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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넌센스」- 7,000회 공연 돌파! “화끈한 수녀”와 “잘 노는 수녀”들의 포복절도할 개그와 풍자!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수녀가 될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랬고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정말로 수녀가 되느라 학교를 그만두셨답니다. 저에게 그 일은 너무나도 강한 인상을 남겼지요.
만약 정말로 신이 이 모든 세상을 창조했다면. 그리고 우리가 모두 신의 피조물이라면 말이에요. 그 신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쳐도 되는 거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수녀가 될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그만 저는 웬일인지 수녀가 되지 못하고 여러 종교를 떠돌아다녔습니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남자, 문학 등. 모두 다 훌륭한 종교가 되기에 충분하죠. 하지만 뭐, 저는 요즘에는 범신론자가 됐답니다.

터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수녀님들의 너무나 세속적인 엉뚱하고 화끈한 공연!
상식을 깨고 고정관념을 깨는 즐거움! 뮤지컬 「넌센스」는 ‘수녀님들은 당연히 이럴 거야’라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버립니다. 그녀들도 우리처럼 화내고 실수하고 스포트라이트 받고 싶어 안달하고 춤추고 놀기 좋아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입니까. 그녀들도 우리처럼! 그러네! 하는 동질감. 근엄하고 정숙하고 순결하고 죄라고는 그 근처에도 안 가봤을 것 같은 그런 완벽하고 비인간적인 수녀님들이라면 절대로 사랑할 수가 없죠.
수녀님들도 평범한 소녀들처럼 혹은 젊은 아가씨들처럼 예뻐 보이고 싶어하고 빨간 속옷 입고 싶어하고 놀러 가고 싶어하고 그렇답니다. 그런 터프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매력적인 수녀님들 덕분에 우리는 근엄하게 죄를 회개하라고 다그치는 신이 아닌 너그럽게 실수를 눈감아주는 한없이 사랑을 베풀어주는 신을 상상할 수 있고요.

우선, 제목에 대해서 알아보자고요. 넌센스Nunsesnse란 수녀라는 단어 Nun과 당찮은 일이라는 단어 난센스Nonsesnse를 조합해서 만든 말입니다. 제목에서 이미 난센스가 가까운 수녀들의 소동이라는 연상을 불러일으키죠. 작가 단 고딘의 재치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어느 날, 야채스프를 먹은 수녀 52명이 소시지 식중독에 걸려 죽고 맙니다. 빙고게임을 하러 외출했던 몇 명의 수녀들만 살아남게 되죠. 살아남은 수녀들은 죽은 52명의 수녀들의 장례식 비용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원장 수녀는 기도 중 계시를 받고 마더 테레사 수녀 카드를 만들어 판매를 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둬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원장 수녀는 돈이 많이 모였기 때문에 장례식 비용이 모자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PDP 대형 벽걸이 텔레비전을 한 대 구입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장례식 비용이 48명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맙니다.
4명의 장례식 비용이 모자라는 거죠. 결국 임시방편으로 그 4명의 수녀들은 냉동실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돈이 모이면 천국에 보낼 생각이지요.
이제 어떻게 돈을 마련할까만 남았습니다. 수녀들은 고심 끝에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기상천외한 좌충우돌 자선공연을 열기로 합니다. 우리는 그 신나는 공연을 통해 다섯 명 수녀들의 숨겨진 사연과 각자의 넘치는 끼와 개성을 알아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수녀들을 통해 신과 더 가까워지게 되고요.

