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뮤지컬 ‘오디션’은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밴드 이야기다. 뻔해서 진부한 그들의 꿈 이야기는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청춘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경제대란에 취업한파까지 겹친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는 망상이나 넋두리로 비춰진다. 하지만 그들의 꿈을 함께 호흡하는 순간 관객들은 잊고 있었던 자신의 꿈들을 조심스레 꺼내든다.

노래 속 숨은 이야기
뮤지컬 ‘오디션’은 노래로 그들의 상황을 들려준다. 보컬 인아의 영입으로 벌어진 삼겹살 파티 장면에 흐르던 ‘고기예찬’은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오랜 세월 잊고 지낸 고기 /오늘 너를 다시 만나네’의 가사는 옹색한 그들의 형편을 드러낸다. 돼지로 변신한 과묵한 기타리스트 찬희와 버섯과 상추 옷을 입은 병태와 준철의 모습은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복규의 ‘소중한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노래한다. ‘난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어쩔 수 없는 그런 사랑을 한 거죠’라며 노래하는 복규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조금은 특이한 그의 사랑을 마음으로 느낀다.
인아가 부르는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행동지침’은 실연의 가슴앓이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소심한 작곡가 병태의 ‘회기동’ 역시 헤어짐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한다. 모던락 풍의 멜로디와 병태의 음색은 그룹 넬(Nell)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요 / 그 사람과 함께 웃어요’ 라며 위안 삼는 인아의 노래와 ‘난 나를 잃어버려요 / 미쳐가요’라고 절규하는 병태의 노래는 그 둘의 사랑을 필연으로 만든다.

꿈을 향한 그들의 이야기
음악만으로 먹고살기를 꿈꾸는 그들의 여정은 한없이 험난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밴드라는 이름으로 녹아들어 완벽한 행복을 연주한다. 서로의 연주에 귀 기울이는 동안 그들은 하나가 되는 이상한 화학반응을 경험한다.
“노래할 때 열심히 잘 하려고만 하지 말고 멤버들의 연주를 들어 봐. 그럼 이상한 화학반응 같은 게 일어나는 것처럼 묘한 기분이 들거든. 지나보면 그럴 때 연주도 가장 좋았던 것 같더라구.”
이 이상한 화학반응은 관객들에게까지 전염되어 유쾌한 웃음과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들은 꿈을 이루지 못한 것도, 그렇다고 포기한 것도 아니다. 다만 꿈이라는 버거운 여정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갈 뿐이다. 가려진 장막 뒤에서 병태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밴드의 모습은 그들의 꿈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나타낸다. 그들은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식어버리기 전에,’ 다른 내일을 만날 것을 소망한다. 이 노래는 그들의 꿈이 어떤 방식으로든 완성될 것임을 확신케 한다.

반짝이는 커튼콜의 열기
실제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뮤지컬 ‘오디션’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묘미를 선보인다. 보컬의 음성과 가창력은 세션들의 연주와 완전한 합일을 이룬다. 감각적 멜로디와 서정적 가사, 폭발적 가창력은 관객들의 흥을 절로 돋궈낸다. 어느새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며 밴드와 함께 호흡한다. 공연의 속편으로 느껴지는 커튼콜은 뮤지컬 ‘오디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백미다. 홍대 앞 클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밴드의 연주는 오랜 여운을 남긴다.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뮤지컬 ‘오디션’은 오는 8월 1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에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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