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머리와 미처 깎지 못해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이 사내. 사내의 얼굴은 환희로 가득 차 있다. 하늘을 향해 오른쪽 손을 들어 올린 모양으로 보아 감정이 복받쳐 오른 모양이다. 살짝 벌어진 입은 이러한 그의 감정을 더욱 부각시킨다.

눈가에 퍼져 있는 주름으로 보아 사내는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듯하다. 양미간에 잡혀있는 주름에서는 그간 살아온 고뇌의 흔적이 묻어나온다. 무엇에 그리 골몰했기에 머리도, 수염도 손질하지 않은 채로 상념에 젖어들었을까. 파란색의 음영으로 표현된 그의 모습에서는 정적이면서도 우울한 내면이 느껴진다.

그런 그의 머리 위로 떠있는 나비 한 마리는 자유롭게 날아가고픈 그의 자아를 표현하는 듯하다. 역시 파란색으로 처리된 나비의 모습에서는 밝은 희망의 기운이 전해져온다. 이러한 나비의 색은 깊은 바다의 심연처럼 검푸른 색으로 가득한 포스터 하단의 색과 확연히 대비된다.

음악 안에서 나비처럼 자유롭기를 꿈꿨던, 그래서 동서양 음악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었던 작곡가 윤이상의 생애가 연극 무대로 펼쳐진다.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윤이상 나비이마주’는 오는 10월 22일에서 11월 8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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