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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상을 고발하는 유쾌한 반란군,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

 

왜 하필 ‘뱀파이어’인가? 주말명화에 가끔 등장하며 우리를 오싹하게 하던 ‘뱀파이어’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뱀파이어는 인간보다 더 오랜 세월 인간으로 살아온, 이제는 죽을 수 도 없는 운명의 소유자다. 어찌 보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지만 이질적일 수밖에 없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인간사를 비틀어 보는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이다.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는 원작인 시트콤과는 또 다른 콘셉트로 영상의 공연화를 시도한다. 우선 뮤지컬에서 프란체스카의 한국 방문 이유는 배신한 약혼자를 찾기 위함에 있다. 37일 만에 순수혈통 칸 백작을 반드시 찾아야 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병든 인간들의 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순수혈통을 사수하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뱀파이어 일당들, 그들의 서울 체험기는 우회적인 시선으로 인간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는 단순한 진리들을 귀띔 해주고 있다.

지하철 2호선, 헌혈차가 있는 도심거리, 포장마차 등등 무대는 마치 서울을 한 조각씩 떼다 붙인 듯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역동적인 세트전환과 더불어 층계를 이용한 무대의 이중 사용은 여러모로 무대 비주얼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컬트적 코미디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가지는 커다란 장점이다. 창작 뮤지컬 ‘프란체스카’가 가지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도 관객과의 소통하기이다. 직접 질문하고 너스레를 떨며, 실제 시에프를 패러디해 웃음을 자아내는 뱀파이어들의 주문은 밀물과 썰물처럼 자연스레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한마디로 맛깔나게 잘 비벼진 비빔밥처럼, 여러 요소들의 적당한 배합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소화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웃음으로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모양새가 서로 비슷한 ‘벼’와 ‘피’는 같은 곳에서 자라난다.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피’는 잡초에 불과 하지만, 자연에게 있어서 ‘벼’와 ‘피’는 매 한가지이다. 뱀파이어들이 바라본 인간들은 ‘벼’와 ‘피’ 구분하기에 정신이 팔려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쁘다. 학벌, 외모, 점수가 취업의 열쇠가 되기도 하며, 아는 척, 있는 척하며 눈치보고 아부해야 잘 사는 세상이기도 하다. 거짓 없이 솔직하게 살아가는 ‘두일’ 은 인간세상에서 낙오자나 다름없다. 게다가 인간들의 기도는 오로지 돈과 성공을 목적으로 한 수단 일 뿐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눈 가린 경주마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는 뱀파이어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조금만 크고 넓게 바라본다면, 우리가 목숨 걸고 사수 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또 진실한 행복과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정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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