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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펼쳐지는 순정만화 한 편, ‘미스 피가로’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CMC가 2006년 선보인 첫 팝페라뮤지컬 ‘카르멘’에 이어, 두 번째 팝페라 뮤지컬레퍼토리로 팝페라뮤지컬 ‘미스피가로’를 지난 3월 11일 막을 내렸다. 전작 ‘카르멘’에서는 오페라 ‘카르멘(비제)’의 음악적 유산을 기반으로 하였는데, 이번 ‘미스피가로’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모짜르트)’에서 음악적 모티브만을 추출하여 만든 작품이다. 또한 영화시나리오 작가 ‘김민영’의 원작과 서영화가 ‘이종례’ 화백의 원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 순정만화 뮤지컬 한편
‘피가로의 결혼’중 하나인 ‘voi che sapete’를 배경음악으로 펼쳐진 결혼식의 한 장면으로 서두를 열었다. 만화를 좋아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35살의 ‘주연’이 어릴 때 그녀를 짝사랑했던 ‘강오’와 재회하게 되는 그야말로 만화 같은 이야기를 무대에 풀어놓았다. 학창시절에 수업시간에 몰래 꺼내보던 순정만화를 추억하게 했다. ‘강오’는 그런 순정만화 작가이다. 무대도 그야말로 순정만화 한 편이었다. 관객들은 무대를 통해 조금의 대리만족을 하기를 원하기는 한다. 하지만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있을 때는 오히려 괴리감을 더 느끼게 된다.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절충이 필요한 듯 보였다. 특히 영상으로 띄워지는 그림일기는 빛바랜 사진을 들여다보며 추억에 잠기게 하였다. 이상, 현실, 추억이 조금 더 유기성을 가지고 극이 전개되었다면 훨씬 탄탄한 뮤지컬이 되었을 것이다.

- 다양한 음악과 장치의 결집
‘미스 피가로’라고 하면 ‘피가로의 결혼’이 쉽게 연상이 된다. ‘피가로의 결혼’의 음악만을 조금 차용했을 뿐이지만, ‘미스 피가로’라는 제목은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 친숙함만으로 해오름 극장을 꽉 채우기는 힘겨워보였다. 그 짐들을 조금만 가벼이 가져갔다면 관객에게 더 편안함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특히 서두를 화려하게 장식한 ‘피가로의 결혼’의 아리아가 그런 친숙함과 호기심을 관객에게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이후에는 팝, 랩, 뉴에이지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서두의 느낌에 변화를 주어 일관성 있게 이끌어갔다면 좋았을 것 같다. 고전의 모차르트가 서두였다면 오히려 현대적인 색깔을 가진 곡이었으면 어땠을까? 전자음악보다는 재즈의 느낌이 들어간 곡이었다면 통일성과 새로움을 가질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뮤지컬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뉴욕의 배경이 스쳐지나가고 어릴 때 그렸던 그림일기가 영상으로 펼쳐지는 등 영상의 사용은 관객이 마음을 쉽게 동화시키는 좋은 장치였다. 잔잔한 스토리에 포인트를 주는 패션쇼 등의 볼거리도 충분히 제공해 주었다. 큰 무대에 비해 아쉬웠던 무대장치를 영상으로 잘 커버하여 빈 무대의 공허함을 조금이나마 채워주었다.

- 하지만 새로운 장르의 개척으로 한걸음 다가서다
뮤지컬과 팝페라의 결합을 의미하는 ‘팝페라 뮤지컬’은 이름조차 아직 낯설다. 이렇게 장르의 결합으로 생겨난 것은 그 이질감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인 듯 보인다. 팝페라 가수와 뮤지컬 가수, 전문 댄서들과 연기자들, 서로 다른 장르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연이기에 더 전문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화가 잘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전문 댄서들의 춤은 그야말로 훌륭했다. 배우들의 춤실력은 댄서들에게는 미치지 못했지만 극의 진행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 댄서들은 춤실력이 월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춤에만 열중하는 그들의 연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시작이다. 새로운 것의 개척은 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만약 이 공연이 더 다듬어져서 중극장에서 다시 한 번 공연이 된다면 훨씬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거듭나리라 기대한다.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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