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초의 현대적 뮤지컬 ‘디에-버터플라이즈(이하 디에)’가 지난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짧고도 강렬한 비상 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뮤지컬 ‘디에’는 중국고전 ‘양산백과 축영대’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중국 특유의 대규모 무대 메커니즘을 동원해 제작된 초대형 창작뮤지컬이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뮤지컬 ‘디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세기를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에 중국 특유의 오리엔탈적 문화가 더해진 작품이다. 우선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비교되듯 셰익스피어 못지않은 시적인 대사와 가사들이 눈에 띈다. 시적 가사의 채용은 각 캐릭터들의 감정 전달에 주력한 아리아 형식의 뮤지컬넘버들이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남녀주인공 양산백과 축영대의 다소 비현실적인 동화 같은 사랑 얘기에도 가슴이 짠해질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들이다. 한 편의 시를 읊는 듯한 아름다운 가사는 그들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고 절절하게 완성시켰다.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가 돋보인 원색적인 조명은 중국적 색채를 잘 살린 부분이다. 작품에서는 원색적인 조명의 사용과 영상의 도입, 스모그 효과 등을 통해 넓은 무대를 메웠다. 또한 극 중 감옥 장면에서 감옥을 공중에 매달아 표현한 연출은 ‘나비인간’들이 사는 가상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더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개막전부터 많은 관심을 샀던 뮤지컬 ‘디에’는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었다. 무엇보다 ‘나비인간’들이 사는 비현실 가상공간 속 고전의 사랑 이야기라는 스토리 자체가 국내 관객들에게 설득력이나 공감을 가져오지 못했다. 고대 설화의 신비함이 철골 원형 구조의 건조한 무대 세트를 만나 매력이 감소됐다. 동화 같은 이야기를 현대화시킨 창작뮤지컬임을 강조하고자 했다면 안무나 음악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연출이 좀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큰 맥락을 이루는 스토리 라인과 무대 세트, 두 요소가 다소 ‘각자의 길’을 걷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규모 무대 메커니즘을 기대했던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얼마만큼 충족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대를 전후좌우 쓸모 있게 사용한 점은 돋보였다. 고대 원형경기장과 유사한 회전 무대도 작품에 역동감을 더해 꽉 찬 무대를 완성했다. 다만 무대를 메우는 앙상블의 역할이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했던 점은 다소 아쉽다. 마지막 나비날개 형상의 소품을 사용한 장면처럼 작품 중간 중간 안무의 다양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러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중국의 뮤지컬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국내 뮤지컬 시장이 세계 속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은 물론 관객들은 더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신호탄이다. 더욱이 한 작품의 규모적인 면이나 적극적인 해외진출 방안 모색 등은 우리나라 뮤지컬계에도 시사한 바가 크다. 중국에서 날아온 나비는 잠시의 비상 후 떠났지만 그 나비가 남기고 간 여러 가지 잔상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과 애정 어린 시선이 필요할 것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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