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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가 돌아왔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2008년 ‘지킬앤하이드’가 다시 돌아왔다. 극명으로 치닫는 캐릭터, 절정의 낭만주의 음악, 아주 짙은 보라색을 닮은 스토리, 그 속에 연민과 사랑까지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진실한 인간의 정념(情念)을 극단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강렬하고 긴장되는 장면의 연속, 그 속에 안정된 구도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모든 것이 클라이맥스로 가는 듯하다. 이것이 극 전체의 밀도 있는 긴장감을 더욱 탄탄히 한다. 빼어난 무대연출은 ‘불꽃같은 그의 삶’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특히 객석까지 활용하여 하이드의 악한 감정을 표현하며, 실험실 등퇴장 시 공간적 입체감을 살려 마치 무대를 카메라 앵글처럼 느껴지게 한다. 모든 것이 ‘약속’되어진 이들의 장면과 대사, 타이밍은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생생한 사실감은 실제로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무대와 캐릭터의 변화는 음향과 조명이 크게 도와준다. 특히 조명은 모든 색에 보라빛 필터를 끼운 것처럼, 아름답지만 깊은 어두움을 지니고 있다. 모든 사물은 그 색이 선명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공통의 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이맥스에서 지킬 즉, 선(善)을 대변하는 흰색 조명이 한줄기 빛처럼 몰아치는 장면은 명장면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지킬/하이드 역의 홍광호는 대극장 첫 주연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파워풀한 가창력과 연기력, 집중력, 파워를 보인다. 지킬/하이드 역은 홀로 고뇌하고 걱정하는 신이 많기에 배우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홍광호는 대사의 받침까지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세밀한 연기까지 놓치지 않는다. 특히 하이드일 때 드러나는 긁는 소리와 표정연기는 압권이다. 이번 작품으로 홍광호는 이미 한국 뮤지컬계 스타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루시 역의 김수정은 고급스러운 요염함을 드러내며 매혹적인 캐릭터를 보였지만, 극 후반 떨어지는 체력과 집중력에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나 지킬/하이드와 루시의 감정교류 신에서 간결하지만 매우 세밀하고 밀도 높은 장면을 선보인다.

진하고 강렬한 아름다움을 지닌 음악은 바로크와 낭만시대의 음악을 오가며 극과 선명한 수평을 이룬다. 하지만 앙상블과 오케스트라의 음향 밸런스에서 다소 아쉬운 면이 보였다. 앙상블의 합창과 군무는 한국 뮤지컬계에서 매우 빠르게 발전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 작품에서도 주조연을 도와 작품을 ‘완성’시키는 앙상블의 활약은 훌륭하다. 조연들의 캐릭터는 몸짓과 동선보다는 목소리에서 차별화를 둔다. 관객들은 ‘연기’하는 그들을 보며 연기라는 생각을 버린다. 즉, 대사와 대사 사이, 음절과 음절 사이까지 드라마틱함이 이어진다.  

인간의 선과 악, 참으로 많이 다루어진 주제다. 본성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니는 이 두 가지의 ‘진실됨’은 이 작품 속에서 극단적으로 표현되어, 그 둘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이 무모한 실험을 비극으로 끝낸 지킬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알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묘하게 비현실적이지만 우리 가까이 있는 이야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로 올 겨울이 더욱 뜨겁다.


공정임 기자 kong24@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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