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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 미아!」-어쩜 좋아! 다시 들으니 또 보니 더 좋아지네!

 

뮤지컬 「맘마 미아!」는 처음, 아니 그러니까 말입니다. “짠~” 하고 등장하기 전부터 공연계의 신기록 제조기로 불렸습니다. 1999년 4월 6일 영국 웨스트엔드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의 첫 공연 전에 이미 예약 수익 약 1300만 달러(약 156억 원)를 확보했으니까요. 웨스트엔드 역사상 최고의 예약 수익이었습니다. 그뿐이 아니죠. 지금까지 전 세계 5대륙, 160개 도시에서 9가지 언어로 오픈됐고 표를 구하기 쉽지 않은 인기 공연으로 수많은 공연들의 모델이 됐습니다(「맘마 미아!」의 성공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이 대거 유행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신기록들을 세웠느냐고요? 2004년 1월부터 약 4개월간 예술의전당에서의 첫 공연에서 약 2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는 엄청난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제작비 90억 원에 매출 145억 원을 거둬들였습니다.
이후 2005년 대구, 2006년 예술의전당, 2007년도 성남 아트센터, 2007년부터 지금까지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겨가며 500회 이상의 공연에서 최단기간 최대 관객 동원 기록들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특히 관객층을 20대부터 40~50대 중 장년층까지 대거 끌어들이며 뮤지컬 대중화를 이끌어왔습니다. 명실 공히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이 딱 맞습니다.

마음속에는 늘 지중해에 두고 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은 섬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전 세계 여행을 수십 번이나 했습니다. 여행 책으로요! 그 이국의 풍경 사진이 가득 담긴 여행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보다도 지구의 하늘과 바다의 색깔이 어쩜 그렇게 다 다르고 아름다운지 깜짝 놀라고 맙니다. 보라색, 청색, 파란색, 녹색, 코발트색…… 등.
그리고 왜 그렇게 세상에 파란색 관련 이름들이 많은지 이해하게 됩니다. 프러시안 블루, 코발트 블루, 피콕 블루, 울트라마린 딥, 다크터쿼스, 딥스카이 블루, 아쿠아마린, 다저 블루, 사이언, 허니듀, 라이트스카이 블루, 페일터퀴스, 라이트 블루, 미드나잇 블루, 스카이 블루, 슬레이트 블루, 스틸 블루, 케텟 블루, 그랑 블루, 로열 블루, 하우더 블루, 나비, 다크 블루, 콘플라워 블루 등. 파란색에 대해서만 써도 책 한 권이 나올 거예요. 그리고 그 모든 파란색 이름들은 다 바다와 하늘을 찬미하기 위해 존재하죠.

자, 여기 뮤지컬 「맘마 미아!」의 무대 위 첫 장면은 그리스 지중해의 하늘과 바다를 상징하는 온통 신비로운 쪽빛의 푸른색입니다. 지구에 저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푸른 계열의 하늘과 바다가 있다니요. 제가 시인이 아니라서 그 하늘과 바다의 색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여튼 그 신비로운 그래서 제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환상적인 (…) “푸른” 색에서 공연은 시작됩니다. 그곳은 외딴 섬이고요(음, 당신의 마음속에도 그런 외딴 섬 하나쯤 있나요?).
그 섬에서는 다음날 스무 살 소피의 결혼식이 예정돼 있습니다. 소피는 결혼식을 앞두고 어머니 도나의 20년 전 일기장을 읽고는 아버지일 수도 있는 세 명의 남자에게 초대장을 보냈지요. 언뜻 스무 살 소피의 아빠 찾기 혹은 자아 찾기 이야기로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제가 가진 소중한 한 표를 사랑하는 사람은 계속 그리워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룬다에 걸겠습니다!
하여튼 드디어 그 아버지일 수 있는 세 명의 남자 샘, 빌, 해리가 찾아옵니다. 이제부터 진실게임이 시작되죠. 도나가 정말 사랑했던 남자는 누구인가? 그 세 남자 중에 누가 가장 도나를 사랑했던 건가? 그리고 과연 20여 년이 지난 뒤인 지금까지도 그 사랑이 남아 있을까?
다행히도 그 세 명의 남자들의 마음속에는 늘 지중해에 두고 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은 섬 하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자 도나를 만났고 영원히 잊지 못할 혹은 짧지만 추억으로 남을 사랑을 하고 떠났습니다. 그래서 20년 동안이나 그 섬을 잊지 못했고 그리워했던 거죠. 초청을 받자마자 설레고 기쁜 맘에 쏜살같이 달려왔으니까요. 기대하세요! 이제부터 그중 한 사람의 마음의 속살이, 그 마음속 저 깊이 꼭꼭 숨겨두었던 비밀 사랑이 봇물 터지듯 나와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될 테니까요.