팝스타 마돈나 공연 뺨치는 뜨겁고 성령 충만했던 무대와 웃다가 그만 포복절도한 객석!
1999년 6월 8일 인켈 아트홀에서 초연한 이후 17년 만인 2008년 5월 9일 7,000회 공연을 돌파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공연 횟수입니다. 그동안 공연을 본 관객만 250여 만 명이 넘고 최장기 공연과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상민, 양금석, 김지숙, 민경옥, 노영화,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하희라, 신애라, 전수경, 박해미, 양금석 등 거쳐 간 여배우만 248명이 넘고요.
그동안 뮤지컬 「넌센스」는 인켈아트홀, 호암아트홀, 세종문화회관대극장, 리틀엔젤스예술회관, 연강홀 등의 중대형 극장에서 공연돼오다가 2007년부터 대학로에 위치한 창조아트홀 개관기념 작품으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수녀들이 옆문으로 등장합니다. 옆문에서 등장하다니! 배우가 아니라 관객들이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 그들은 엄청 시원시원하고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죠. 기가 센 멋진 여자들처럼요. 그리고 그녀들은 농구공을 들고 농구골대로 가 농구를 합니다. 수녀복 입고 농구를 하는 수녀라니! 놀라서 눈이 동그래집니다. 수녀들은 관객들에게 무대 위로 올라와서 같이 농구하자고 하죠. 관객들은 수녀들의 말을 잘 따라야 합니다. 그녀들은 수녀님들이잖아요!
곧이어 원장 수녀(기희진)가 등장하고 관객들은 교육받은 대로 오른손을 들고 빙빙 돌리면서 함성을 보냅니다. 원장 수녀는 엄격한 듯하지만 은근 실수 많고 귀엽고 깜찍합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 무지 좋아하고요. 중대한 실수는 다 원장 수녀가 저지릅니다. 약에 취해서 완전 망가져버리고요.
원장 수녀의 오른팔 허버트 수녀(이혜진)는 영국 그룹 롤링스톤스의 리더 믹 재거처럼 입이 무척 큽니다. 그 큰 입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시원시원한 소리가 나오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아요. 완전 터프하고 멋지답니다.
그 외에 십자가에 머리를 맞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엠네시아 수녀(송희영)는 성악 전공자답게 가창력을 뛰어납니다. 인형을 들고 복화술 연기를 할 때도 너무 재미있고요.
마치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말괄량이 조 같은 로버트 앤 수녀(김샛별)는 언더스터디라 무대에 설 수가 없답니다. 그런 자신의 처지에 불만이라 호시탐탐 무대에 오를 일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녀가 찍은 영상 원장 수녀의 사생활은 그 불만에 대한 폭발의 결정판이고요.
막내 수녀인 레오 수녀(최유리)는 발레로 신의 영광을 드높이기 위해 수녀가 됐죠. 하지만 수녀가 발레복을 입는다는 것은 불가능! 펭귄 같은 수녀복을 입고 그 전설적인 무용수 안나 파블로나가 했던 「빈사의 백조」 흉내를 낼 때는 관객들도 모두 웃다가 쓰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 명의 수녀들은 각자 자신들이 인생의 주요 갈림길에서 수녀가 되기로 결정했던 이유와 사연들을 들려줍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들이 들려주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절로 성령 충만 상태가 됩니다.
5명의 수녀들이 펼치는 사고 많고 실수 많고 우왕좌왕 좌충우돌인 공연은 그대로 하나의 예배이자 신의 은총에 대해 들려주는 대중 설교이기도 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죄인이라느니, 회개하라느니, 계율을 지키라느니 하는 딱딱하고 근엄하고 약간 독선적인 설교가 아닌 마음 따뜻해지는 한 편의 감동적인 설교들이죠. 실수 많고 사연 많고 약점 많은 5명 여자들의 신앙 간증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세속적이고 이렇게 종교적인 뮤지컬이 탄생할 수 있다니요! 그리고 그 공연은 곧바로 웃음 속에서 신에 대해서, 종교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이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고요.

저는 말입니다. 여전히 신을 찾고 있는 사람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요. 만약에 그렇다면 그 신은 유머가 넘치는 분이 아닐까요? 재미있는 일들을 만들기 좋아하고 아주 작은 일에도 잘 웃는.


안현주 bread-wi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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