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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네버 엔딩 스토리,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달콤한 설탕 같은 사랑의 가루를 솔솔 뿌려주는 작품 하나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가장 슬픈 비극을 가장 달콤한 러브스토리로 바꿔놓은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이 바로 그것이다. 로미오가 줄리엣과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마셨던 수면제의 약기운에서 깨어난 것은 그로부터 500년 뒤의 일이다. 5일도, 50개월도 아닌 500년이다. 이만하면 낯선 곳에 뚝 떨어진 로미오의 이야기가 점점 더 궁금해지지 않는가? 상상이 잘 안된다면 2008년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헤매는 이몽룡을 떠올려 보도록! 다음은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의 [공연별점리뷰]이다. 공연 속의 소소하고 디테일한 요소들을 파헤쳐 기자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해보았다. (별 5개 만점)

로미오의 촌티작렬지수 ★★★★☆
닭살 멘트 팍팍 날려주는 로미오, 거기까진 얼마든지 이해해 줄 수 있다. 셰익스피어에 의해 탄생한 이래로 우리의 로미오는 언제나 그런 캐릭터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배경을 현대로 옮겨 놓고 나니 로미오의 대사와 행동거지들 하나하나 그렇게 촌스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왠지 싫지 않은 촌스러움이다. 처음 보는 여인에게 무릎을 꿇고 경배의 손등 키스를 날려주는 모습이며, 언제 어디서든 ‘오, 나의 줄리엣’을 외치는 로미오의 모습은 다소 구식이긴 하지만 되려 귀엽기까지 하다. 로미오는 한여름에도 딱 붙는 쫄쫄이 바지 차림에 부츠를 신은 모습이 다소 부담스럽고 촌스럽긴 해도 나 하나만 바라보고 공주 대우를 해주는 남자이다. 자, 여성 관객 여러분 조금 솔직해져보자! 현실이니, 이성이니해도 누구나 꿈꾸는 듯한 핑크빛의 로맨스를 꿈꿔본 적 있다는 것에 대해 말이다. 그리고 내친김에 로미오에게 애정담아 던지는 충고 한마디! 오, 로미오! 요즘 시대엔 사랑도 전략이랍니다. 그대의 순정은 이미 잘 알고 있으니, 좀 더 세련됨으로 포장해 보심이 어떨는지요!

셰익스피어 문학의 시적언어 재현지수 ★★★☆☆
슬슬 현대에 물들어가는 로미오의 모습이 익숙해질 무렵 관객들을 다시금 ‘아차!’하게 만드는 것은 셰익스피어의 주옥같은 시적 대사들이다. 여심을 살살 녹이는 말들을 줄줄 내뱉어내는 종달새 같은 로미오의 입은 잠시도 쉬질 않는다. 귀를 간질이는 로미오의 대사는 매일밤 ‘잘 자요~’를 속삭이다 얼마 전 군대로 가버린 성시경이나, 로맨틱한 이벤트를 밥 먹듯 벌이는 알렉스에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요즘 남자들은 잘 사용하지도 않는 ‘영혼’이니, ‘태양’이니 하는 말로 ‘베르나뎃’을 넘어오게 하는 작업에 성공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순정파 이미지로 알고 있던 로미오, 알고 보니 선수였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작품이다. 혹은 로미오 아닌 셰익스피어가 선수였든지!

공연 러닝타임 마라톤지수 ★★★★☆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은 로미오의 끝없는 사랑, 딱 그만큼 긴 러닝타임을 가진 작품이다. 예상보다 긴 러닝타임은 신선한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에 아쉬움을 살짝 남기는 부분이다. 물론 귀에 착 감기는 뮤지컬 넘버들과 배우들의 위트 넘치는 연기는 극을 지루하게 만드는 법이 없었다. 다만, 전날 과음하였거나 밤샘 근무를 한 관객들이라면 조심해야 할 것! 그러나 긴장의 끈을 풀어놓고 마음껏 웃고 박수칠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면 언제든 강추다.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을 본 관객들이라면 멋진 남자와, 혹은 예쁜 공주님과 기분 좋은 왈츠 한 곡을 춘 것 같은 기분을 느꼈으리라 확신한다. 머리로, 마음으로 말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로미오의 늦바람 이야기,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은 오는 8월 10일까지 나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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