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6.8.27 목 10:3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바람난 뮤지컬 <색즉시공>

 

‘색(色)’은 곧 ‘공(空, 비다)’이라는 제목과 달리 (영화에서도 그렇듯) 뮤지컬 <색즉시공>의 ‘색’은 전혀 ‘공’해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선정대학교의 학생들은 오직 ‘색’을 위해 살고 ‘색’을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색’은 곧 인생이요 미래였다.

이 작품은 지난 2002년 상영되어 총 관객 약 400만 명을 동원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뮤지컬 <색즉시공>은 영화의 아성을 이어가고자 원작 속 명콤비였던 유채영과 최성국을 같은 역할에 캐스팅했고 UN의 최정원, 뮤지컬 배우 박소연, 장현덕 등 다른 배우진 역시 빵빵하게 무장했다. (현재 최성국은 공연 며칠 전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출연이 미뤄진 상태다.) 하지만 작품의 감초 역할이 대부분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배우들이다보니 과연 뮤지컬 전문 배우만큼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색즉시공>은 뮤지컬 배우들과 방송인 각각의 장점이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특히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유채영과 많은 영화 ∙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맡아왔던 김재만의 듀엣 무대는 방송인 특유의 재치와 입담이 증명된 자리이기도 했다. 더불어 주인공 은식 역에 캐스팅 된 최정원 역시 가수 출신이라는 기본 베이스를 바탕으로 연기나 노래 면에서 뒤처짐 없는 무대를 선보였다. 무엇보다도 뮤지컬 배우들의 힘이 컸다. 쇼 무대에 익숙한 뮤지컬 배우들은 안정감 있는 연기로 다른 배우들 간의 화합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며 최상의 무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미 영화를 보고 왔을 것이기 때문에 뮤지컬 <색즉시공>의 스토리는 새로울 것이 없었다. 따라서 뮤지컬 <색즉시공>의 성공 열쇠는 원(原) 스토리를 얼마나 맛깔스럽게 무대 위로 옮겼느냐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뮤지컬 <색즉시공>은 화려한 무대와 빠른 비트의 음악, 무대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력 쇼의 생생함으로 승부했고 일단 그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또한 영화 <색즉시공>은 성(性)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적나라하게 풀어냈으며 수위도 꽤 높았던 작품이기에 이를 무대 언어로 어떻게 번역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이를 위해 뮤지컬 <색즉시공>은 섹시한 포장 전략을 택했다. 전라(全裸)의 여자보다 보일듯 말듯 엉큼해 보이는 속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더 섹시해 보이듯,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까발리기 보다는 언어나 몸짓의 포장을 통해 더욱 진솔하면서도 섹시한 작품으로 가공시킨 것이다.

하지만 성에 대한 담론을 거부감 없이 도마 위로 올렸던 영화 <색즉시공>의 참신한 시도가 뮤지컬 무대에서 역시 돋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많은 뮤지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참신한 시나리오로 무장한 뮤지컬 <색즉시공>의 등장이 더욱 풍성한 뮤지컬 시장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관객들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단순히 ‘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고 해서 언제나 참신한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무대의 매력을 십분 살린 참신한 성 표현과 함께 연말을 겨냥한 뮤지컬이니 만큼 음악, 드라마, 무대의 연출 면에서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기대하고 싶다. (오는 1월 25일까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심보람 기자 awesome0o@hanmail.net
사진 조아라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