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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나틱’, ‘더 미치거나 덜 미치거나’

 

루나틱의 웃음 방정식은 몇 차일까?
‘루나틱’에는 매끈하게 뻥 뚫린 웃음의 도로가 있다. 그 웃음의 도로에는 ‘리액션의 반전’이라는 빨간 신호등과 ‘대사의 위트’라는 푸른 신호등이 교차 편집 되어있다. 그리고 중앙선을 경계로 좌측에는 ‘통렬한 풍자’가 우측에는 ‘통쾌한 재미가’ 있다. 또한 도로 위에서 터져 나오는 카파라치의 카메라 플래쉬처럼 순간순간 팡팡 터져 나오는 배우들의 개성과 상황극 속에서 표출 되어지는 연기력 역시 압권이다.
‘루나틱’을 이끌어가는 구성방식은 바싹 마른 건빵처럼 낯익은 구조다. 개그의 코드 자체가 매일 티비를 보고 웃던 바로 그 코드이다. 그게 왜 재미있을까? 그것은 개그의 현장성과 숙성된 웃음이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마른 건빵을 먹다가 만나는 별사탕과 같은 것이다.

살구가 더 시거나 덜 시거나 , 살구는 시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인상을 찌푸리는 소식들이 날로 많아진다. 구정물처럼 세상은 점점 탁해 지고 이에 질세라 치솟는 기름 값처럼 정신적 공황은 늘어가고 있다. 더 이상 제정신으로는 살기 힘든 세상이다. 그렇다면 이 미쳐버릴 것 같은 세상 속에 길들여진 우리는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편집증, 집착증, 우울증, 불안 장애 등등 정신병이라 정의 내리는 증상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한번 집착하고 우울하고 불안해하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 그렇다면 이 세상은 모두 미친 사람들로만 가득 찬 것일까? 그렇다. ‘모두 미쳤다’ 단지 조금 미치고 더 미치고의 차이 일뿐이다. 이 세상의 미침에 대한 옳고 그름의 기준은 사회적 권력 작용에 의해 정의 내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미친 세상 속에 미치도록 조정되는 사람들 모두가 공범이며 피해자이다.
‘루나틱’은 정신병동을 통해서 사회적 병리 현상의 모순을 파헤쳐 인간의 근원적인 모순 구조와 사회적 억압구조를 통쾌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루나틱’은 개그 콩트와 동작의 반전 등 뮤지컬에 개그콘서트 형식을 도입하여 관객들에게 참신한 웃음의 포인트를 제공했다. 또한 ‘루나틱’ 만의 유행어를 창조하듯 위트 있는 말들을 상황에 맞게 반복적으로 되새김질 함으로써 관객들이 예측할 수 있는 언어의 유희를 제공했다. 한마디로 루나틱만의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된 것이다. 지루하지 않는 웃음의 상황극과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조화롭게 엮여져 웃음과 감동을 함께 보여준 재미있고 유익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작품이었다.
현대인은 누구나 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다. ‘더 미치고 덜 미치고’의 차이 일뿐이다. ‘ 미친 사람들은 루나틱 사람들 뿐만이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예외가 아니죠’ 라고 말하는 굿닥터의 메시지처럼 혼란스러운 사회에 물들어 정신적 분열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몽롱한 달빛아래 반짝이는 별처럼 적당한 포인트가 있는 화려한 조명, 즉흥에서 연주되는 밴드음악, 모든 걸 다 쏟아내면서 무대를 장악하는 배우들의 열정과 카리스마 등은 ‘루나틱’이 국민뮤지컬로 탄생하게 된 중요 요인이다.


이정연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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