SOS! 당신, 나를 구해주세요! 우리 인생에 사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은 없습니다
뮤지컬 「맘마 미아!」는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여자들이 꿈꾸는 로망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외딴 섬에 갔고 그곳에서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고 곧 가슴 아픈 이별을 했습니다. 그녀는 시련의 아픔으로 잠시 다른 남자 두 명을 만나긴 했지만 그 사랑을 지울 수 없어서 그 남자가 떠난 후에도 그 섬을 지키며 2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그 섬에는 사랑하는 남자의 추억이 가득합니다. 그 섬에 그녀를 데리고 온 사람이 바로 그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녀가 운영하는 모텔 자체가 바로 그 남자가 냅킨 뒷장에 스케치한 대로 설계됐으니까요. 그가 꿈꾸던 것들을 그녀가 소박한 대로 이룩해놓은 거죠.
어느덧 세월은 20년이나 흘러버렸습니다. 이제 옛 사랑의 기억마저 희미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찾아온 그. 과연 그동안 사랑은 희미해졌을까요? 오, 절대, 절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 사랑은 금과 같고 다이아몬드와 같습니다.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세월이 흘러갔다고 변하나요?
그럼 이쯤에서 도나란 멋진 여자에 대해 이야기해드려야 할 거 같군요. 그녀는 젊은 시절 아마추어 밴드 ‘도나와 다이나모스’에서 리드 보컬로 있으면서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당시 그녀의 매력에는 당해낼 자가 아무도 없었죠. 그냥 한방에 뻑 가버릴 수밖에 없었죠.
더구나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생생하게 살아나갔습니다. 비록 실패하고 다치고 상처받았더라고 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극복해나간 거죠. 1970년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할 때 미혼모가 됐지만 씩씩하고 건강한 정신과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와 유머를 잃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이끌어나갔습니다. 그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할 일도 아니죠. 그녀는 그 일을 멋지게 해냈고요. 그녀가 외딴 섬에 지은 작은 모텔과 예쁘게 자라 스무 살이 된 소피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죠.

뮤지컬 「맘마 미아!」는 도나, 도나의 딸, 도나의 친구들 이야기입니다. 그건 또한 바로 여자의 인생, 여자의 우정, 여자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여자의 인생?” 하면 무슨 생각이 가장 먼저 나시나요? 저는 10대 때 세계명작을 통해 여자의 인생에 대해 처음으로 심각하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때 읽었던 남자 작가들이 쓴 『테스』『여자의 일생』 속 여자의 인생은 말입니다. 순진한 처녀가 나쁜 남자를 만나 순결을 잃고 버림받은 뒤 인생이 망가져버리는 이야기입니다. 아니면 별 볼일 없는 남자에게 인생을 맡기고 매달리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여자 작가들이 쓴 『나의 안토니아』나 뮤지컬 「맘마 미아!」 속 여자의 인생은 순진한 처녀가 나쁜 남자를 만나 순결을 잃거나 혹은 사랑에 실패한 뒤에도 절대 남자 따위에게 매달리지 않고 인생을 망치지 않고 씩씩하게 일어나서 망가진 것들을 살려내고 잘못된 것들을 구원해내고 여자만의 그 고유하고 엄청난 생명력으로 황무지를 개척해 비옥한 땅으로 바꿔놓습니다.
여자의 일생은 이렇습니다. 여자 작가들이 쓴 여자의 일생이요. 우리의 도나가 터프하고 멋지고 매력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그 어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사회적 편견 속에 미혼모라는 주홍글씨 딱지를 받았어도 주저앉지 않고 인생을 망치지 않고 외딴 섬에 예쁜 모텔을 짓고 또 소피를 아름답게 키워내는 것처럼요.

신나게 춤춰봐, 인생은 멋진 거야!
일단 이유를 묻지 말고 신나게 춤춰봐요. 인생은 멋진 거니까요! 이 공연의 미덕은 아름다운 음악과 힘차고 멋진 춤이지요. 반짝이가 달린 약간 촌스러운 무대복도 예쁘기만 하고요. 특히 어린 시절 친구들이자 함께 음악을 했던 타냐와 로지가 결혼식 전날 밤 ‘처녀들의 파티’에서 한 공연은 너무 신납니다. 오! 언니들 너무 멋져요. 젊은 날의 화려했던 뜨거웠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동안에는 그녀들 모두 댄싱 퀸이고 예쁜 열일곱 살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침내 결혼식 날, 스무 살 소피는 결혼 대신 진정한 자아를 찾아 더 넓은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고 엄마인 도나는 20년 만에 만난 사랑하는 사람과 모든 오해를 풀고 만난 지 하루 만에 초고속 결혼을 합니다.
유쾌한 해피엔딩이죠. 아, 엔딩이 아닙니다. 끝난 게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보여주거든요. 도나의 결혼 시작과 소피의 모험이 시작되는 네버 엔딩 스토리입니다. 마지막 곡 소피가 부르는 「난 꿈이 있어(I Have A Dream)」는 우리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입니다.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실패한다 해도 해 보는 거야.”

그룹 아바의 히트곡들이 어쩌면 그렇게 전체 스토리 라인에 딱 맞아떨어지는지 놀랍습니다. 원래 처음부터 뮤지컬 「맘마 미아!」 공연을 염두에 아귀가 착착 맞게 곡들을 만들었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어 가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저는 라이센스 뮤지컬을 볼 때 한국어 가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입니다. 근데 뮤지컬 「맘마 미아!」에는 정말 불평불만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만족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한국어 가사를 잘 만든 거죠? 도대체 누가 만든 거예요? 그분을 만나보고 싶군요. 정말 한국어 가사가 예술입니다.

ps 그리고 저도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하고 싶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뮤지컬 「맘마 미아」 속 음악 중에 「음악에 감사해(Thank you for the music)」가 있습니다. 그 가사는 이렇죠. “노래와 춤이 없으면 어쩌죠. 그래요 음악이 있음에 난 정말 감사해.” 제 마음이 그렇답니다.

안현주 bread-wi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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