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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경쾌해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최근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뮤지컬 ‘햄릿’에 이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도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제 9회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수상한 서울예술단의 간판 레퍼토리로써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반가운 무대였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용, 연극으로도 많이 상연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만나니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캐릭터로 다가왔다. 특히 추상적인 발레에 비하면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된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로미오의 호쾌하고 어린 아이 같은 면모가 부각되어 옆 집 사는 귀여운 청년처럼 보였다. 어쩌면 촐랑대 보일 수도 있었던 그가 사랑으로 인해 성장해 나가는 부분에선 이제까지의 로미오 중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사실적 표현에는 캐릭터와 맞아 떨어지는 배우들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신선한 마스크의 장현덕과 가냘픈 줄리엣의 모습 그 자체인 임혜영의 매력적인 보이스는 이 역할에 적격이었다. 스타보다는 실력 있는 신인 발굴에 집중한 듯 보이는 이번 캐스팅은 두 배우가 본인들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함으로써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나갔다.

또 다른 특징은 극 전체에 힘을 뺐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속속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는데 대부분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되곤 한다. 하지만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체적인 조명이 밝고 안무에서도 군무의 웅장함 보다는 간소하고 쉬운 움직임을 택했다.  

마지막으로 매우 빠른 진행을 보였던 것도 이 공연의 특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는 관객 대부분이 알고 있지 않겠는가? 만약 스토리 중심으로 극이 흘렀다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을 것을 보완했다.

그러나 사운드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라이브 음악이 아닌 MR반주로 극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뮤지컬을 관람하는 근본적 의미가 반감되었으며, 음향의 입체감이 없어 배우들의 동선을 읽기 어려웠던 것이다. 관객이 무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소리의 도움 없이 눈으로만 쫓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무대와 객석이 단절된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게다가 무대 구성원이 적었던 점, 안무나 배우의 동선에서 무대의 빈 공간이 많았던 점을 생각해 보면 LG아트센터의 넓은 무대는 너무 거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사랑이 가슴을 적시기 때문이다. 더욱이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주말 나들이를 위한 가족 공연으로 더 없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더 쉽고 경쾌해진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 로비를 즐겁게 둘러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공연을 더욱 아름답게 채웠다.


김유리 전문기자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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