 그 내용 즉 기교가 결여된 사실을 주지시킨다. 결론적으로,, 라파엘 전파만큼은 아니지만 ‘목가적’이고 , 나체에 가깝지만 선정적이 아니라 ‘양성적’이며, 우아함과 기쁨이 있지만 극장무용으로서 불안정한 특징을 던컨의 무용으로 정의했다.
->“우리가 그 (던컨의 무용)안에서 일상적 인격의 등장을 보기 때문에, 그녀의 모든 예술은 가치 있으나 그 내용은 그 자체를 고갈시킨다. 던컨 같은 현상은 빈번한 발생으로 매력적이나 탁월하지는 않다. 그녀를 극장부용의 일반적 발전 안에 위치시키는 것은 불안정한 사업일 것이다.”

Ⅴ. 결론
‘테오필 고티에’와 ‘앙드레 레벵송’ 둘 다 객관적이지만 ‘테오필 고티에’는 고답파에 근거한 주관적 인상주의의 관점을 지녔다고 할 수 있고 ‘앙드레 레벵송’는 모든 예술(음악, 미술)에 근거하며 고전적인 논리전개의 방식으로 비평을 전개한다고 할 수 있다.

‘테오필 고티에’는 처음에 낭만주의 문학운동의 선동자로 문학의 완전한 자유를 주장했으나 낭만주의자들이 점차 지나친 감상주의 빠지는 것에 반대해 형식주의적이며 유미수의적인 고답파로 돌아섰다.

‘앙드레 레벵송’은 이사도라 던컨의 안무배경과 함께 공연의 특징을 미술이나 음악 혹은 연극이나 오페라 등 다양한 예술장르와 연결 지어 그 실체를 명확하게 집어낸다. 특정 안무가, 각종 학파, 새로운 시각에 대해 복합적인 지식을 지녔던 레벵송이 던컨의 기교 부족을 지적한 것은 이사도라 던컨이 자서전에서 “열두 살 때 처음으로 발레학원을 찾아갔으나 사흘도 못 가 그만 두었다.”고 밝힌 교육배경을 이미 독자적으로 간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오필 고티에’는 고답파적 규칙의 근거이며, ‘앙드레 레벵송’은 학문적 근거에 의한 맥락적 해석이 객관성을 보장한다. 동시에, 고티에는 시적인 특징을 가미함으로써 주관적 인상주의 비평의 특징을 보여준다. 또한 레벵송의 논리 전개 기준은 고전주의적이다.

따라서 ‘테오필 고티에’의 비평문은 주관적으로 보이나 그 철학적인 기반이 철저히 객관적이며, ‘앙드레 레벵송’의 비평문은 근거에 따른 내재적인 비평으로, 맥락적인 동시에 분석적인, 절충적 객관주의 비평의 한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애령(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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