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외로운 솔로들을 향해 ‘사랑하라, 사랑하라! 그리고 또 사랑하라!’고 외치는 뮤지컬 한 편이 있다. 오는 7월 2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가 바로 그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은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회전한다는 천동설도,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돌고 있다는 지동설도 모두 다 틀린 말이다. 솔로부대원들의 눈에 세상은 커플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될 정도로 널리고 널린 것이 커플이야기, 사랑이야기이다. 이렇게 식상한 사랑이야기지만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의 노처녀 ‘혜리’와 바람둥이 ‘지섭’이 펼치는 러브스토리는 좀 다르게 와 닿는다. 그것은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 것이다.
- 관객의 마음을 여는 비밀번호, ‘공감’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가 자신 있게 들이민 키워드는 ‘공감’이다. 꽃집에서 일하는 아가씨치고는 꽤나 벌키한 몸매를 지녔던 ‘대순’을 제외하고 다른 캐릭터들은 모두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일상의 인물들이다. 심지어는 명색이 작품의 주인공인 ‘혜리’와 ‘지섭’도 명절에 혼자 자장면을 시켜먹으며 신세를 한탄하는 특별할 것 없는 인물들이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공감’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노크를 한 이 작품은 귀에 익숙한 음악들로 그들의 마음 문을 활짝 열게 만들었다. 가수 ‘왁스’의 친근한 히트곡들이 곁들여진 주크박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너희’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 세렌디피티, 건빵 한 봉지 속 별사탕 세 봉지
무대 위에서 3D 영상을 사용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첫 순간 관객석에서는 ‘오~’하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그것 외에도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는 효과적인 무대 연출과 소소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웹’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표현함에 있어서 역시 영상과 블라인드 사용을 적절히 섞어 효율적인 배치가 인상적이다. 식상하다, 흔하다 말하는 사랑이야기임에도 극을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빠른 스토리 전개, 100번 박수 쳐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멀티맨, 멀티녀들의 활약과 더불어 세심함이 엿보인 무대 연출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극을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이다.
- 기억하시나요? 하루에도 열두 번 심장이 내려앉던 사랑의 시작, 그 설렘을…….
‘카피카피룸룸 이루어져라!’ 이렇게 주문을 외워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아니 그 이상이라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풋 익은 석류처럼 터질 듯 터질 듯 꽁꽁 숨어있는 것이 사랑, 그 달콤한 녀석이다. 뮤지컬 ‘화장을 고치고’도 가만히 앉아 운명적인 사랑만을 기다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솔로들이여! 하루에도 열두 번 심장이 바닥을 치던 그 두근거림, 그 설렘을 느끼고 싶은가? 여름인지 겨울인지 구분 못하고 딱 달라붙어 있는 커플들이 부러워 한 쪽 엉덩이가 간질간질 꿈틀거리는가? 그렇다면 앞 뒤 따지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아참, 그리고 그보다 먼저 화장부터 고쳐라! 외로운 가슴속 기름기 번들번들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녀석의 화장 말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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