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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혹, 뮤지컬 ‘돈 주앙’

 

이열치열. 찌는듯한 더위에 지친다면 정열의 스페인 전설 속으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스페인의 전설적 인물 호색한 ‘돈 주앙’. 오만하고 자신만만하던 그가 석상의 저주로 인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변화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태양의 서커스-자이아’의 연출가 ‘질 마으’와 극본 및 음악을 만든 프랑스 국민가수 겸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의 새로운 ‘돈 주앙’ 이 붉게 타오른 네 남녀의 사랑과 함께 충무아트홀로 자리를 옮겼다.

- 빛과 춤의 화려함을 펼쳐 보다

무대 한가득 커다란 달빛아래 두 남녀가 춤을 춘다. 그 모습이 오래된 책을 조심스럽게 열어볼 때 느껴지는 숙연함을 경험하게 한다.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 ‘악셀 모르젠탈러’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석양과 130여개의 무빙라이트를 이용한 빗방울은 장관을 이룬다. ‘돈 주앙’의 조명은 배우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한 또 하나의 숨은 배우다. 조명이 무대 가득 화려함을 채워냈다면, 강렬하고 매혹적인 무대를 선사한 스페인 플라멩코 전문 무용수들이 있다. 캐스터네츠와 손뼉 치기, 발 구름 동작 등은 에너지 가득한 플라멩코의 매력을 뿜어낸다. 눈과 귀를 뜨겁게 달구는 열정적 무대를 선사한다. 현지 무용단의 표정 있는 플라멩코를 느낄 수 있으니, 우리나라 배우들과의 조합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그 외에도 화려한 의상과 무대는 2시간동안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 섬세한 감정을 음악으로 가득 채우다

‘돈 주앙’은 대사 없이 총 41개의 곡으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다. 아직은 관객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극을 끌어가는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돈 주앙’의 첫 곡돈 카를로스의 ‘모든 것을 가진 사람’ 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다. 돈 카를로스처럼 감미롭고 따듯한 목소리로 걱정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나쁜 길로 빠져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41개의 곡들은 다소 반복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캐릭터와 상황에 따른 섬세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돈 주앙의 자유분방함과 방탕함을 나타낼 때에는 기타와 라틴풍의 리듬을, 사랑을 잃은 엘비라와 아들을 걱정하는 돈 루이스의 노래에서는 피아노반주와 함께 서정적 멜로디를, 진정한 사랑을 느낀 돈 주앙은 현악과 관악으로 마음의 변화를 들려준다. 돈 주앙과 마리아의 사랑노래인 ‘난 새로워졌지(Change)’는 17주간 라디오 인기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프랑스의 세련되고 감성적인 멜로디를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마리아와 엘비라의 듀엣 ‘한 사람을 사랑해’, 회전무대와 함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홀로’등 매력적인 음악이 가득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물의 심적 변화나 극의 진행에 따른 상황전개에 있어 음악의 변화와 동기가 약하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라틴선율과 프렌치 팝의 조화가 아름다우며, 결코 쉽지 않은 곡을 멋지게 소화하는 한국배우들이 있기에 든든하다.

-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돈 주앙

책, 오페라, 영화, 뮤지컬의 소재로 끊임없이 등장하는 스페인의 전설적 인물 ‘돈 주앙’
사람들이 그를 통해 무엇을 보는 것일까. 자유를 원하며 순간의 쾌락과 열정을 추구하는 돈 주앙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랬던 그가 사랑이라는 진실함으로 자신의 삶을 뉘우치는 과정을 통해서 사랑의 힘을 새삼 경험한다. 그런 강렬한 사랑 앞에 상처받는 인물들은 자신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상처 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모든 여자의 사랑을 받았으나 결국 홀로였던 외롭지만 뜨거웠던 ‘돈 주앙’ 이라는 인물과 함께 ‘사랑’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대한 매력을 가슴에 되새긴다. 이 사랑의 강렬함이 화려한 춤과 무대, 감성적인 멜로디, 진솔한 배우들의 연기로 관객을 유혹한다.


신선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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