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6.8.27 목 10:3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에스메랄다를 향한 애잔한 사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김해, 고양을 거쳐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이 작품은 1998년 파리 초연 이후14개국에서 2700여회의 공연을 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아시아 버전으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이 된다. 주인공인 에스메랄다 역에는 ‘최성희’가 캐스팅되어 한국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몇 년 전 오리지널팀이 한국에 와서 공연한 적이 있었기에 이번 한국어버전은 더 관심을 끌었다. 특히 대극장의 넓은 무대를 가득채운 무대세트는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서 가져온 것으로 성당의 무대 가운데에 자리 잡은 석상과 함께 한 눈에도 거대하게 보였다. 그 세트는 무대 안쪽 전체의 면을 4각형으로 여러 개 나누어 어떤 곳은 계단을 만들고 또한 아크로바틱 댄서들이 벽면을 타고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그 세트는 공연중간에 유효적절하게 사용되었으며 공중에서 내려오는 철근, 흔들리는 3개의 거대한 종, 댄서들이 그 종 위에서 춤을 추는 것들은 이런 여러 가지 세트를 어떻게 잘 활용한 것인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트의 변화를 자주 꾀하여 볼거리 풍부하게 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달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는 전체적으로 큰 세트를 기준으로 두고 석상, 감옥 바리게이트 등 몇 개의 큰 세트를 소품의 사용함으로써 변화를 주었다. 전체적으로 공허함을 느끼게 했지만 그것이 공허함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조명과 배우들과 함께 이 뮤지컬만의 독특함으로 다가왔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모든 서정적인 멜로디들은 공연 내내 쉴 새 없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프랑스 뮤지컬의 특성상 대사가 없이 모두 노래로 구성되었으며, 리카르도 코치안테의 작곡으로 이루어진 이 뮤지컬은 각 캐릭터의 특징을 멜로디에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특히 콰지모도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사랑하는 여인 ‘에스메랄다’ 또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픔을 허스키하면서도 묵직한 보이스컬러로 표현했다. 저음일수록 더욱 가사가 명확하고 안정감이 있어야하지만 그 안정감을 위해 너무 소리를 눌러버려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깊은 캐릭터 분석으로 흡입력 있게 객석을 이끌어갔다. 프롤로 신부는 성직자이지만 에스메랄다를 사랑하게 된다. 성직자로서 가지고 있는 중심이 에스메랄다를 만남으로써 흔들리게 되는 신부의 이중적인 내면의 세계는 아주 어둡지도 않고, 너무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도 아니었다. 힘들어하면서도 질투심을 느끼는 프롤로 신부의 모습,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취할 수도 없는 복잡한 프롤로 신부의 심리묘사가 표정, 연기, 노래로 복합적으로 잘 표현이 되었다.

프랑스의 뮤지컬은 모두 라이브로 연주되지 않고 MR(녹음된 반주)로 진행이 된다. 라이브로 듣는 것보다 생동감이 떨어지기는 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도 MR로 진행되었지만 대극장에 맞추어 놓은 웅장하고 꽉 채워진 사운드, 적절한 이펙트의 사용으로 최상의 사운드를 가진 MR이 그 위력을 발휘했기에 라이브 연주의 아쉬움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또한 흔치 않은 스케일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멜로디들은 서정성과 더해져 더욱 새로움을 주었고, 전혀 어색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감성적인 선율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게 전달하는 각 배우의 노래 역량이 아쉬움을 남겼다.  

프랑스 뮤지컬에서는 늘 전문 댄서들이 투입이 된다. 힙합, 아크로바틱, 현대무용까지 다양한 장르의 전문 댄서들이 현란한 춤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공연이 아니라 뮤지컬이니만큼 춤을 추는 댄서들도 조금의 연기와 리액션을 보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회가 세상의 중심이었던 시대에 한 여자를 향한 세 남자의 운명적인 스토리를 그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후에도 멜로디와 콰지모도의 애절한 목소리는 귓가에 맴돈다. 화려하지도, 임펙트하지도 않았지만, 아래에서부터 잔잔히 올라오는 그 감동은 어느 화려한 뮤지컬 못지않게 진한 감동을 객석에게 전달했을 것이다.


백수진 psj1214@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